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4장 명절 음식 , 그 넉넉함의 향연

5. 삼복 무더위를 쫓는 개장국

[필자] 이정기

삼복(三伏)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드는 절기이다. 하지 후 셋째 경일(庚日)을 초복, 넷째 경일을 중복, 입추 후 첫째 경일을 말복이라 하므로 삼복을 통틀어 삼경일(三庚日)이라 한다. 곧 복(伏)이란 경일을 가리키며, 경은 오행 중 금(金)에 해당하므로 삼복을 가리켜 경금(庚金)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삼복에 몸을 보신하기 위한 음식으로 개장국을 즐겨 먹었다.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에서 개는 화(火)에, 복날은 금(金)에 해당하므로 상극 법칙인 화극금(火克金, 화로써 금을 극복한다)을 의미한다. 곧 복날에 개고기를 먹는 것은 금기(金氣, 금의 기운)가 화기(火氣, 화의 기운)를 만나서 굴복하게 된다는 것으로, 복날에 개고기를 먹으면 더위를 이길 수 있다는 뜻이겠다. 『동의보감』에 “개고기는 오장을 편안하게 해주고 혈맥을 조절하며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고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며 양기를 일으켜 기력을 증진시키는” 음식이라 하였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개고기를 먹고 땀을 흘려 더위를 이기는 방법, 이것이 바로 열로써 더위를 다스린다는 ‘이열치열(以熱治熱)’이다.

[필자] 이정기
창닫기
창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