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2월 세시와 생업
2월에 접어들어도 여전히 날이 춥기 때문에 본격적인 농삿일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입춘이 지났기에 농사 준비에 활기를 띠게 되니 2월 1일 첫날부터 농사 시작을 알린다. 2월 1일 풍습은 사실 1월의 대보름에서 이어지는 것으로, 설날과 대보름의 긴 축제를 마감하고 본격적인 농사철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것이다.
대개의 문헌에 노비일로 등장하는 2월 1일은 민속 현장에서는 머슴날, 일꾼날, 하아드렛날, 농군날 등으로 나타난다. 노비 제도의 폐지와 더불어 머슴·일꾼 등으로 대체된 듯하다. 본격적인 농사일에 들어가기 전에 농민들을 쉬게 하려는 풍습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머슴날의 최대 축제는 볏가릿대 쓰러뜨리기이다. 문헌 속의 화간은 대개 볏가릿대로 나타나며 2월 1일에 쓰러뜨려서 거기에 담겨진 오곡으로 떡을 해서 먹인다. 전국에 퍼졌던 볏가릿대 풍습은 오늘날은 태안반도 일대에서 집중적으로 확인될 뿐이다.
2월은 영등바람과 연관된 풍습이 많으며 유난히 날씨점이 많은 달이기도 하다. 영등은 대부분 중부 이남의 동남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되고 있으며, 특히 제주도에는 지금도 대규모의 영등굿
이 전승된다. 2월 6일의 좀생이별 점은 전국 골고루 분포를 보여주는 바, 전통의 지속력이 강고함을 보여주는 풍습의 실례이다. 더러 2월 7일에도 좀생이가 등장함은 문헌과 같다. 재미있는 풍습으로 경상도의 2월 9일 무방수날은 문헌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날 집안에 나무도 심고 가재 도구 정비나 가옥 수리도 한다.
【2월 1일】
【2월 6일】
| 지역 | 세 시 | |
| 서울·경기 | 좀생이 보기(서울시, 경기도) | |
| 강원 | 좀생이별 점치기(강원도 강릉·삼척), 좀생이 보기(강원도 강릉), 좀상을 본다(강원도 강릉), 좀생이 보고 풍흉 점치기(강원도 고성), 좀생이날 별보기(강원도 동해·화천), 좀생이날(좀성날)(강원도 속초), 좀생이별 보기(강원도 춘천·철원·철원·화천), 좀상이 점(강원도 평창), 좀생이 점보기(강원도 원주), 좀상 보기(강원도 횡성), 좀생이 보고 풍흉 점치기(강원도), 좀생이떡 빚어먹고 좀생이 별점 보기(강원도 횡성) | |
| 충청 | 좀생이 별보기(충청남도 공주·금산·천안·부여·예산), 좀생이 점(충청남도 논산·아산), 비달보기(충청남도 서산), 좀생이별 보고 풍흉 점치기(충청남도 태안), 좀생이 점보기(충청북도 충주·영동·옥천·음성·진천·청원) | |
| 전라 | 좀생이 별 보기(전라북도 전주·부안), 좀생이 보기(전라남도 화순·남원) | |
| 경상 | 간성 위치 보고 풍흉 점치기(경상북도), 좀생이 점(경상북도 안동), 점생이 별점(부산) | |
【2월 7일】
| 지역 | 세 시 |
| 경기 | 좀생이별 보기(경기도 안산) 물영등과 바람영등(경기도 이천) |
| 강원 | 좀생이 점 보기(강원도 영월) |
【2월 9일】
| 지역 | 세 시 |
| 경상 | 무(물) 방수날(경상북도 고령·선산, 경상남도 거창), 나무 심기(경상북도 성주·의성·청도), 나무 심고 콩 담그기(경상북도 금릉·달성·성주) |
【2월 15일】
| 지역 | 세 시 |
| 강원 | 영등 막기(강원도 삼척) |
| 충청 | 대동 샘가에 볏가리 세우기(충청남도 당진) |
【2월 20일】
| 지역 | 세 시 |
| 강원 | 나무 심기(강원도 명주) |
【경칩】
| 지역 | 세 시 |
| 서울 | 보리싹 보고 풍흉 점치기 |
| 강원 | 동물 울음소리 듣고 점치기(강원도 원주) |
| 전라 | 보리 뿌리 보고 점치기(전라북도 부안) |
【춘분】
| 지역 | 세 시 |
| 강원 | 감자밭에 피놓기(강원도 남부지방) |
【월내】
| 지역 | 세 시 | |
| 강원 | 아이 논갈기(강원도 북부지방·인제), 2윌 초순 비를 통해 풍흉 점치기(강원도), 가래질하기(강원도), 꽃샘추위(강원도 강릉), 논 거슬리기(강원도 인제), 좀생이 점치기(강원도 삼척), 좀생이 별점(강원도 양양), 좀생이 점(강원도 평창), 과일나무 시집보내기(강원도 춘천), 바람님달(강원도 속초), 2월 초순∼3월 초순 보리밭 매기(강원도 명주), 논에 가래질하기(강원도 명주), 감지심을 준비하기(강원도 명주) | |
| 충청 | 논갈이(대전), 극쟁이갈이(충청남도 공주), 극쟁이로 두령바르기(충청남도 공주), 가래로 논두렁 쌓기(충청남도 논산), 머슴들이기(충청남도 천안), 둑제(충청남도 당진), 논둑 태우기(충청남도 홍성), 무방수날 장 담그기(충청북도 괴산), 보리 점치기(충청북도 청원) | |
| 전라 | 일꾼들 새내끼로 목매달기(전라남도 장성), 썩은 새내끼로 목매달기(전라남도 순천), 모시뿌리 씨 뿌리기(전라남도 고흥), 좀생이 별보기(전라남도 나주), 보리밭 밟기(전라남도) | |
| 경상 | 우는(웃)달(경상북도 안동), 머슴들 놀라기(경상북도 영덕) | |
[필자]
주강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