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 3725년(서기 1392년) 7월 17일에 어제까지도 고려조의 신하였던 이성계가 오늘 개성에서 즉위식을 거행하고 새 왕조의 첫 임금이 되었으니, 이 사람이 곧 근세 조선의 태조이다.
태조는 본디부터 친명 정책을 주장하여 온 터이라 한층 더 국제 관계를 친밀하게 하기 위하여 명에 사신을 보내서 호의를 표시하고 안으로 우선 시급한 문제의 하나인 고려 왕씨를 처치하였다.
그리고 고려조의 문란하였던 모든 정책의 혁신에 착수하여 관제와 법제 및 그 밖의 여러 제도를 개정하였다. 불교를 억압하고 유교를 장려하여 이로써 치국의 근본이 되게 하였으며 농업을 권장하고 전답을 개간하게 하는 등 농업을 본위로 하는 정책에 가장 힘을 썼다.
국호는 안팎의 여러 가지 사정으로 갑자기 고치지 못하고 즉위한 뒤에도 그대로 고려를 쓰다가 이듬해 2월에 비로서 화령·조선 등 둘을 놓고 토의하다가 마침내 조선으로 결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