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4장 왕실의 권위와 상징물

2. 궁중 의례

[필자] 신병주

앞서 왕들이 자신의 권력을 강화해 가는 과정과 함께 각 시기마다 나타나는 왕의 권위의 특징들을 살펴보았다. 하늘로부터 권위를 부여받았다고 여긴 고대의 왕이나 천자로 자부하던 고려의 왕을 거쳐 조선의 왕에 이르기까지 왕의 권위를 높이는 장치는 계속적으로 존재하였다. 그러나 점차 시대가 내려올수록 왕의 절대적인 권위가 축소되는 것이 대체적인 흐름이었다. 이것은 다른 관점에서 보면 왕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나라가 아닌 신하, 백성이 함께 공존하는 나라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조선에 들어섰다고 해도 여전히 왕조 국가였고, 왕실의 권위는 지금의 정부 권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였다. 왕실 또한 왕실의 권위를 강화할 수 있는 각종 의식(儀式)을 추진하고 다양한 상징물(象徵物)을 제작하였다. 이 절에서는 자료가 비교적 풍부하게 남아 있는 조선 왕조를 중심으로 국왕이 권위를 높이기 위해 추진하였던 의식 및 상징물 등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조선시대 왕의 권위가 대표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궁중 의례(宮中儀禮)이다. 유교적 이념에 입각하여 건국한 조선 왕조에서는 예법(禮法)을 중시하였고, 혼례식·궁중 잔치·장례식·즉위식 등 각종 의례를 성대히 거행하였기 때문이다. 왕실의 행사는 왕의 권위를 보여 주는 과정이 기도 했던 것이다. 이들 의례에서는 대부분 왕이 주체가 되었으며, 왕의 권위를 돋보이게 하는 다양한 의장물(儀仗物)과 복식 등이 동원되었다. 따라서 궁중 의례, 궁중 복식과 의장물을 세밀히 파악해 보면 조선시대에 왕실이 어떤 방식으로 그들의 권위를 강화하려 했던가를 살펴볼 수 있다.

[필자] 신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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