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식생활
고려시대는 우리 나라 식생활사에서 한국 식생활 구조가 일단 완성되는 시대로 구분할 수 있다. 고려 초기는 왕과 백성이 불교를 호국신앙으로 믿고 의지하고 기원하면서 살았다. 식량면에서는 초기에서부터 주력한 권농정책이 주효하여 전대에 비하여 미곡생산이 증대되고 재배채소의 품질이 증진되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전래의 떡솜씨와 맑고 담백한 沈菜類의 가공기술 등이 발전하여 전통을 뿌리내리는 한편 차와 한과류가 선호되어 발달한다. 그 중 차와 한과류가 상층생활을 중심으로 성행하였고, 침채류와 떡은 모든 생활층으로 보편화되어 토착된다. 고려 중기 이후에 이르면 북방민족의 향화, 숭불사조의 동요, 麗元관계 등 초기와는 다른 환경에서 한때 금기 또는 절제하던 고기음식을 즐겨하는 성향이 고조되어 한때 주춤했던 고기음식의 솜씨가 복원되면서 한국 고유한 명물음식의 하나를 이룬다. 한편으로 조면·양주업과 같은 식품산업이 사원의 경제력을 중심으로 확대되었다. 또 국내 상공업과 새로 주조한 화폐의 유통 등이 원활해짐에 따라 商旅의 유숙을 위한 院과 공설 주식점을 개설하고 해외상인을 위한 객관을 개설하는 등 식품의 상업화 및 국내외 교류가 활발해진다.
이같이 식품의 산출과 조리, 가공법, 식품산업이 증진되는 환경 속에서 日常食의 양식은 전 시대에 이어서 밥과 반찬으로 구성한 상차림이 계승되었다. 그 밖의 진다례, 객관의 접객양식, 연회의 양식과 제상차림의 규범 등이 형성되고 명절음식이 보편화되어 우리 나라 식생활의 전반적인 틀이 일단 완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