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대한민국의 성립과 우리의 사명
1945년 8월 15일 광복된 우리들에게는 곧 전 민족적인 독립은 오지 않았다. 연합국인 소련군이 38도 이북의 땅을 점령하며, 이남을 미군이 점령하게 되어 국토는 우리들이 꿈에도 생각지 못할 분할의 운명을 지니게 되었고, 연합국 측에서는 이어 적당한 시기까지의 신탁통치(信託統治)를 꾀함에 우리들은 이것을 반대 배격하였다.
1948년 38도 이남에 대한민국(大韓民國)이 건립되었으며, 국제연합(國際聯合, UN)에서 승인을 받고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공산군이 침입하자 우리 강산은 전운(戰雲)에 싸이어, 남북을 가릴 것 없이 전화(戰火)에 파괴되어 갔다. 1953년에 이르러 휴전(休戰) 협정으로 일단 전쟁은 그치었으나, 휴전선(線)을 사이에 둔 민족적인 대립과 분리는 우리들에게 어떻게 새로이 민족의 운명을 개척하며, 남북 양단(兩斷)의 비극에서 통일하여야 할 큰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국토의 통일은 민족의 단합으로써만 될 것으로 오늘의 우리 사회의 후진성(後進性)을 극복하며, 정치⋅경제의 안정 향상이 도모(圖謀)될 것이요, 이것이 대한민국의 민족적인 지상(至上)의 과업이다.
오늘 우리들은 민족의 운명과 함께 문화에 있어, 우리들의 역사가 있은 이후로, 처음 당하는 가장 어려운 위기(危機)에 처하여 있다. 우리들은 뜻하지 아니한 국토의 양단(兩斷)으로 민족의 반분과 아울러, 문화는 파괴에 빈(瀕)하고 있다. 해방된 우리 국토를 우리 손으로 힘차고 아름답게 키워 갈 모든 권한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으니, 이것은 정치 경제에 대한 위협이요, 문화에 있어서 위기이니, 오늘의 우리들은 전고(前古)에 없는 이런 노도(怒濤) 속에서 조상(祖上) 전래(傳來)의 아름다운 강토와 빛나는 문화를 기리 보존할 각오를 하여야 한다. 이것을 지니어 우리들의 후손에게 기리 기리 전하도록 새로운 결심을 다시 한 번 욕구(欲求)하게 된다.
1950년 이후 3년간의 대 전란으로 국토의 황폐(荒廢), 산업 문화 시설의 파괴, 인명의 손실은 수와 양으로 헤아리어 전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 사회와 문화의 진전을 가로막고 있으며, 이 파괴⋅손상(損傷)을 복구하게 하기 위하여 국제연합 기구와 우리 나라에 와 있는 외국의 여러 원조 단체의 도움도 크지만, 앞으로의 재건 부흥은 우리들 각자의 노력과 민족적인 단합에 있음을 각성하여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들은 자유(自由)로운 통일된 조국을 건설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자유로우며, 참되고 아름답고 빛나는 새로운 문화를 이 땅에 다시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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