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시대 사람들의 의식행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장례의식(ritual)인데, 중기 구석기시대가 되면 거의 보편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 좋은 예가 프랑스의 Le Moustier유적과 이라크의 Shanidar동굴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르 무스띠에유적에서는 머리를 팔로 받친 10대 소년이 오른쪽으로 누워 자고 있는 것처럼 부싯돌(flint)무더기를 베개삼고 있었는데, 그의 손 가까이에 훌륭하게 만들어진 주먹도끼가 놓여 있었다. 또한 살점이 붙어 있었던 것 같은 들소뼈들이 무덤에 함께 묻혀 있어서, 이 뼈들은 소년이 다른 세계로 여행하는데 필요한 양식이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샤니다르동굴에서는 네안데르탈 어린아이(약 6만년 전)의 주검 둘레에 있던 토양을 꽃가루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봄철에 여러 가지 꽃으로 덮혀 있었음이 밝혀졌다.
우리 나라의 장례의식에 관한 자료로는 청원 두루봉동굴의 흥수아이(<사진 5>)에서 찾아볼 수 있다. 葬法을 살펴보면, 넓고 편평한 석회암 낙반석을 맨 아래에 깔고, 그 위에 고운 흙을 뿌린 다음 흥수아이의 주검을 바로 펴 묻고, 국화꽃을 뿌린 것으로 꽃가루검사에 의해서 확인되었다. 그리고 다시 그 위에 같은 방법으로 고운 흙가루를 뿌리고 다시 넓적한 판들을 덮어 놓았음이 발굴결과로 밝혀졌다. 이 사실은 죽음과 주검에 대한 경외심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 생각되어 주목된다.244)이융조·우종윤·하문식, <청원 두루봉 흥수굴 구석기문화>(≪東北亞 舊石器文化≫, 충북대 선사문화연구소·중국 요령성문물고고연구소,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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