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고려 시대
  • 20권  고려 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Ⅱ. 대외관계의 전개
  • 1. 몽고 침입에 대한 항쟁
  • 3) 몽고의 침략에 대한 항전
  • (2) 당고군에 대한 항전
  • 가. 서북지역에서의 항전

가. 서북지역에서의 항전

 몽고의 3차 침략 초기인 고종 22∼23년경 경기의 砥平縣(양평군), 북계의 价州(평남 개천)와 定州 등지에서는 야별초 등의 소규모 부대에 의한 고려의 대몽유격전이 나타나 있고 이와 아울러 洞州(황해도 瑞興), 慈州 등 북부지역 여러 곳에서도 여·몽간의 교전이 있었다.

 침략 첫해인 고종 22년(1235) 고려의 대표적인 대몽유격전은“야별초가 지평현사람들과 함께 밤에 몽고병을 쳐서 죽이고 잡은 것이 심히 많았고 말과 노새를 취하여 와서 바쳤다”고 한 지평전투의 기록이다.267)≪高麗史≫권 23, 世家 23, 고종 22년 10월 신해. 한밤중을 이용 현지 지역민의 협조하에 몽고군을 소수병력으로 기습하는 이같은 전투는 고려의 몽고에 대한 전형적인 유격전의 한 양상이라 할 수 있다. 지평현은 중부의 내륙 요로에 위치, 한강 하류를 우회 남진하는 몽고의 주요한 남진 경로에 해당한다. 중앙으로부터 야별초군이 파견된 것도 이 때문이라 하겠거니와 대몽전투에서 현지의 지평현인들이 이에 참여하여 전공을 세운 사실 또한 특기할 만하다.

 10월 지평현에서 고려의 유격전 대상이 된 이들 몽고군은 아마도 서해도의 동주성을 공파한 부대의 일부가 아닌가 생각된다. 동주성이 함락된 것은 이보다 열흘 전의 일인데, 이 무렵 몽고군 군사의 다수가 서해도지역에 집중되어 있었다. 동주전투에 대해서는 고종 22년 10월 신축일에“몽병이 동주성을 공파하였다”라는 간략한 자료만이 전한다. 공파라는 단어에 의해 쌍방간에 치열한 싸움이 전개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자비령 남쪽에 위치한 동주는 서경으로부터 개경에 이르는 중도의 요충이며 이 때문에 大峴山城과 같은 대규모 성곽이 시설되어 있는데 몽병과 교전한 동주성이란 관내 대현산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당고에 의한 2차 침략이 시작된 고종 23넌 6월 몽고군은 압록강을 건너 북계의 여러 성을 압도하며 이 지역에 주둔하였다. 적은 의주로부터 종래 이용하였던 두 노선으로 나누어 남하, 1대는 宣州·嘉州·博州를 경유하여 안북부에 이르고, 다른 일부 부대는 朔州·龜州를 거쳐 내려왔는데 이 때 개주·정주·자주 등지에서 여·몽군의 접전이 이루어졌다. 개주에서는 京別抄 교위 希景과 개주 중랑장 明俊 등이 복병으로 몽병을 협격, 다수를 살상하고 안마·궁시·의복 등의 전리품을 획득하였다.

 같은 시기, 가까운 정주에서도 고려군의 유격전이 전개된다. 곧“長州郎將 光大 등이 정주에 이르러 몽병 2인을 사로잡았다”라고 한 기록이 보인다. 또한 고종 23년 8월에는“席島의 防護別監이 몽병 3인을 사로잡아 서울로 보냈다”고 적고 있는데 이 역시 당시 북계의 여러 지역에서 벌어진 유격전의 사례를 전해주는 것이다. 석도는 황해도 殷栗郡, 대동강의 하구에 위치한 섬으로 전쟁중 북계의 병마사영이 옮겨지기도 했던 사실로 미루어 보면 대몽항쟁기 고려의 주요 입보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무렵 자주성에서는 여·몽군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몽병이 이곳에 이른 시기는 그 전달의 일이었다. 즉 몽병 20여 기가 자주 동쪽에 침입, 논에서 추수하던 농민 20여 명을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던 것이다. 전투 당시 자주성에서는 자주부사 崔景侯와 판관 金之佇 이외에 은주부사 金景禧 등이 함께 입보하여 있었다. 이는 인근 은주민이 부사의 지휘 아래 있기보다 방어의 여건이 좋은 자주에 함께 입보하여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몽고의 공성전에 대한 방어전은 자주부사, 은주부사 등이 지휘를 담당하고, 성내의 자주민과 은주로부터의 입보민이 전투에 투입되었던 것이다.

 자주성전투는 대략 한 달 가까이 전개되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은주·자주 입보민들의 치열한 항전에도 불구하고 1차 전쟁 때 최춘명에 의하여 끝내 고수되었던 자주성은 고종 23년 몽고 3차 침략군에 의해 함락되었다.

개요
팝업창 닫기
책목차 글자확대 글자축소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페이지상단이동 오류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