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조선시대의 연희 담당층
[필자]
박전열

조선시대에 전통 연희를 담당했던 연희자들은 재승 계통의 승려·사장(社長)·사당·남사당 등의 연희자, 북방인 계통의 연희자, 세습무계의 무부(巫夫) 등이 있었고, 조선 후기에는 유랑 예인 집단의 활동이 다양화되었다.
조선시대에 들어오면 전문 연희자 집단이 크게 네 부류로 나뉘고 그들의 연희도 분화되어 나타난다. 『문종실록』에 중국의 사신을 영접할 때 채붕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보인다.190) 그런데 이때 나(儺)를 쓰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기사를 통해 조선시대의 ‘나’는 섣달 그믐날의 구나 의식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나례에 동반되었던 잡희, 즉 나희(儺戲)를 가리키며, 이것이 중국 사신의 영접 행사에서도 사용된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기록은 조선 전기에 중국 사신을 영접할 때 광대, 서인, 수척, 승광대, 악공이 동원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 가운데 광대와 서인은 주질(줄타기), 농령(방울받기), 근두(땅재주) 등 규식이 있는 연희를 담당했다. 수척과 승광대는 웃고 희학하는 연희를 담당했고, 악공은 음악을 담당했다. 광대와 서인이 담당한 규식이 있는 연희는 전문 연희자들만이 연행할 수 있는 곡예에 해당하는 연희인데, 이는 삼국시대에 중국에서 들어온 산악·백희의 종
목들이다. 수척과 승광대가 담당한 웃고 희학하는 연희는 고려시대의 우희와 통하는 연희로서, 중국의 산악·백희 가운데 골계희인 우희와 같은 성격의 연희다.
[필자]
박전열
190) | 『문종실록』 권2, 문종 즉위년 6월 10일 임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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