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김우징(金祐徵)이 화(禍)을 입을까 두려워하여 청해진(淸海鎭)【전라도 완도(莞島)】 대사(大使) 장보고(張保皐)에게 의탁하니 김양(金陽)도 청해진에 들어가 김우징과 거사를 도모하려 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명이 희강왕(僖康王)을 죽이고 스스로 왕에 올랐다.
김양이 이 일을 듣고 김우징과 함께 청해진에서 군사를 일으켰다. 장보고가 5천의 병력을 친구 정년(鄭年)에게 주어서 김양을 돕게 하였다. 김양이 밤낮으로 같이 행동하여 달벌구(達伐丘)【경상도 대구(大邱)】에 이르렀다. 김명이 맞서 싸웠으나, 전투 한 번에 크게 이겨 김명을 죽이니, 이 사람이 민애왕(閔哀王)이다. 김우징을 왕으로 세우니 이 사람이 신무왕(神武王)이다. 나라의 형세가 위태로웠다가 다시 흥하였다.
문성왕(文聖王), 헌안왕(憲安王), 경문왕(景文王), 헌강왕(憲康王) 등 여러 왕 때에 반란의 무리가 여러 번 일어났다가 모두 죽음을 당하였다. 그러나 대체로 당시 임금과 신하는 한가롭게 놀기 좋아하여 비파 연주와 시부(詩賦) 짓기로 서로 칭찬하면서도 두려워하고 경계함이 없었다. 겉모습은 평온하나 안으로는 모두 부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