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근대
  • 46권  신문화운동 Ⅱ
  • Ⅱ. 근대 종교운동
  • 1. 유교
  • 2) 한말과 일제강점기 한국의 유교개혁사상
  • (2) 애국계몽사상가의 유교개혁사상
  • 나. 신채호의 민족주의적 유교개혁론

나. 신채호의 민족주의적 유교개혁론

申采浩(丹齋, 1880∼1936)는 任憲晦(鼓山)의 문인인 조부로부터 도학 전통의 학풍을 전수받고 1898년 19세로 성균관에 입학하였다. 바로 그 해 11월 萬民共同會가 조직되는데 참여하면서 자강운동 내지 애국계몽운동에 뛰어들었다. 1905년 26세로 성균관 박사가 되었으며, 바로 그 해에 황성신문사의 논설기자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언론을 통한 애국계몽운동을 전개하였다. 그는 역사연구를 통한 민족의식의 각성을 추구하고 각종 독립운동조직에 참여하였다.

신채호의 유교개혁론은 낡은 질서를 허물고 새 질서를 추구하는 진보주의적 관심과 국권의 자주성을 확립하기 위한 민족주의적 관심에 기초를 두고 있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는 국운이 쇠퇴한 책임을 유교에 돌리기보다는 올바른 유교적 신앙의 결여에서 찾았고, 당시 사회에서 그릇된 유교신앙의 폐단을 예리하게 성찰하고 있다.

그는 유교진리의 확장을 유교확장론의 기준으로 제시하고 진리의 위배는 유교의 멸망을 초래할 것이라 경고하고 “유교의 진리를 확장하여 허위를 버리고 실학에 힘쓰며, 소강을 버리고 대동을 힘써서 유교의 빛을 우주에 비출지어다”라고 선언한다. 여기서 ‘실학’은 도학파나 실학파에 의해 추구되어 온 유교전통의 과제라 할 수 있지만, ‘대동’의 과제는 강유위의 대동사상에서 영향을 받고 있는 이념으로 파악할 수 있다.113)申采浩,<儒敎擴張에 대한 論>(≪丹齋申采浩全集≫下, 乙酉文化社, 1972), 393∼394쪽.

또한 그는 박은식의<유교구신론>(1909)을 유교개혁을 위한 새로운 빛으로 강조하면서, 그 자신의 유교개혁론이 추구하는 과제와 신념을 밝혀, “보수를 변하고 실천을 힘쓰며, 守舊를 변하고 就新을 힘쓰며, 沈靜을 변하고 활동을 힘쓰면, 반드시 백성의 지혜를 진흥하며 국가의 주권을 옹호하여 유가의 큰 광채를 번쩍일 날이 있을진저”라 주장한다. 그가 변혁하고자 하는 것은 보수·수구·침정의 폐쇄적이고 정체적인 낡은 질서요, 그가 힘쓰고자 하는 과제는 실천·취신·활동의 능동적이고 진보적인 새로운 질서로서,114)申采浩,<儒敎界에 對한 一論>(≪丹齋申采浩全集≫) 別集, 109쪽. 그의 유교개혁론이 지닌 실천적 현실성과 진보적 세계성의 기본성격과 방향을 보여준다.

애국계몽운동시기에서 신채호의 유교개혁론이 지닌 또 하나의 기본성격은 유교개혁의 전제로서 국권의 수호와 국민정신의 강화를 요구하는 민족의식에서 드러난다. 그는 종교를 ‘국민에게 감화를 주는 하나의 큰 기관’으로 규정하고, ‘종교의 노예가 될 뿐이요 국가의 관념이 없는 종교’나 ‘종교의 신도가 될 뿐이요 국민의 정신이 없는 종교’는 20세기 새 국민의 종교가 될 수 없다고 거부한다.115)신채호,<二十世紀 新國民>(≪丹齋申采浩全集≫別集, 형설출판사, 1987), 227쪽. 그는 민족주의적 관심에서 유교에만 사로잡혀 있지 않고 불교와 기독교를 비롯하여 천도교와 대종교 등 민족종교에도 적극적인 관심과 긍정적인 평가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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