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기타 성분
주성분 이외에 미량 원소인 아연·비소 등은 의도적으로 첨가한 것이 아니고 주성분의 광석 제련시 광석에 공존되어 있던 원소가 불순물로 섞여 들어간 것이다. 대체로 1% 이하이면 불순물로 별다른 의미가 없다. 특히 동제련에서는 동광석에 따라서는 비소는 4%, 주석은 3%까지 함입될 수 있으며, 그 밖에 납·안티몬·비스므트도 섞여 들어간다.0390) 한편 납제련시에는 아연을 비롯하여 은·비소·철 등이 잡입되며, 주석 제련시는 알미늄·실리콘이 섞여 들어간다.
가) 아연
<표 2>에서 황해도 봉산군 송산리 출토의 세문경에서는 아연이 7.36%, 도끼에서는 24.50%, 나진 초도의 장식구는 13.70%였다.0391) 이렇게 아연이 다량으로 첨가된 예는 그 후의 청동기에서는 볼 수 없다. 아연은 녹는점이 419.5℃이며, 끓는점이 906℃이어서 쉽게 기화되어 날아가 금속 아연이 나타날 때까지는 아연의 다량 첨가가 어렵다. 단지 탄산염 광물인 능아연석을 동과 함께 환원 분위기에서 용해하면 아연 증기가 동으로 스며들어 합금의 녹는점을 떨어뜨려 아연 첨가가 이루어진다.0392) 이 방법으로 중국에서는 기원후 11세기 금속 아연이 출현할 때까지 약간의 아연 첨가가 있지만 평균 3%를 넘지 못하였다.0393) 한편 유럽에서는 로마시대부터 18세기에 금속 아연이 출현할 때까지 이 방법이 계속되었다. 동에다 아연을 사용하면 쇳물 속의 산소를 없애주고 합금의 강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쇳물의 유동성을 좋게 하여 세밀한 용범의 무늬까지 잘 나타나게 한다. 따라서 당시에 아연을 의도적으로 첨가하였다면 이어서 청동 대신에 현대처럼 동에다 아연을 30∼40% 다량 첨가시킨 황동을 사용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값비싼 청동은 값싼 황동을 쓸 수 없는 곳에만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아연의 첨가는 의도적인 것이 아니고, 능아연석에 의한 우발적인 첨가로 보인다. 우연히 두 곳은 능아연광의 산지이며, 이런 광석에는 철함량이 많은데<표 2>를 보면 송산리나 나진 초도는 철이 1% 이상으로 다른 곳보다 높은 것도 이 사실을 뒷받침한다. 이런 우발적인 다량의 아연 첨가는 중국에서도 기원전 4000년기의 陝西省 姜寨에서 아연이 25.6% 함유된 황동이 출토된 바가 있고,0394) 그 후 상나라 때도 그릇 가운데 청동에 아연이 2.4% 첨가된 예가 있으나 우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0395)
특히 우리 나라의 방연광에는 예외없이 아연이 공존되어 있어서 아연 3% 미만은 불순물로 첨가될 수 있으며, 청동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나) 기타 원소
<표 2>에서 세형동검 3건에 비소가 1∼1.4% 함유되었으며, 특히 원판형 동기에는 5%나 들어 있다. 동 제련시 황동석을 쓰면 비소는 7% 이하 첨가된다. 이것으로 보아 기원전에 황동석을 제련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세형동검에서는 황화물이 검출되었다. 특히 테트라헤드라이트를 사용하면 함경도 북청에서 출토된 원판형동기와 같이 비소 5%는 물론, 안티몬도 2% 첨가될 수 있다.
한편 안티몬이 1% 이상 함유된 것으로 세형동검이 1건, 원판형동기를 포함하여 2건인데 이들은 다 같이 철의 함량도 1% 이상인 것을 보아 테트라헤드라이트를 썼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에서도 이런 광석을 썼다.0396)
<崔炷>
0390) | R. F. Tylecote, ibid., 1986, pp.26∼31. |
---|---|
0391) | 최상준,<우리 나라 원시시대 및 고대의 쇠붙이유물분석>(≪고고민속≫1966-3), 43∼44쪽. |
0392) | R. F. Tylecote, ibid., 1986, pp.35∼39. |
0393) | R. F. Tylecote, ibid., 1976, pp.48∼49. |
0394) | 西安半坡博物館,≪姜寨≫(文物出版社, 1981), 544∼548쪽. |
0395) | Sir Hary Garner, The composition of Chinese bronzes, Oriental Art, Vol. 6, 1960, pp.130∼135. |
0396) | R. F. Tylecote, ibid., 1986, pp.1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