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조윤형(曺允亨, 1725∼1799)
조윤형의 호는 송하(松下)이고 조문수(曺文秀)의 5대손으로 영·정조대에 활동하면서 오체를 잘 썼으며, 특히 초서와 예서로 필명을 떨쳤다. 부친 조명교는 글씨로 유명하며, 장인은 백하 윤순이고, 사위는 자하 신위이다.
그의 해서 대자는 주로 안진경과 유공권체를 익혔고, 해서 소자는 진(晉)의 서법을 배웠으며, 행서와 초서는 윤순과 이광사의 그것들을 본받아 진·당과 송·명의 서법에 능하였고, 전서는 이양빙의 전서를 익히는 등 오체를 겸수하였다.74) 북경 자양문(紫陽門)의 편액을 쓰는 등 해외에서도 필명을 떨쳤다.
그는 정조의 서체반정에 적극 참여하였으며 총애를 받았다. 정조에게 “군왕의 글씨는 바쁜 기운을 띠지 말고 바른 획이 드러나도록 노력하며 신중히 하여 근엄한 기상을 돋우시오.”라고 간하자 정조가 좋아하여 필간(筆諫)하기를 좋아하였다.
또한, 당시의 서가들이 이왕(二王)의 진(晉) 서법만을 배우는 세태를 비판한 후 당의 안진경이 진의 왕희지 법첩을 공부한 뒤에 쉽게 공교로워졌다는 고사를 인용하면서 안진경과 유공권을 마음 깊이 연구하여야 서도가 비로소 크게 신장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관점은 정조가 안진경과 유공권의 서체를 좋아한 것과 서로 부합되었다. 이에 정조는 재위 기간 동안 조윤형을 매우 총애하고 후원하였으며, 궁중의 각종 행사에 서사관으로 임명하여 궁궐의 금석문과 편액을 쓰도록 하는 등 정조대 진경문화 발전에 일조하였다.75)
[필자]
이성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