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화석인골과 편년
한반도내에서의 구석기문화의 존재가 그것도 시대적으로는 전기·중기·후기를 포함하는 모든 시대와, 지역적으로는 북쪽의 함경북도로부터 남쪽의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전지역에 존재하는 것이 움직일 수 없는 사실로 밝혀졌다.082) 이와 같은 사실은 국제학계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고,083) 이에 따라 이들 문화의 주체였던 화석인골을 발견하게 될 것이 예견되었었다.084) 사실, 최근에는 실제로 이들 화석인골이 발견된 예가 개별적이고 산발적이기는 하지만 보고되고 있다.085) 뿐만 아니라 발견·보고된 구석기 및 중석기시대의 화석인골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조사·정리하여 발표되었다.086)
전술한 바와 같은 사정과 연구 노력에 힘입어 구석기문화의 주체였던 화석인골의 형태학적 특징과 이들과 관련된 인류학 및 인구학적 정보를 얼마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이 한민족의 기원을 포함한 생물학적 역사와 특징을 이해하는 데에는 물론 아프리카나 서구에 비하여 비교적 소홀하게 다루어져 왔던 동아시아에서의 인류의 기원이나 진화연구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또한 한반도에 인접한 여러 인간집단의 형태학적 특징을 포함한 생물학적 특징과 한민족과 이들간에 갖는 생물학적 관계에 대한 이해에도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그러나 후술될 것이지만 우리 나라에서 발견·보고된 화석인골의 경우 거의가 그 연대는 화석 자체를 근거로 해서 측정한 것이 아니고 반출된 고고학적 자료나 植物相·動物相 그리고 지질학적인 자료들에 의존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발견된 화석들의 상태도 유적지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토양의 조건이나 발굴기술 및 보존처리의 미숙함, 그리고 다른 환경적인 요소로 인해 대부분이 많이 손상되어 있다. 또한 그것도 북한에서 발견·보고된 것들의 경우는 많은 부분이 전문용어를 달리하고, 빈약한 인쇄술에다 분석된 결과도 그 근거를 밝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석기시대의 인류들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화석인골이 발견·조사되어야 할 것이다.
화석인골의 서술단계는 최근에 중국대륙에서 인류가 진화해 온 단계로 파악 및 서술되고 있는 순서087)를 따라서 인류계통 중에 가장 오래된 조상으로 간주되기도 하였던 Rãmapithecus088)를 포함하는 라마피테쿠스群으로부터 Australopithecus群, 직립원인(Homo erectus), 초기 Homo sapiens(여기에 Homo sapiens neanderthalènsis가 포함됨), 그리고 근대 Homo sapiens의 순서로 나누어 기술하겠다. 이는 구석기문화가 대국적이고 초국가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 연구와 연구의 단위도 이에 따라야 하듯이089) 구석기문화를 소유했던 화석인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특히 구석기시대의 경우에는 인류의 생물학적 진화과정과 문화적 진화과정 사이에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이유와 한반도 자체내의 화석인류들에 대하여는 그 자료가 빈약하고 또한 이에 대한 연구조차도 미흡한 실정이라 어떤 진화단계를 설정하는 것도 아직은 유보해 두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082) | 金元龍,<緖論>(≪韓國舊石器文化硏究≫, 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81), 1∼14쪽. 鄭永和,≪韓國의 舊石器文化≫(雪堂, 1982), 25∼55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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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3) | Yi Seonbok & G. A. Clark, Observation on the Lower Paleolithic of Northeast Asia, Current Anthropology, 24-2, 1983, pp. 181∼202. 그리고 이 글에 대하여 의견을 제시한 몇몇의 학자가 있다. Clark, G. A. & J. Thesmond(裵基同譯),<韓國의 舊石器遺蹟訪問報告>(≪文化財≫ 15, 文化財管理局, 1982). |
084) | 金元龍,≪韓國考古學槪說≫(一志社, 1979). |
085) | 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덕천 승리산유적 발굴보고서≫(1978). |
086) | 손보기,<人種과 住居地>(≪韓國史論≫ 12, 國史編纂委員會, 1983). Sohn Pookee, The Paleoenvironment of Middle and Lower Pleistocene Korea, The Evolution of the East Asian Environment 2, ed. by Robert on Whyte, Center of Asian Studies University of Hongkong, 1984. 崔茂藏,≪韓國의 舊石器文化≫(藝文出版社, 1986). 權彛九,<韓國舊石器時代의 人類化石에 대한 形質人類學的 一考察>(≪韓國考古學報≫ 19, 1986), 105∼127쪽. |
087) | Wu, Rukang & Dong, Xingren, Homo erectus in china, Paleoanthropology and Paleolithic Archaeology in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ed. by Wu Rukang & John W. Olsen, Academic Press Inc, 1985, pp. 79∼90. |
088) | Simons E., The early Relatives of Man, Scientitic American 211, 1964, pp. 51∼62. ―――――, Ramapithecus, Scientific American 236, 1977, pp. 28∼35. |
089) | 金元龍, 앞의 글(19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