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김수증(金壽增, 1624∼1701)
김수증의 호는 곡운(谷雲)이며 김상헌의 손자이다. 동생 김수항은 전서로 유명하여 문곡전(文谷篆)이라 하였다. 『숙종실록』에는 “사람됨이 맑고 수려하여 한 점의 티끌 모양도 없다. 송시열을 스승처럼 벗하였으며 학식과 취향이 깊고 아름다워 시문을 하는데 담아함이 그 사람과 같았다. 더욱이 전서·주서·팔분을 잘하여 공사 간의 금석문을 많이 썼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김수증은 예서 자서인 『예운』을 바탕으로 하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해서의 필획이 섞인 예서를 주로 썼다. 초기에는 방형의 자형을 가지며 필획의 변화가 적고 파책이 짧았으나 이후 <경단도제고루(經檀道濟故壘)> 글씨처럼 자형이 편방형으로 변화하고 필획의 변화가 생기며 파책도 길어지고 필세가 유려해지면서 곡운예서의 특징을 갖추었다.
『곡운집』의 <한예첩후(漢隷帖後)>에 의하면 연경으로 사행을 하면서 처음 <조전비>를 구하였는데, 이 비는 만력 연간에 출토되어 명말청초의 서예가들이 관심을 갖고 학습하고 있었다. 그는 이 비에 대해 “서법이 비록 아주 정밀하지 않지만 필의가 천연스러워 소산고아(蕭散古雅)한 의취가 없지 않으니 그 중에 도 법도를 취할 만한 곳이 있다.”라고 기술하였다. <조전비>는 이후 조선에서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필자]
이성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