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2장 기보법의 발달과 악보1. 기보법의 발달과 종류

연음표

연음표는 소리의 억양을 노래(가곡)의 사설 위에 부호로 표시한 기보법으로, 가객(歌客)들 사이에 암표(暗標)로 사용하던 일종의 부호보(符號譜)이다. 서양의 그레고리오 성가(Gregorian chant)에 사용한 네우마(Neuma)와 비슷하다. 『가곡원류(歌曲源流)』·『협률대성(協律大成)』·『여창가곡록(女唱歌曲錄)』 등에 사용하였는데, 지금은 쓰지 않는다. 이것은 조선 말기 가객들이 노랫소리의 높낮이, 장단, 선율의 연결 등을 암기하기 쉽게 일종의 부호를 이용해 표시해 놓은 것이다.

『가곡원류』에는 연음표가 있다. 박효관(朴孝寬)과 안민영(安珉英)이 엮은 『가곡원류』의 전통을 이어받아 명창 하규일(河圭一, 1867∼1937)이 이왕 직 아악부(李王職雅樂部)에서 가곡을 가르칠 때에 사용한 발음표가 연음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설 옆에 연음표를 표시해 놓고 그것에 의해 노래를 불렀던 것이다.

<『가곡원류』>   
『가곡원류』는 가객(歌客) 박효관과 제자 안민영이 편찬한 가집이다. 판본으로 간행되지 않아 여러 필사본이 전해 오고 있다. 사진은 일제 강점기 때 대한제국 황실의 일을 맡아보던 이왕직의 아악부에서 소장하였던 것이다. 당시 아악부에서 가곡을 가르칠 때 사용한 발음표가 적혀 있어 연음표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된다.
[필자] 권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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