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2장 시간의 측정과 보시

5. 물시계, 자격루와 옥루

[필자] 문중양

인류가 1년과 하루의 길이를 계산하기 시작한 것은 해시계를 이용해서 얻은 데이터를 통해서였다. 그렇지만 태양의 불규칙한 운동 때문에 해 그림자가 알려 주는 시간인 진태양시는 매일 매일 절기에 따라 달라지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1년 동안 시기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 균등한 시간 간격을 알려 주는 시계가 필요하였다. 인류가 먼저 해시계로 시간을 측정하기 시작하였으나, 별도로 물시계를 만들어 사용하게 된 연유가 이 때문이었다. 비록 해시계가 널리 제작되어 쓰였지만, 많은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공표하던 표준시는 물시계였다.

이집트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꽃피운 이집트와 바빌로니아 지역에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물시계를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가장 오래된 것은 기원전 1380년경에 이집트의 카르낙 신전(Karnak神殿)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시계이다.79) 중국에서 언제부터 물시계를 사용하였는지는 현재까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누호(漏壺)’ 또는 ‘각루(刻漏)’라고 부르는 물시계가 늦어도 기원전 7세기경에는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필자] 문중양
79)남문현, 앞의 책, 41∼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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