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앞날의 과제
오늘날 제4기의 연구는 여러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지질학·고생물학·기후학·고인류학·고고학 등에서 제4기의 기후와 자연환경의 변화 그리고 옛사람의 체질과 그들이 이루어 놓은 문화가 어떤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는가를 밝히려고 노력한다. 따라서 현재의 제4기연구는 그와 같은 여러 분야에서 얻은 성과를 분석·비교·검토하는 종합과학으로 발돋음하고 있다.
제4기와 관련된 종래 우리 나라의 고고학연구는 알프스지역(예 : Günz, Mindel, Riss, Würm)이나 중국지역(예 : 鄱陽 Poyang, 大姑 Taku, 廬山 Lushan, 大理 Tali)에서 세워진 빙하체계의 틀을 빌려 설명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와 같은 빙하기의 구분방법 자체에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까닭에 우리 나라의 제4기에 직접 적용하는 데 한계가 뒤따른다.
우리 나라에서 제4기연구가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공통되는 관심 속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은 근래의 일이다. 연구의 역사도 짧고, 그 성과 또한 많지 않기 때문에 우리 나라의 제4기연구에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한 많은 문제가 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제4기에 대한 연구자료는 선사시대의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그러한 환경 속에서 이루어진 선사인들의 생활방식을 밝혀 내고, 유적의 형성과정과 문화층의 시기를 추정하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준다. 따라서 한국고고학의 연구를 한층 높이기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우리 나라의 제4기에 대한 체계가 하루빨리 확립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제4기에 대한 남북한의 학계가 공동작업을 통하여 한국의 선사고고학 분야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큰 관심을 보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韓昌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