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2 모둠살이와 살림집: 전통마을과 한옥

01. 전통마을

[필자] 한필원

마을의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것이 집회의 뜻인 ‘모을’ 혹은 ‘모들’에서 유래했음을 알 수 있다. 곧, 마을은 상부상조의 공동생활을 목적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집단으로 거주하는 곳이다.56) 마을은 일상적인 생활에서 서로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는 거주자들의 공동사회로서, 한국의 농촌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의의를 지니고 있는 지역집단이다.57) 또한, 마을에는 그 역사적 형성배경이나 지리적 특성 등을 나타내는 고유한 이름이 있으며 따라서 마을은 사람들에게 가장 분명하게 인식되고 전달되는 정주(定住) 단위이다.

마을은 한국 전통사회에서 사회문화적으로 독특한 위상을 가졌다. 비록 근래에 우리나라 대부분의 전통마을이 급속히 변화 또는 해체되어 그 본래의 모습을 잃고 있지만, 전통사회에서 그것은 삶의 중요한 공간단위였다. 따라서 마을을 통해 주거문화의 측면들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절에서는 한국의 전형적인 전통마을 유형인 씨족마을의 사례를 중심으로 전통적인 주거지가 갖는 공간구조적 특성을 살펴보기 로 한다. 주택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주거지인 마을은 기하학적 질서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언뜻 보아서는 어떠한 질서를 갖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마을을 구조적 관점에서 분석하면 내재된 사회적·공간적 질서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한 주거지의 특성을 고찰함으로써 전통주택을 좀 더 광역적이고 구조적 관점에서 파악하게 되고 나아가 한국 주거문화를 폭넓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 글에서 다루는 사례 마을들의 개요(1990년 현재)는 다음과 같다.

마을명 위치 씨족명,
주된 파
마을
성립시기
씨족 구성비
(씨족 호수 /
마을 전체 호수)
원터 경상북도 김천시
구성면 상원리
연안 이씨 부사공파(延安 李氏 副使公派) 1510년경 78.6%(44/56)
도래 전라남도 나주시
다도면 풍산리
풍산 홍씨 봉교공파(豊山 洪氏 奉敎公派), 석계공파(石溪公派) 1480년 65.2%(45/69)
[필자] 한필원
56)이종필 외, 『영남지방 고유취락의 공간구조』, 영남대학교 출판부, 1983, p.111.
57)조성기, 「농촌자연부락의 집락형태에 관한 연구」, 『건축』 23권 88호,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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