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편 한국사고려 시대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Ⅱ. 문화의 발달7. 무용과 연극
    • 01권 한국사의 전개
      • 총설 -한국사의 전개-
      • Ⅰ. 자연환경
      • Ⅱ. 한민족의 기원
      • Ⅲ. 한국사의 시대적 특성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
      • 개요
      • Ⅰ. 구석기문화
      • Ⅱ. 신석기문화
    • 03권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
      • 개요
      • Ⅰ. 청동기문화
      • Ⅱ. 철기문화
    • 04권 초기국가-고조선·부여·삼한
      • 개요
      • Ⅰ. 초기국가의 성격
      • Ⅱ. 고조선
      • Ⅲ. 부여
      • Ⅳ. 동예와 옥저
      • Ⅴ. 삼한
    • 05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Ⅰ-고구려
      • 개요
      • Ⅰ. 고구려의 성립과 발전
      • Ⅱ. 고구려의 변천
      • Ⅲ. 수·당과의 전쟁
      • Ⅳ. 고구려의 정치·경제와 사회
    • 06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Ⅱ-백제
      • 개요
      • Ⅰ. 백제의 성립과 발전
      • Ⅱ. 백제의 변천
      • Ⅲ. 백제의 대외관계
      • Ⅳ. 백제의 정치·경제와 사회
    • 07권 고대의 정치와 사회 Ⅲ-신라·가야
      • 개요
      • Ⅰ. 신라의 성립과 발전
      • Ⅱ. 신라의 융성
      • Ⅲ. 신라의 대외관계
      • Ⅳ. 신라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가야사 인식의 제문제
      • Ⅵ. 가야의 성립
      • Ⅶ. 가야의 발전과 쇠망
      • Ⅷ. 가야의 대외관계
      • Ⅸ. 가야인의 생활
    • 08권 삼국의 문화
      • 개요
      • Ⅰ. 토착신앙
      • Ⅱ. 불교와 도교
      • Ⅲ. 유학과 역사학
      • Ⅳ. 문학과 예술
      • Ⅴ. 과학기술
      • Ⅵ. 의식주 생활
      • Ⅶ. 문화의 일본 전파
    • 09권 통일신라
      • 개요
      • Ⅰ. 삼국통일
      • Ⅱ. 전제왕권의 확립
      • Ⅲ. 경제와 사회
      • Ⅳ. 대외관계
      • Ⅴ. 문화
    • 10권 발해
      • 개요
      • Ⅰ. 발해의 성립과 발전
      • Ⅱ. 발해의 변천
      • Ⅲ. 발해의 대외관계
      • Ⅳ. 발해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발해의 문화와 발해사 인식의 변천
    • 11권 신라의 쇠퇴와 후삼국
      • 개요
      • Ⅰ. 신라 하대의 사회변화
      • Ⅱ. 호족세력의 할거
      • Ⅲ. 후삼국의 정립
      • Ⅳ. 사상계의 변동
    • 12권 고려 왕조의 성립과 발전
      • 개요
      • Ⅰ. 고려 귀족사회의 형성
      • Ⅱ. 고려 귀족사회의 발전
    • 13권 고려 전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중앙의 정치조직
      • Ⅱ. 지방의 통치조직
      • Ⅲ. 군사조직
      • Ⅳ. 관리 등용제도
    • 14권 고려 전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전시과 체제
      • Ⅱ. 세역제도와 조운
      • Ⅲ. 수공업과 상업
    • 15권 고려 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사회구조
      • Ⅱ. 대외관계
    • 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
      • 개요
      • Ⅰ. 불교
      • Ⅱ. 유학
      • Ⅲ. 도교 및 풍수지리·도참사상
    • 17권 고려 전기의 교육과 문화
      • 개요
      • Ⅰ. 교육
      • Ⅱ. 문화
    • 18권 고려 무신정권
      • 개요
      • Ⅰ. 무신정권의 성립과 변천
      • Ⅱ. 무신정권의 지배기구
      • Ⅲ. 무신정권기의 국왕과 무신
    • 19권 고려 후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정치체제와 정치세력의 변화
      • Ⅱ. 경제구조의 변화
    • 20권 고려 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신분제의 동요와 농민·천민의 봉기
      • Ⅱ. 대외관계의 전개
    • 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변화
        • 1. 불교사상의 변화와 동향
          • 1) 무신정권기 불교계의 변화와 조계종의 대두
          • 2) 지눌의 사상
          • 3) 수선사의 성립과 전개
          • 4) 백련사의 성립과 전개
          • 5) 원의 정치간섭과 불교
          • 6) 임제종의 수입과 불교계의 동향
            • (1) 임제종 수입과 그 배경
            • (2) 임제선풍의 전개
          • 7) 대장도감과 고려대장경판
            • (3) 고려대장경의 판각
            • (4) 대장경판의 해인사 전래와 유통
        • 2. 성리학의 전래와 수용
          • 1) 신유학의 전래와 고려 사상계의 동향
          • 2) 주자성리학의 수용과 특징
          • 3) 불교와의 관계
        • 3. 풍수·도참사상 및 민속종교
          • 1) 풍수·도참사상
          • 2) 민속종교
            • (1) 무격의 성격과 역할
      • Ⅱ. 문화의 발달
        • 1. 과학과 기술
          • 1) 천문학
          • 2) 지리학과 지도
          • 3) 인쇄술과 제지기술
          • 4) 무기제조와 조선
          • 5) 그 밖의 산업기술
          • 6) 의약학과 생물학
        • 2. 문자와 언어
        • 3. 문학
        • 4. 역사학
          • 1) 각훈의≪해동고승전≫
          • 2)<동명왕편>의 역사인식
            • (2)<동명왕편>에 나타난 역사의식
          • 3) 일연과≪삼국유사≫
          • 4)≪제왕운기≫의 편찬
          • 5) 민지의≪본조편년강목≫
          • 6) 이제현의≪국사≫
          • 7) 기타 역사서의 편찬
          • 8) 고려 후기 역사서술의 특징
        • 5. 미술
          • 1) 건축
            • (3) 목조건축
          • 2) 석조물과 조각
            • (1) 석조물
            • (2) 조각
          • 3) 서화
            • (1) 회화
          • 4) 공예
            • (1) 도자공예
        • 6. 음악
          • 1) 왕립음악기관의 제도와 활동범위
          • 2) 향악
            • (1) 향악과 향악정재
            • (2) 향악기와 향악활동
          • 3) 당악과 당악정재
            • (1) 송의 교방악사와 당악정재
            • (2) 고려의 당악과 당악기
          • 4) 대성아악의 등장과 그 향방
            • (1) 대성아악의 아악기와 악현
          • 5) 고취악과 기악
            • (2) 기악과 잡기
        • 7. 무용과 연극
          • 1) 산대잡극
        • 8. 체육
        • 9. 민속
          • 1) 세시풍속
            • (1) 봄철의 세시풍속
            • (2) 여름철의 세시풍속
            • (3) 가을철의 세시풍속
            • (4) 겨울철의 세시풍속
          • 2) 민속놀이
            • (1) 예능적 내용
            • (2) 경기적 내용
            • (3) 유희적 내용
            • (4) 오락적 내용
        • 10. 의식주생활
          • 1) 의생활
          • 2) 식생활
            • (1) 곡물의 증산과 병과류의 기술증진
            • (2) 숭불환경과 차·채소음식·조면의 발달
            • (3) 고기음식과 유즙, 기타 찬물류
            • (4) 고려의 대외교류와 식생활
          • 3) 주생활
    • 22권 조선 왕조의 성립과 대외관계
      • 개요
      • Ⅰ. 양반관료국가의 성립
      • Ⅱ. 조선 초기의 대외관계
    • 23권 조선 초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양반관료 국가의 특성
      • Ⅱ. 중앙 정치구조
      • Ⅲ. 지방 통치체제
      • Ⅳ. 군사조직
      • Ⅴ. 교육제도와 과거제도
    • 24권 조선 초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토지제도와 농업
      • Ⅱ. 상업
      • Ⅲ. 각 부문별 수공업과 생산업
      • Ⅳ. 국가재정
      • Ⅴ. 교통·운수·통신
      • Ⅵ. 도량형제도
    • 25권 조선 초기의 사회와 신분구조
      • 개요
      • Ⅰ. 인구동향과 사회신분
      • Ⅱ. 가족제도와 의식주 생활
      • Ⅲ. 구제제도와 그 기구
    • 26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Ⅰ
      • 개요
      • Ⅰ. 학문의 발전
      • Ⅱ. 국가제사와 종교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개요
      • Ⅰ. 과학
      • Ⅱ. 기술
      • Ⅲ. 문학
      • Ⅳ. 예술
    • 28권 조선 중기 사림세력의 등장과 활동
      • 개요
      • Ⅰ. 양반관료제의 모순과 사회·경제의 변동
      • Ⅱ. 사림세력의 등장
      • Ⅲ. 사림세력의 활동
    • 29권 조선 중기의 외침과 그 대응
      • 개요
      • Ⅰ. 임진왜란
      • Ⅱ. 정묘·병자호란
    • 30권 조선 중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사림의 득세와 붕당의 출현
      • Ⅱ. 붕당정치의 전개와 운영구조
      • Ⅲ. 붕당정치하의 정치구조의 변동
      • Ⅳ. 자연재해·전란의 피해와 농업의 복구
      • Ⅴ. 대동법의 시행과 상공업의 변화
    • 31권 조선 중기의 사회와 문화
      • 개요
      • Ⅰ. 사족의 향촌지배체제
      • Ⅱ. 사족 중심 향촌지배체제의 재확립
      • Ⅲ. 예학의 발달과 유교적 예속의 보급
      • Ⅳ. 학문과 종교
      • Ⅴ. 문학과 예술
    • 32권 조선 후기의 정치
      • 개요
      • Ⅰ. 탕평정책과 왕정체제의 강화
      • Ⅱ. 양역변통론과 균역법의 시행
      • Ⅲ. 세도정치의 성립과 전개
      • Ⅳ. 부세제도의 문란과 삼정개혁
      • Ⅴ. 조선 후기의 대외관계
    •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
      • 개요
      • Ⅰ. 생산력의 증대와 사회분화
      • Ⅱ. 상품화폐경제의 발달
    • 34권 조선 후기의 사회
      • 개요
      • Ⅰ. 신분제의 이완과 신분의 변동
      • Ⅱ. 향촌사회의 변동
      • Ⅲ. 민속과 의식주
    • 35권 조선 후기의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동향과 민간신앙
      • Ⅱ. 학문과 기술의 발달
      • Ⅲ.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
    • 36권 조선 후기 민중사회의 성장
      • 개요
      • Ⅰ. 민중세력의 성장
      • Ⅱ. 18세기의 민중운동
      • Ⅲ. 19세기의 민중운동
    • 37권 서세 동점과 문호개방
      • 개요
      • Ⅰ. 구미세력의 침투
      • Ⅱ. 개화사상의 형성과 동학의 창도
      • Ⅲ. 대원군의 내정개혁과 대외정책
      • Ⅳ. 개항과 대외관계의 변화
    • 38권 개화와 수구의 갈등
      • 개요
      • Ⅰ. 개화파의 형성과 개화사상의 발전
      • Ⅱ. 개화정책의 추진
      • Ⅲ. 위정척사운동
      • Ⅳ. 임오군란과 청국세력의 침투
      • Ⅴ. 갑신정변
    • 39권 제국주의의 침투와 동학농민전쟁
      • 개요
      • Ⅰ. 제국주의 열강의 침투
      • Ⅱ. 조선정부의 대응(1885∼1893)
      • Ⅲ. 개항 후의 사회 경제적 변동
      • Ⅳ. 동학농민전쟁의 배경
      • Ⅴ. 제1차 동학농민전쟁
      • Ⅵ. 집강소의 설치와 폐정개혁
      • Ⅶ. 제2차 동학농민전쟁
    • 40권 청일전쟁과 갑오개혁
      • 개요
      • Ⅰ. 청일전쟁
      • Ⅱ. 청일전쟁과 1894년 농민전쟁
      • Ⅲ. 갑오경장
    • 41권 열강의 이권침탈과 독립협회
      • 개요
      • Ⅰ. 러·일간의 각축
      • Ⅱ. 열강의 이권침탈 개시
      • Ⅲ. 독립협회의 조직과 사상
      • Ⅳ. 독립협회의 활동
      • Ⅴ. 만민공동회의 정치투쟁
    • 42권 대한제국
      • 개요
      • Ⅰ. 대한제국의 성립
      • Ⅱ. 대한제국기의 개혁
      • Ⅲ. 러일전쟁
      • Ⅳ. 일제의 국권침탈
      • Ⅴ. 대한제국의 종말
    • 43권 국권회복운동
      • 개요
      • Ⅰ. 외교활동
      • Ⅱ. 범국민적 구국운동
      • Ⅲ. 애국계몽운동
      • Ⅳ. 항일의병전쟁
    • 44권 갑오개혁 이후의 사회·경제적 변동
      • 개요
      • Ⅰ. 외국 자본의 침투
      • Ⅱ. 민족경제의 동태
      • Ⅲ. 사회생활의 변동
    • 45권 신문화 운동Ⅰ
      • 개요
      • Ⅰ. 근대 교육운동
      • Ⅱ. 근대적 학문의 수용과 성장
      • Ⅲ. 근대 문학과 예술
    • 46권 신문화운동 Ⅱ
      • 개요
      • Ⅰ. 근대 언론활동
      • Ⅱ. 근대 종교운동
      • Ⅲ. 근대 과학기술
    • 47권 일제의 무단통치와 3·1운동
      • 개요
      • Ⅰ. 일제의 식민지 통치기반 구축
      • Ⅱ. 1910년대 민족운동의 전개
      • Ⅲ. 3·1운동
    • 48권 임시정부의 수립과 독립전쟁
      • 개요
      • Ⅰ. 문화정치와 수탈의 강화
      • Ⅱ.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활동
      • Ⅲ. 독립군의 편성과 독립전쟁
      • Ⅳ. 독립군의 재편과 통합운동
      • Ⅴ. 의열투쟁의 전개
    • 49권 민족운동의 분화와 대중운동
      • 개요
      • Ⅰ. 국내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운동
      • Ⅱ. 6·10만세운동과 신간회운동
      • Ⅲ. 1920년대의 대중운동
    • 50권 전시체제와 민족운동
      • 개요
      • Ⅰ. 전시체제와 민족말살정책
      • Ⅱ. 1930년대 이후의 대중운동
      • Ⅲ. 1930년대 이후 해외 독립운동
      • Ⅳ.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체제정비와 한국광복군의 창설
    • 51권 민족문화의 수호와 발전
      • 개요
      • Ⅰ. 교육
      • Ⅱ. 언론
      • Ⅲ. 국학 연구
      • Ⅳ. 종교
      • Ⅴ. 과학과 예술
      • Ⅵ. 민속과 의식주
    • 52권 대한민국의 성립
      • 개요
      • Ⅰ. 광복과 미·소의 분할점령
      • Ⅱ. 통일국가 수립운동
      • Ⅲ. 미군정기의 사회·경제·문화
      • Ⅳ. 남북한 단독정부의 수립

3) 조희

 이색이 읊은 시에서<산대잡극>과<구나행>의 내용으로 미루어 보면 고려의 가무백희는 奇伎가 주가 되는 규식지희와 음악이 주된 내용을 이루었던 듯하다. 조선조≪文宗實錄≫에서 분류한 規式之戱와 笑謔之戱와 음악0861) 중에서 소학지희에 해당되는 調戱는 즉흥극으로서 재담과 익살 등으로 놀이를 이끌어 가던 것인데 고려시대에는 뚜렷하지 않다. 그러나≪고려사≫와 기타의 문헌에는 꽤 일찍부터 조희에 관한 기록들이 보이므로, 이러한 기록들에 근거하여 우리 나라의 話劇的 전통의 출발을 고려시대로 잡을 수 있겠다. 한국고전문학의 형태의 발전을 살펴볼 때 고려의 문학은 신라문학을 계승하여 조선시대의 문학을 낳은 모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고려의 연희는 신라의 가무백희를 계승하여 그 규식지희적 측면의 발전은 물론 소학지희적 측면의 희곡적 전개로서 조희를 발달시켜 조선의 후반기에 이르러 이 양면을 지양시킴으로써 산대도감계통극의 형성에도 모태적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먼저 나라의 역사를 다룬 잡희의 예로써 예종 5년에 있은 河拱辰놀이를 들 수 있다. 하공진은 현종 원년(1010) 거란이 침입했을 때 철군교섭을 위하여 적진에 들어갔다가 포로가 되어 燕京에 억류되었고, 거란왕의 갖은 회유에도 끝내 변절을 거부하다가 살해된 충신이다.0862) 이러한 하공진의 이야기를 “優人 즉 배우가 있어 先代功臣을 기렸다”0863)는 것은 이 때 배우가 말을 주된 표현수단으로 하고, 거란왕과 하공진의 대화로 1인 2역을 했거나 2인 이상의 배역으로 연출된 조희로 공연되었음을 짐작케 한다. 더욱이 공민왕 때는 거리에서 배우가 간신 廉興邦의 종들이 백성으로부터 조세를 수탈하는 모양을 연출한 우희를 놀았다.

興邦의 家奴 李琳과 사위 判密直 崔濂의 가노가 富平에 살았는데 권세를 믿고 방자 횡포하였다.…興邦이 일찍이 異父의 형 李成林과 함께 집에 갔다가 돌아오는데 騎士가 길에 가득차 있고, 어떤 사람이 광대놀음을 하여 세력가의 가노가 백성을 괴롭혀 조세를 거두는 형상을 놀고 있었는데, 成林은 부끄러워 하였으나 興邦은 즐겁게 구경하며 이를 깨닫지 못하였다(≪高麗史≫ 권 126, 列傳 39, 廉興邦).

 이와 같이 선대 충신의 史實을 재현하거나 시류의 악폐나 권세가를 풍자하여 사회성을 띤 조희는 몸짓뿐 아니라 재담 즉 말을 주요한 표현수단으로 한 것이다. 또 하나의 다른 예를 들어보면 14세기 후반 충혜왕 때 將仕郞 永泰가 배우놀이를 즐겨 하였는데 충혜왕을 따라다니며 매번 우희를 보여드렸다. 그가 한번은 왕이 永泰를 물속에 던지자 물속에서 나와 왕과 주고 받은 문답은 기지에 찬 재담이 아닐 수 없다. 즉 왕이 크게 웃으며, “너는 어디로 갔다가 지금 어디에서 오느냐”고 물으니, 영태가 대답하기를 “屈原을 만나 보고 오는 길입니다”하였다. 왕이 “屈原이 무엇이라 하더뇨”하니, “屈原이 말하기를 ‘나는 暗主를 만나 강물에 몸을 던져 죽었거니와 너는 明主를 만났는데 무슨 일로 왔느냐’ 하더이다”라고 하였다. 이에 왕은 크게 기뻐하여 그에게 銀단지를 주었다고 한다.0864) 당시에 우희, 俳優戱 또는 倡優戱로 불리던 놀이는 이같이 재담을 주로 하는 조희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같은 獨演 형태의 놀이만이 아니고, 다수인에 의한 놀이의 기록도 보인다. 의종 19년(1165) 4월에 좌우번의 내시들이 競演으로 채붕을 설치하여, 잡기를 싣고 이국인이 고려에 와서 공물을 바치는 광경을 보여준 공물바치기 놀이가 있다. 이 때 좌번은 모두 儒士들로 잡희에 익숙치 못하고 바친 물품도 귀족자제들이 많았던 우번 내시들에 미치지 못하였다고 한다.0865) 이 때의 내시들은 모두 고관 귀족들의 자제이거나 유사들로서 직업적인 배우들은 아니며, 그 당시 배우들의 놀이를 모방한 것으로 생각된다.

 고려의 양대 명절의 하나인 팔관회 때에는 대회일에 宋·女眞·耽羅 및 倭國 또는 大食國(아라비아) 상인들도 토산물을 바쳐0866) 국제무역이 행하여졌다. 이러한 공물 바치는 광경을 재현한 놀이는 일종의 흉내내기놀이이며, 연희임에 틀림없다.

 이 밖에 고려조의 연희로 생각되는 놀이들의 기록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신종 5년(1202)에 崔忠獻이 彩(綵)棚을 매고 시설하여 크게 베푼 「伎樂雜戱」와, 고종 32년(1245)에는 崔怡가 마련한 伎樂百戱0867)가 있었고, 그 1년전에는 假面人雜戱0868)를 놀았다. 충렬왕 14년(1288)에는 侏儒戱와 倡優戱0869)를, 충혜왕 4년(1343)에는 왕이 나희와「乞胡戱」를, 또 다른 날에는「處容戱」를 놀았다고0870) 한다. 우왕 10년(1384)에는「唐人戱」·「巫現戱」·「處容假面戱」0871) 등의 놀이 이름이 보인다. 이 놀이들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으나 고려 후기 몽고의 부마국이 된 후로 더욱 西域과의 교류가 빈번하였으리라고 짐작되므로「胡漢雜戱」나「乞胡戱」는 이색이<구나행>에서 읊은 西域胡人戱와 같은 종류일 것이다. 그리고「당인희」도 중국계 놀이로 신라 이래의 처용무와 함께 고려연희의 등장인물이 다양하였음을 보여준다.

0861)≪文宗實錄≫ 권 2, 문종 즉위년 6월.
0862)≪高麗史≫ 권 94, 列傳 7, 河拱辰.
0863)≪高麗史≫ 권 13, 世家 13, 예종 5년 9월 갑술.
0864) 이 이야기는 成俔의≪慵齋叢話≫ 권 3에서 인용하였으나 唐代 문인 段成式의≪酉陽雜俎續集≫ 권 4에 비슷한 이야기가 보인다. 고려 충혜왕 당시 永泰는 이미 이 이야기를 읽어 알고 있었던 것 같다.
0865)≪高麗史≫ 권 18, 世家 18, 의종 19년 하4월 갑신.
0866)≪高麗史≫ 권 6, 世家 6, 정종 즉위년 11월 경자.
0867)≪高麗史≫ 권 129, 列傳 42, 崔忠獻 신종 5년·附 怡 고종 32년 4월 8일.
0868)≪高麗史≫ 권 23, 世家 23, 고종 31년 2월 정해.
0869)≪高麗史≫ 권 30, 世家 30, 충렬왕 14년 9월 임자.
0870)≪高麗史≫ 권 36, 世家 36, 충혜왕 후4년 5월 을유·8월 경자.
0871)≪高麗史≫ 권 135, 列傳 48, 신우 10년 2월 갑술·8월 을해 및 12년 정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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