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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해(癸亥) [충숙왕 10년]

【원 영종 지치 3년 ○ 일황 후제호 5년 ○ 서력 기원 1323년】이었다.

봄 2월에 원(元)나라가 상왕을 타사마(朶思麻)로 옮기게 하였다. 이때 이제현(李齊賢)이 원나라에 머물면서 원나라 승상부(丞相府)에 서신을 보내 우리나라가 여러 세대에 걸쳐 귀부(歸附)한 성실함을 모두 적고 또 말하기를, “우리 늙은 심왕(瀋王)은 바로 원나라 세조(世祖)의 친조카1)심왕은 곧 충선왕(忠宣王)을 말한다.입니다. 그 인척 관계가 매우 가깝고 또한 오래되었는데, 지금 토번(吐蕃)으로 멀리 쫓겨나서 위험한 절벽 꼭대기에서 열 걸음 걷다가 아홉 번 넘어지고, 층층이 언 얼음과 눈 쌓인 곳을 지나 바람과 열기가 푹푹 찌는 무더운 곳에서 가죽 배를 타고 강을 건넜습니다. 밤에는 소가죽으로 만든 천막에서 자고 험한 길을 떠난 지 반년 만에 그곳에 막 도착하였습니다. 흙으로 지은 집에서 보리밥을 먹으니 그 고생을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는 길을 가는 사람이 들어도 오히려 슬퍼서 기가 막히는데, 그 신하 된 사람은 어떻겠습니까? 이 때문에 저는 음식을 먹어도 맛을 모르고 누웠다가도 다시 일어나며, 눈물이 메마르고 피가 멈추지 않고 흐릅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승상께서는 이 상황을 자세히 살펴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또 원나라의 승상 배주(拜住)에게 글을 올리니 모든 말이 측은하고 슬펐으며 정성이 간절하였다. 배주가 크게 감탄하여 곧 원나라 황제에게 말하니, 가까운 곳으로 옮기도록 명하였다. 이제현이 상왕에게 가서 뵙고 돌아왔다. 얼마 후에 원나라의 영종(英宗)이 돌아가시고 태정제(泰定帝)가 즉위하여 대사면을 할 때 상왕을 소환하였다. 이에 숙비(淑妃)가 여러 신하를 시켜서 원나라에 고하여 백안독고사를 죽였다.

○ 겨울 11월이었다. 유청신(柳淸臣)과 오잠(吳潛) 등이 고(暠)를 왕으로 세우려다가 성공하지 못하고 원나라에 고소하여 우리나라의 국호를 폐지하고 행성(行省)을 세워 내지(內地)로 만들라고 하였다. 상왕이 원나라의 수도에 가서 이제현으로 하여금 원나라 정부에 글을 올려서 이것이 불가함을 힘써 말하도록 하니, 그 일이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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