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한국을 뺏은 뒤에 통감부를 총독부로, 통감을 총독으로 고치고 앞날 통감이었던 사내정의가 그대로 총독으로 앉아 무단정치를 감행하여 많은 군대와 헌병을 전국에 배치하였다. 우선 각 지방에서 일어난 의병을 토벌하니 그들은 갖은 횡포를 다하여 간 곳마다 방화와 살인을 일삼았으므로 수많은 민족이 크나큰 희생을 입었다.

한편 국민의 언론 집회의 자유를 빼앗고 교육의 형식과 사상의 내부에까지 가혹한 간섭을 하여 무릇 조선의 정신을 말살하는 데 필요한 일이면 사정없이 이를 탄압하였으며 또 여러 번 의옥을 일으켜 우리의 많은 지사를 해쳤다. 단기 4244년(1911년) 사내정의의 암살 계획이 있었다 하여 일으킨 양기탁 등 120여 인 의옥이 그 일례이다. 교육 기관은 그 수가 극히 적어서 배우기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우리의 힘으로 경영하는 사립학교에도 까다롭게 간섭하여 늘어나지 못하게 하였다.

관공청의 좋은 지위는 전부 일본인들이 차지하고 우리는 가장 낮은 급에서 항상 모욕을 받아 왔다. 중요 생산 부문의 권리는 전부 그들이 독점하여 호화한 생활을 자랑하였고 반면에 우리는 가난하고 불쌍한 생활이나마 계속할 길이 없어 늙은이와 어린이를 끌고 만주 벌판에 살길을 구하여 떠나는 사람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