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도 평사(北道評事) 정문부는 길주(吉州)에서 적병을 대파하였다. 처음에 북인 국세필(鞠世弼)이 경성(鏡城)에서 반역하니 북계의 여러 성이 호응하므로 경성 사람들이 정문부를 의병장으로 추대하였다. 이에 정문부가 강문우(姜文佑)와 함께 국세필을 유인하여 붙잡았다. 국세필이 예전처럼 군사를 거느리도록 하고, 남북주(南北州)에 격문을 전하여 3천여 명을 얻었다. 이렇게 되자 적에게 진격하려 할 때 국세필을 목 베어 군사들에게 돌렸다. 회령(會寧) 사람이 또한 국경인(勒景仁)을 베어 자기들 도리를 다하였다. 국경인은 예전에 두 왕자를 잡아 적에게 항복한 자였다. 이에 정문부가 명천(明川)으로 진군하여 그 성을 회복하니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길주에서 이를 듣고 출병하여 사방에서 공격하였다. 정문부가 귀로를 요격(邀擊)하여 6백 명을 베고 길주로 나아가 포위하였다. 이때 경원 부사(慶源府使) 오응태(吳應台)가 군사를 일으키니 회령 사람 오윤적(吳允迪), 오준례(吳遵禮), 신세준(申世俊) 등이 모두 백의종군하였다.

이때 가토 기요마사는 정문부에게 시달리게 되자 길주를 버리고 도망가서 다이라 히데이에[平秀家]와 함께 남하하였다. 정문부가 육진을 순행하며 반란의 무리를 불러 위로하자 북도가 다시 온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