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5장 우리 먹을거리의 명품, 김치

2. 계절과 지역에 어울리는 김치의 종류

[필자] 김경옥

김치는 기후와 절기의 변화에 따라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기후는 냉온대에 속하며, 한대성 기후와 열대성 기후의 이중성을 띠고 있다. 그래서 한겨울에는 최저 기온이 영하 10℃ 이하로 내려가는 등 한랭 건조하며, 한여름에는 최고 기온이 30℃를 넘어 고온 다습하는 등 연교차가 크다. 이러한 까닭에 우리나라의 작물 재배, 수산물이나 발효 식품의 가공 기술은 자연 환경의 영향을 받아 지역과 계절에 따라 독특하게 발전하였다.

김치의 종류는 계절과 지역, 재료와 조리 방법에 따라 다양하다. 먼저 계절에 따라 분류해 보면, 봄철에는 나박김치·햇배추김치, 여름철에는 오이소박이·열무김치, 가을철에는 통배추김치, 동지(冬至)를 전후로 김장하여 겨울을 난다.253) 김치의 지역별 특징을 살펴보면, 함경도나 평안도 등 추운 지방 사람들은 담백한 맛을 살려 싱거우면서 시원한 김치를 좋아하고, 남쪽 지방 사람들은 맵고 짠맛을 선호한다. 그래서 추운 지방에서는 고춧가루를 적게 쓰는 백김치·보쌈김치·동치미 등을 주로 담그고, 기후가 따뜻한 호남 지방에서는 저장성을 높이는 소금이나, 항균 작용을 하는 고춧가루를 많이 첨가하여 매운 김치를 담근다. 또한 같은 남쪽 지방이지만 경상 도 사람들은 짠 김치를 선호하고, 중부 지방 사람들은 소금이 적고 수분은 많으며, 비교적 고춧가루의 사용량이 적은 담백한 맛을 좋아한다.254)

젓갈 역시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전라도와 경상도는 멸치젓, 함경도와 평안도에서는 새우젓과 조기젓을 선호한다. 특히 김치에 생선을 첨가하기도 하는데, 함경도에서는 주로 동태를 김치에 넣고, 평안도에서는 쇠고기 국물을 사용하였으며, 동해안에서는 갈치와 고등어를 첨가하였다.255)

또한 김치는 재료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게 분류된다. 배추·무·오이 등 재료에 따라 배추김치·무김치·오이김치·갓김치·파김치·고들빼기김치·비늘김치·장김치·동치미·깍두기 등으로 부른다.

<장김치>   
배추와 무를 간장에 절여 담근 김치이다. 무·배추·오이 따위를 잘게 썰어 진간장에 절이고 마늘·고추·생강·파 이외에도 미나리·갓·청각·석이버섯·배·밤·대추 따위의 고명을 더한 뒤에, 간장과 꿀을 탄 국물로 담근다. 호남 지방에서는 저장성을 높이기 위하여 소금을 많이 넣거나 간장 국물로 김치를 담갔다.
[필자] 김경옥
253)이서석, 『증보 한국 식품사 연구』, 신광출판사, 1990, 13∼14쪽.
254)이성우, 앞의 책, 122쪽.
255)김상순, 앞의 책, 1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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