중국 고사인 『사기』에 지금으로부터 3000여 년 전(단기1212년, B.C.1122) 은나라 충신 기자가 조선에 와서 왕이 되었다는 말이 있고, 『삼국지』에는 기자가 조선에 와서 8조의 가르침을 만들어 백성을 가르치고 그 40여 세 후손인 준(準) 때에 이르러 위만에게 멸망하였다는 말이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고조선은 우리 민족이 건설한 나라가 아니요, 은나라 사람 기자가 건설한 나라로 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기』와 『삼국지』에는 이와 모순되는 기사가 많이 있다. 또 이때에 우리 민족은 아직 원시생활을 벗어나지 못하였으며, 한족도 겨우 황하 연안을 개척하고 있었으므로 기자가 광막하고 미개한 만주벌판을 거쳐 조선 반도까지 들어 올 수는 없었다. 그러면 기자의 동래 전설은 어째서 생긴 것인가? 이상에 말한 바와 같이 한족은 위만의 침입으로부터 낙랑의 멸망까지 500여 년 동안 반도 일각에 뿌리를 박고 우리 민족과 서로 싸운 까닭에, 낙랑의 한인들은 평양 일대의 점령을 합리화시키기 위하여 기자가 이 땅을 개척하였다는 말을 지어낸 듯하다. 그런데 고려 이후 사대사상의 발생으로 인하여 우리 민족이 또한 이것을 믿고, 기자릉(箕子陵)과 기자사(箕子祠)를 이룩하고, 근세조선에 이르러 기자의 세계와 연대를 위찬(僞撰)한 것은 극히 통탄할 일이다.

　[익힘]

1. 한족은 어느 때부터 요동 지방으로 이주하기 시작하였는가?

2. 위만은 어떻게 조선을 침략하였는가?

3. 한사군은 어떻게 변천하였는가?

4. 우리 민족은 어떻게 한족에 대항하였는가?

5. 기자의 동래 전설은 어느 때 일어났으며, 어떻게 발전하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