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국학의 발달
1) 국어학
이 땅에서 본격적인 국어의 연구가 시작된 것은 조선 초기, 즉 세종조에 訓民正音의 창제와 함께 이루어졌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이 때에는 당시 국어의 音韻을 문자화하면서 국어의 음운체계와 음절구조 등이 면밀하게 고찰되었고 고유어와 한자어를 완벽하게 표기할 수 있는 정서법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훈민정음(이하 정음이라 함)의 제정과 표기법의 마련은, 당시 중요한 표기 수단이었던 한자의 올바른 表音과 그의 학습을 위한 것이었으며 중국의 표준음과 우리의 전통 한자음(東音)과의 차이를 밝히는데 중점을 둔 것이었다. 세종조에 이루어진 문자의 제정과 그에 따른 정음연구는 16세기에 崔世珍의 한자음·한자어·중국어·漢吏文 등에 관한 연구에서 계속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왜란과 호란을 겪으면서 일시적으로 중단되었다가 조선 후기에 들어와서 다른 학문의 발달과 더불어 다시 부흥되었다. 이와는 별도로 실증적인 학풍의 영향을 받아 어원연구·방언수집·어휘집편찬 등의 새로운 연구도 이 시대에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조선 후기의 국어학은 실학사상의 발흥과 함께 세종조에 이루어진 우리 문자의 연구, 즉 정음연구를 주축으로 하여 이루어졌으며 음운·문법·어휘 등의 분야에서 여러 국어의 현상들이 산발적으로 고찰되었다. 그리고 司譯院 역관들이 외국어를 학습하면서 중국어를 비롯하여 몽고어·일본어·만주어를 정음문자로 기술하였다. 이러한 연구는 각각 분리되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정음연구와 서로 연관을 맺으면서 수행되었다.
이 시대의 국어연구496)는 개화기의 서양 학문과 접목되는 과정에서 많이 변질되고 부당하게 평가된 바가 적지 않다. 그러므로 이 시대의 국어연구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보다 철저한 실증적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며 아울러 정당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496) | 이 시대의 국어연구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글의 참고된다. 金允經,≪朝鮮文字及語學史≫(朝鮮紀念圖書出版館, 1938). 小倉進平,≪增訂朝鮮語學史≫(刀江書院, 1940). 崔鉉培,≪한글갈(正音學)≫(正音社, 1942). 方鍾玄,≪訓民正音通史≫(1946). 洪起文,≪正音發達史≫(서울신문社 出版局, 1947). 姜信沆,≪증보개정판 國語學史≫(보성문화사, 1988). 高麗大 民族文化硏究所,≪韓國文化史大系≫V:言語·文學史(1967). 金敏洙,≪全訂重版 新國語學史≫(一潮閣, 1990). 여기서는 주로≪증보개정판 國語學史≫,≪韓國文化史大系≫Ⅴ와≪全訂重版國語學史≫등을 중심으로 조선 후기의 국어학 연구를 개괄하기로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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