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4장 불교 조각의 제작과 후원

3. 후원자의 신분층과 시주 목적의 변화

[필자] 정은우

후원의 의미는 물건이나 돈을 베푸는 일을 말하며, 베푸는 사람을 후원자라고 한다. 이전의 기록에 의하면 후원자를 단월(檀越), 단나(檀那), 단가(檀家) 등으로 불렀으며 이 밖에도 공덕주(功德主), 시주자(施主者)라는 명칭도 널리 쓰였다. 시주를 하는 경우에도 액수, 내용, 신분에 따라 약간의 차별을 두어 대공덕주, 공덕주로 분류하여 사용하기도 하였다.

미술품의 후원자들은 시대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이며, 국가적인 중대 사안이나 변화에 따라 기념비적 작품들이 제작되기도 한다. 거란의 침입으로 제작된 고려 대장경(高麗大藏經)을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듯이 시대를 떠나 국가적 차원에서의 대불사는 주로 왕실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에는 호국 불교적인 성격에 따라 왕실이나 귀족층이 대가람과 부수적인 작품들을 대대적으로 만들었다. 이 전통은 고려시대까지 이어졌지만 새로운 대중 교섭과 개인적인 기복 신앙이 발달함에 따라 시주자층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후원자의 계층이 다양해지는 것도 이 시기의 특징적 현상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전기와 후기로 이분되어 시주자층이 급격히 달라지는데, 이는 불교 신앙은 물론 정치적·사회적인 변화에 따른 것이다.

[필자] 정은우
창닫기
창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