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3장 무식하면 짐승과 같습니다

1. 학교에 간 여성

[필자] 김정화

개항과 더불어 근대적 학교가 문을 열었다. 더디기는 하였지만 여성도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였다. 비록 적은 수였지만 여성도 이제 공식 교육 기관에서 교육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교육 기관의 증가로 남성이든 여성이든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기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1949년 의무 교육 제도가 도입되면서 취학률이 높아졌고, 취학률 증가는 여성에게도 교육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남성과 여성 모두가 교육의 양적 팽창에 따른 혜택을 누린 것은 아니었으며, 교육시키고자 했던 목적이 남성과 여성은 각각 달랐기 때문에 학교에서의 교육 내용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학교가 세워진 이래 여성에게 허용된 학습 범위는 제한되었으며 또 엄격하게 감시되었다. 여성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는 여전히 어머니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었고, 그것은 자연이 부여한 여성의 임무라고 생각하였다.

(여성은) 또한 그녀의 아이들을 돌보는 데 필요한 자질을 자연적 본능으로 부여받고 있다. 그녀는 그녀의 아이들을 잘 먹이고 씻기고 하여서, 아 이들이 그녀의 영향력하에 있는 한은 그들이 굶고 다니거나, 추위에 떨거나, 보호받지 못하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아이들의 신체적 안녕에 본능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아이들의 외모가 산뜻하게 보일 때 자부심을 느끼며, 친절하고 사랑이 넘치며,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며, 칭찬해 주고 이해해 주며 그들의 신체는 물론 영혼을 위한 양식을 제공해 준다.184)

아내이자 어머니로서의 소양을 갖추는, 이른바 ‘현모양처(賢母良妻)’ 만들기는 여성이 학교에 다닌 이래로 오늘에까지 여성 교육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이화 학당 학생>   
1920년대에 촬영한 이화 학당의 학생 사진이다. 유치원, 보통과, 중등과, 고등과, 유치원 사범과, 대학과의 학생으로 각급 학교에서 공부하는 여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학교에서 또는 가정이나 그 밖의 다른 공간에서 여성의 배우고자 하는 열망은 갖가지 장애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읽고 쓰는 능력을 향상시켰다. 여성의 교육받을 기회가 확대된 것은 교육 제도의 발달에서 왔을 뿐 아니라 여성이 끊임없이 노력한 결실이었다. 교육은 여성에게 사회와 관계를 맺는 중요한 연결 고리였고,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가장 분명한 방법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교육은 여성의 읽고 쓰는 능력을 향상시켰을 뿐 아니라 점차 생각하고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단계로까지 나아가게 만들었다. 이러한 과정은 여성에게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었고 해방의 물꼬를 트기 시작하였음을 알려 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 글에서는 학교라는 공간으로 한정해서 읽고 쓰는 능력을 습득한 여성이 학교에서 어떤 것을 경험하였으며, 이러한 경험을 통해 이러저러한 장애를 극복하면서 어떻게 세상과 만났는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필자] 김정화
184)J.R.마틴, 유현옥 옮김, 『교육적 인간상과 여성』, 학지사, 2002, 1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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