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편 한국사고대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Ⅱ. 신석기문화1. 신석기시대2) 신석기시대의 자연환경(2) 식물상과 동물상
    • 01권 한국사의 전개
      • 총설 -한국사의 전개-
      • Ⅰ. 자연환경
      • Ⅱ. 한민족의 기원
      • Ⅲ. 한국사의 시대적 특성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
      • 개요
      • Ⅰ. 구석기문화
        • 1. 구석기시대
          • 1) 구석기시대의 시기구분
            • (1) 구석기시대의 개념
            • (2) 구석기시대의 시기구분
          • 2) 구석기시대의 자연환경
            • (1) 제4기의 지질과 자연환경
            • (2) 식물상과 동물상
          • 3) 화석인골과 편년
            • (1) 편년별 화석인골
            • (2) 화석인골의 몇 가지 특징
        • 2. 구석기시대의 유적과 유물
          • 1) 구석기유적의 분포
            • (1) 남한의 구석기유적
            • (2) 북한의 구석기유적
            • (3) 집자리 복원
          • 2) 구석기시대의 유물
            • (1) 유물의 분류
            • (2) 전기 구석기
            • (3) 중기 구석기
            • (4) 후기 구석기
        • 3. 구석기시대의 생활
          • 1) 생업과 의식주생활
            • (1) 생계경제
            • (2) 구석기시대의 주거지
            • (3) 구석기의 도구제작
            • (4) 구석기시대의 사회생활
          • 2) 의식과 예술
            • (1) 예술작품
            • (2) 의식
        • 4. 주변지역 구석기문화와의 비교
          • 1) 중국
            • (1) 시기별 구석기문화
            • (2) 비교와 문제점
          • 2) 일본
            • (1) 한반도와 일본의 자연환경
            • (2) 전기 구석기시대
            • (3) 중기 구석기시대
            • (4) 후기 구석기시대
            • (5) 한국과의 비교
          • 3) 시베리아
            • (1) 구석기유적의 발견
            • (2) 전기 구석기시대
            • (3) 중기 구석기시대
            • (4) 후기 구석기시대
            • (5) 한국과의 비교
      • Ⅱ. 신석기문화
        • 1. 신석기시대
          • 1) 신석기시대의 시기구분
            • (1) 시대설정
            • (2) 연구사 개관
            • (3) 시기구분
          • 2) 신석기시대의 자연환경
            • (1) 후빙기의 자연환경
            • (2) 식물상과 동물상
          • 3) 인골의 출토
            • (1) 인골의 인류학적 연구
            • (2) 인골의 해부학상 형태 비교
        • 2. 신석기시대의 유적과 유물
          • 1) 신석기유적의 분포
            • (1) 유적분포의 특성
            • (2) 주요 신석기유적
          • 2) 신석기시대의 유적
            • (1) 집터
            • (2) 조개더미
            • (3) 무덤
          • 3) 신석기시대의 유물
            • (1) 토기
            • (2) 석기와 뼈연모
            • (3) 예술품
        • 3. 신석기시대의 생업과 사회
          • 1) 생업
            • (1) 수렵·어로·채취
            • (2) 농경과 목축
          • 2) 사회
            • (1) 사회구성
            • (2) 교역
            • (3) 의식·신앙 및 예술
            • (4) 의식주
        • 4. 주변지역 신석기문화와의 비교
          • 1) 한반도 신석기문화의 영역구분과 지역성
          • 2) 동아시아 신석기문화의 이동
            • (1) 신석기문화의 이동
            • (2) 남해안계와 규슈지역의 신석기문화
          • 3) 서북한·동북한지역과 요동반도의 신석기문화
            • (1) 미송리 하층과 후와 하층
            • (2) 서포항 Ⅰ∼Ⅲ기층 당산유적과 소주산 중·하층, 오가촌기
            • (3) 쌍학리유적, 서포항 Ⅳ기층과 소주산 상층기
            • (4) 신암리 Ⅰ기층, 농포·호곡동 Ⅰ기층과 우가촌 하층기
    • 03권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
      • 개요
      • Ⅰ. 청동기문화
      • Ⅱ. 철기문화
    • 04권 초기국가-고조선·부여·삼한
      • 개요
      • Ⅰ. 초기국가의 성격
      • Ⅱ. 고조선
      • Ⅲ. 부여
      • Ⅳ. 동예와 옥저
      • Ⅴ. 삼한
    • 05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Ⅰ-고구려
      • 개요
      • Ⅰ. 고구려의 성립과 발전
      • Ⅱ. 고구려의 변천
      • Ⅲ. 수·당과의 전쟁
      • Ⅳ. 고구려의 정치·경제와 사회
    • 06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Ⅱ-백제
      • 개요
      • Ⅰ. 백제의 성립과 발전
      • Ⅱ. 백제의 변천
      • Ⅲ. 백제의 대외관계
      • Ⅳ. 백제의 정치·경제와 사회
    • 07권 고대의 정치와 사회 Ⅲ-신라·가야
      • 개요
      • Ⅰ. 신라의 성립과 발전
      • Ⅱ. 신라의 융성
      • Ⅲ. 신라의 대외관계
      • Ⅳ. 신라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가야사 인식의 제문제
      • Ⅵ. 가야의 성립
      • Ⅶ. 가야의 발전과 쇠망
      • Ⅷ. 가야의 대외관계
      • Ⅸ. 가야인의 생활
    • 08권 삼국의 문화
      • 개요
      • Ⅰ. 토착신앙
      • Ⅱ. 불교와 도교
      • Ⅲ. 유학과 역사학
      • Ⅳ. 문학과 예술
      • Ⅴ. 과학기술
      • Ⅵ. 의식주 생활
      • Ⅶ. 문화의 일본 전파
    • 09권 통일신라
      • 개요
      • Ⅰ. 삼국통일
      • Ⅱ. 전제왕권의 확립
      • Ⅲ. 경제와 사회
      • Ⅳ. 대외관계
      • Ⅴ. 문화
    • 10권 발해
      • 개요
      • Ⅰ. 발해의 성립과 발전
      • Ⅱ. 발해의 변천
      • Ⅲ. 발해의 대외관계
      • Ⅳ. 발해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발해의 문화와 발해사 인식의 변천
    • 11권 신라의 쇠퇴와 후삼국
      • 개요
      • Ⅰ. 신라 하대의 사회변화
      • Ⅱ. 호족세력의 할거
      • Ⅲ. 후삼국의 정립
      • Ⅳ. 사상계의 변동
    • 12권 고려 왕조의 성립과 발전
      • 개요
      • Ⅰ. 고려 귀족사회의 형성
      • Ⅱ. 고려 귀족사회의 발전
    • 13권 고려 전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중앙의 정치조직
      • Ⅱ. 지방의 통치조직
      • Ⅲ. 군사조직
      • Ⅳ. 관리 등용제도
    • 14권 고려 전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전시과 체제
      • Ⅱ. 세역제도와 조운
      • Ⅲ. 수공업과 상업
    • 15권 고려 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사회구조
      • Ⅱ. 대외관계
    • 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
      • 개요
      • Ⅰ. 불교
      • Ⅱ. 유학
      • Ⅲ. 도교 및 풍수지리·도참사상
    • 17권 고려 전기의 교육과 문화
      • 개요
      • Ⅰ. 교육
      • Ⅱ. 문화
    • 18권 고려 무신정권
      • 개요
      • Ⅰ. 무신정권의 성립과 변천
      • Ⅱ. 무신정권의 지배기구
      • Ⅲ. 무신정권기의 국왕과 무신
    • 19권 고려 후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정치체제와 정치세력의 변화
      • Ⅱ. 경제구조의 변화
    • 20권 고려 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신분제의 동요와 농민·천민의 봉기
      • Ⅱ. 대외관계의 전개
    • 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변화
      • Ⅱ. 문화의 발달
    • 22권 조선 왕조의 성립과 대외관계
      • 개요
      • Ⅰ. 양반관료국가의 성립
      • Ⅱ. 조선 초기의 대외관계
    • 23권 조선 초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양반관료 국가의 특성
      • Ⅱ. 중앙 정치구조
      • Ⅲ. 지방 통치체제
      • Ⅳ. 군사조직
      • Ⅴ. 교육제도와 과거제도
    • 24권 조선 초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토지제도와 농업
      • Ⅱ. 상업
      • Ⅲ. 각 부문별 수공업과 생산업
      • Ⅳ. 국가재정
      • Ⅴ. 교통·운수·통신
      • Ⅵ. 도량형제도
    • 25권 조선 초기의 사회와 신분구조
      • 개요
      • Ⅰ. 인구동향과 사회신분
      • Ⅱ. 가족제도와 의식주 생활
      • Ⅲ. 구제제도와 그 기구
    • 26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Ⅰ
      • 개요
      • Ⅰ. 학문의 발전
      • Ⅱ. 국가제사와 종교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개요
      • Ⅰ. 과학
      • Ⅱ. 기술
      • Ⅲ. 문학
      • Ⅳ. 예술
    • 28권 조선 중기 사림세력의 등장과 활동
      • 개요
      • Ⅰ. 양반관료제의 모순과 사회·경제의 변동
      • Ⅱ. 사림세력의 등장
      • Ⅲ. 사림세력의 활동
    • 29권 조선 중기의 외침과 그 대응
      • 개요
      • Ⅰ. 임진왜란
      • Ⅱ. 정묘·병자호란
    • 30권 조선 중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사림의 득세와 붕당의 출현
      • Ⅱ. 붕당정치의 전개와 운영구조
      • Ⅲ. 붕당정치하의 정치구조의 변동
      • Ⅳ. 자연재해·전란의 피해와 농업의 복구
      • Ⅴ. 대동법의 시행과 상공업의 변화
    • 31권 조선 중기의 사회와 문화
      • 개요
      • Ⅰ. 사족의 향촌지배체제
      • Ⅱ. 사족 중심 향촌지배체제의 재확립
      • Ⅲ. 예학의 발달과 유교적 예속의 보급
      • Ⅳ. 학문과 종교
      • Ⅴ. 문학과 예술
    • 32권 조선 후기의 정치
      • 개요
      • Ⅰ. 탕평정책과 왕정체제의 강화
      • Ⅱ. 양역변통론과 균역법의 시행
      • Ⅲ. 세도정치의 성립과 전개
      • Ⅳ. 부세제도의 문란과 삼정개혁
      • Ⅴ. 조선 후기의 대외관계
    •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
      • 개요
      • Ⅰ. 생산력의 증대와 사회분화
      • Ⅱ. 상품화폐경제의 발달
    • 34권 조선 후기의 사회
      • 개요
      • Ⅰ. 신분제의 이완과 신분의 변동
      • Ⅱ. 향촌사회의 변동
      • Ⅲ. 민속과 의식주
    • 35권 조선 후기의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동향과 민간신앙
      • Ⅱ. 학문과 기술의 발달
      • Ⅲ.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
    • 36권 조선 후기 민중사회의 성장
      • 개요
      • Ⅰ. 민중세력의 성장
      • Ⅱ. 18세기의 민중운동
      • Ⅲ. 19세기의 민중운동
    • 37권 서세 동점과 문호개방
      • 개요
      • Ⅰ. 구미세력의 침투
      • Ⅱ. 개화사상의 형성과 동학의 창도
      • Ⅲ. 대원군의 내정개혁과 대외정책
      • Ⅳ. 개항과 대외관계의 변화
    • 38권 개화와 수구의 갈등
      • 개요
      • Ⅰ. 개화파의 형성과 개화사상의 발전
      • Ⅱ. 개화정책의 추진
      • Ⅲ. 위정척사운동
      • Ⅳ. 임오군란과 청국세력의 침투
      • Ⅴ. 갑신정변
    • 39권 제국주의의 침투와 동학농민전쟁
      • 개요
      • Ⅰ. 제국주의 열강의 침투
      • Ⅱ. 조선정부의 대응(1885∼1893)
      • Ⅲ. 개항 후의 사회 경제적 변동
      • Ⅳ. 동학농민전쟁의 배경
      • Ⅴ. 제1차 동학농민전쟁
      • Ⅵ. 집강소의 설치와 폐정개혁
      • Ⅶ. 제2차 동학농민전쟁
    • 40권 청일전쟁과 갑오개혁
      • 개요
      • Ⅰ. 청일전쟁
      • Ⅱ. 청일전쟁과 1894년 농민전쟁
      • Ⅲ. 갑오경장
    • 41권 열강의 이권침탈과 독립협회
      • 개요
      • Ⅰ. 러·일간의 각축
      • Ⅱ. 열강의 이권침탈 개시
      • Ⅲ. 독립협회의 조직과 사상
      • Ⅳ. 독립협회의 활동
      • Ⅴ. 만민공동회의 정치투쟁
    • 42권 대한제국
      • 개요
      • Ⅰ. 대한제국의 성립
      • Ⅱ. 대한제국기의 개혁
      • Ⅲ. 러일전쟁
      • Ⅳ. 일제의 국권침탈
      • Ⅴ. 대한제국의 종말
    • 43권 국권회복운동
      • 개요
      • Ⅰ. 외교활동
      • Ⅱ. 범국민적 구국운동
      • Ⅲ. 애국계몽운동
      • Ⅳ. 항일의병전쟁
    • 44권 갑오개혁 이후의 사회·경제적 변동
      • 개요
      • Ⅰ. 외국 자본의 침투
      • Ⅱ. 민족경제의 동태
      • Ⅲ. 사회생활의 변동
    • 45권 신문화 운동Ⅰ
      • 개요
      • Ⅰ. 근대 교육운동
      • Ⅱ. 근대적 학문의 수용과 성장
      • Ⅲ. 근대 문학과 예술
    • 46권 신문화운동 Ⅱ
      • 개요
      • Ⅰ. 근대 언론활동
      • Ⅱ. 근대 종교운동
      • Ⅲ. 근대 과학기술
    • 47권 일제의 무단통치와 3·1운동
      • 개요
      • Ⅰ. 일제의 식민지 통치기반 구축
      • Ⅱ. 1910년대 민족운동의 전개
      • Ⅲ. 3·1운동
    • 48권 임시정부의 수립과 독립전쟁
      • 개요
      • Ⅰ. 문화정치와 수탈의 강화
      • Ⅱ.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활동
      • Ⅲ. 독립군의 편성과 독립전쟁
      • Ⅳ. 독립군의 재편과 통합운동
      • Ⅴ. 의열투쟁의 전개
    • 49권 민족운동의 분화와 대중운동
      • 개요
      • Ⅰ. 국내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운동
      • Ⅱ. 6·10만세운동과 신간회운동
      • Ⅲ. 1920년대의 대중운동
    • 50권 전시체제와 민족운동
      • 개요
      • Ⅰ. 전시체제와 민족말살정책
      • Ⅱ. 1930년대 이후의 대중운동
      • Ⅲ. 1930년대 이후 해외 독립운동
      • Ⅳ.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체제정비와 한국광복군의 창설
    • 51권 민족문화의 수호와 발전
      • 개요
      • Ⅰ. 교육
      • Ⅱ. 언론
      • Ⅲ. 국학 연구
      • Ⅳ. 종교
      • Ⅴ. 과학과 예술
      • Ⅵ. 민속과 의식주
    • 52권 대한민국의 성립
      • 개요
      • Ⅰ. 광복과 미·소의 분할점령
      • Ⅱ. 통일국가 수립운동
      • Ⅲ. 미군정기의 사회·경제·문화
      • Ⅳ. 남북한 단독정부의 수립
(2) 식물상과 동물상
가. 식물상

가) 식물상과 꽃가루연구

 신석기시대의 자연환경과 기후를 시사하는 자료로는 식물상·동물상·미세화석 및 바다높이 변화(海水面 變動) 등이 있는데 이 가운데 식물상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동물상은 식생이나 기후 및 지형상의 차이에 따라 그 분포가 달라지긴 하나 짐승들이 이동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분포 구분의 경계가 뚜렷하지 못하다. 특히 큰 젖먹이짐승들은 적응력이 뛰어나므로 더욱 그러하다. 해수면 변동은 빙하기와 간빙기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현상으로 최근까지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으나 해수면 상승의 유형과 속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유공충(foraminifera)이나 개형충(ostracoda), 규조류(diatom) 등과 같이 현미경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미세화석들은 옛 기후를 알아내는데 큰 화석들보다 더 유용한 정보를 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우리 나라에서의 연구는 아직 시작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토탄층이나 발굴유적의 지층에서 출토된 식물화석을 가지고 당시의 기후를 유추하는 것이 가장 안정된 지식을 줄 수 있다. 사실상 오늘날 선사시대 기후변동에 대한 지식은 이와 같이 식물화석에서 유추된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식물화석 가운데서도 나무줄기·잎·씨앗이나 열매 등의 큰 식물화석(macro fossil)들이 있는데, 이들은 당시의 환경에 대해 꽃가루(花粉)만큼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지식을 주지 못하므로 꽃가루가 자연환경의 복원에는 훨씬 정확하다고 알려져 있다. 사실상 꽃가루도 미세화석의 하나이지만 이는 전통적으로 식물상에서 다루어 왔다. 꽃가루를 가지고 기후연구를 시작한 것은 19세기 말 블리트와 세르난더가 최초인데 이들은 남부 스칸디나비아반도의 퇴적물 속에 들어 있는 꽃가루를 분석하고 기후추정을 시도하였다고 한다350). 유럽의 표준 꽃가루대(pollen zones)는 1916년에 L. von Post에 의해 세워졌는데351) 여기에 약간의 손질을 한 것이 오늘날도 유효하다. 흔히 쓰이는 프리 보리얼·보리얼·아틀랜틱·서브 보리얼·서브 아틀랜틱의 구분이 그것이다(<표 1> 참조).

시기구분(BP) 기후구분 추정기후
10,250∼9,450 프리 보리얼(Pre Boreal) 따뜻함(대륙성)
9,450∼8,150 보리얼(Boreal) 더 따뜻함(대륙성)
8,150∼5,250 아틀랜틱(Atlantic) 매우 따뜻함(해양성)
5,250∼2,250 서브 보리얼(Sub Boreal) 대륙성
2,250 이후 서브 아틀랜틱(Sub Atlantic) 해양성

<표 1>후빙기의 기후구분352)

 그러나 오늘날 여러 나라에서 꽃가루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 미국·아프리카·아시아 등지에서의 꽃가루 연구자료가 쌓이게 되면서 북구지역과 지역적인 편차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즉 위의 구분에 각각 대응하는 우점식물(Dominant Vegetation)과 해당연대가 나라에 따라 약간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와 가까운 중국의 경우 북경의 꽃가루대(pollen profiles)에 기초하여 후빙기의 시작을 13,000BP 혹은 12,000BP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하며,353) 일본의 경우는 후빙기의 식생대를 꽃가루분석과 연구를 통해 나름대로 RⅠ·RⅡ·RⅢa·RⅢb로 나누고 있다354). 이렇게 꽃가루에 의한 기후구분은 지역적인 차이를 나타내며, 그 밖에도 꽃가루를 분석하여 당시의 식생과 기후를 복원하는 데는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어떤 꽃가루는 쉽게 분해되며, 어떤 종류는 멀리 날아가므로 원래 그 지역의 것인지 아닌지 판별해야 하는 점, 꽃가루 산출량이 식물마다 다른 점, 꽃가루를 잘 보존하고 있는 지역이 널리 나타나지 않으며 이에 따라 층위비교가 어려운 점 등이 그것이다.355) 또한 강어귀나 바닷가의 식생변천에서는 해수면 변동이 밀접한 영향을 주게 되므로 이것도 같이 고려함이 좋다. 결국 타당한 해석을 내리려면 꽃가루를 채집한 곳의 당시 지형이나 기후를 알아야 좋은데 이는 꽃가루분석을 한 다음 추정하게 되는 요소들이란 점에서 환경복원의 한계를 처음부터 지니고 있는 셈이다.

나) 우리 나라의 꽃가루연구

 우리 나라에서 최초로 꽃가루연구가 이루어지기는 1940년 지리산 세석평전의 토탄층에서 채집한 꽃가루분석이 처음이라고 한다.356) 1971년 평택지구의 꽃가루조사로 약 3,000년 전의 이 곳에 토탄층이 만들어질 때는 냉습하였다고 추정한 것이 광복 이후 남한 최초의 연구이다.357) 1978년에는 한국과 일본의 합동조사대가 속초 영랑호를 비롯하여 시흥 군자리·김제 봉산리·무안 가흥리·김해 예안리·울산 방어진 등지에서 꽃가루조사를 하였다.358) 이 가운데 영랑호의 경우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긴 시간(17,000년)에 걸친 식생대를 보여주며 10,000∼6,700BP에 기온이 급속히 온난해졌음을 밝혀 주어 그 가치가 크다. 이 기간 동안에는 참나무아속이 높은 출현율을 나타내다가 6,700BP 이후에는 소나무속이 가장 우세해진다. 이 곳에서 같이 이루어진 안정 동위체비(12C /13C) 및 유화물(Pyrite ; FeS2) 함량에 의한 결과를 보면359) 영랑호에서는 7,000∼5,500BP에서 최고값이 나와 꽃가루분석 결과와 잘 맞아들며, 이로 미루어 우리 나라에서도 이른바 기후극상기(Climatic Optimum)가 있었음이 확실해졌다.

 이 무렵까지 조사된 자료들과 북구·일본의 꽃가루분석 결과를 참고하여 우리 나라의 꽃가루대를 만든 것이 있는데,360) 이는 우리 나라 신석기시대의 꽃가루분대로서 아직까지 대표적으로 쓰이는 것이다(<표 2>).

<표 2>만빙기 및 후빙기의 화분분대361)

 <표 2>를 보면 10,000BP 이후의 우리 나라의 식생변천을 크게 참나무속(Quercus)과 소나무속(Pinus)의 경쟁관계에 따라 나누고 있다. 여기에 따르면 우리 나라는 오랫동안 참나무속이 우세하다가 6,000BP부터 소나무속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6,000BP 이후로도 대략 4,000BP 혹은 3,000BP부터 2,000BP 사이에 다시 소나무가 잠깐 줄어들고 참나무속이 증가하는 시기가 있다. 2,000BP 이후는 계속 소나무의 시기이다. 이 표는 영랑호의 꽃가루분석 결과를 기준으로 삼아서 참나무와 소나무의 대비에 초점을 맞추어 놓은 것이다. 그러나 아래 일산지방과 남부지방의 예에서 보듯이 항상 소나무와 참나무가 대립되는 것은 아니다.

<사진 1>일산지역에서 채집·분석된 여러 꽃가루들

 최근에 일산 신도시건설로 인해 비롯된 발굴에서는 토탄층에 대한 절대연대측정과 함께 꽃가루분석이 이루어졌다. 여기서 얻어진 결과는 영랑호의 자료와 함께 앞으로 우리 나라 중부지방의 식생대를 복원하는데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분석결과362)는 약 6,000BP부터 2,500BP 사이에 해당하는데 전체로 오리나무속(Alnus)이 가장 우세하며 그 다음으로 참나무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사진 1> 참조). 오리나무는 이른 시기에 나오는 물푸레나무(Fraxinus)와 함께 유적 가까이에 습기가 많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참나무속은 이 곳이 냉온대 중부지방에 속하기 때문에 신갈나무종(Quercus mongolica)으로 추정되었다. 소나무는 6,000BP 무렵부터 일정한 비율로 나타나 약 4,000년 전부터 늘어나고 있으나 소나무와 참나무의 관계가 뚜렷하지는 않다.

 남부지방의 꽃가루연구는 그리 많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앞서 언급한 한일합동조사대의 조사·분석 이외에 울산 방어진,363) 포항과 황등364)에 대한 조사가 있다. 포항과 황등의 경우 이외에는 대부분 절대연대측정값이 없거나 토탄층의 퇴적속도를 감안하여 상대연대를 추정하고 있다.

 포항의 꽃가루조사에 의하면 약 10,000BP부터 6,000BP까지는 참나무가 가장 우세하다. 그 밖에 넓은잎나무인 오리나무·구실잣밤나무(Corylus)·호두나무(Juglans)·굴피나무(Carya)·밤나무(Castanae) 등도 비교적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소나무는 약 10% 정도로 매우 낮다. 황등 토탄층에서는 약 6,000BP∼5,000BP의 식생대를 보여주는데 오리나무 꽃가루가 가장 많으며 참나무가 그 다음이다. 소나무는 적은 비율로 계속 출토되고 있다.365) 토탄층에서 나온 꽃가루의 유형들이 대개 이러함은 앞의 일산지역에서도 본 바 있다.

 약 4,000BP∼2,000BP에는 방어진·포항의 절대연대측정값이 있다. 그 경우를 보면 4,000BP∼2,000BP 동안에 여전히 참나무가 가장 우세하다. 소나무는 2,000BP로 가면서 약간씩 늘어나나 미미한 정도이다. 다른 나무들의 경우도 4,000BP 이전과 비슷해서 오리나무·서나무·개암(구실잣밤)나무 등 지는 넓은잎나무들이 많으며 그 밖에 느릅나무-느티나무들이 나타나다 점차 약해지고 있다. 온난대를 보여주는 늘푸른 넓은잎나무(常綠闊葉樹) 종류도 간혹 있다. 풀꽃가루 가운데는 쑥속·부들이 많은 편이다.366)

 위의 자료들을 가지고 우리 나라 남해안지방의 식생대를 추정해 보면 약 10,000년 전부터 5,000년 전까지는 참나무·버드나무·호도나무·개암나무·느릅나무·자작나무 등 여늬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지는 넓은잎나무들이 늘어나면서 기후가 급속히 따뜻해졌다고 여겨진다. 4,000∼2,000BP 동안에는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지는 넓은잎나무(참나무·오리나무·밤나무속·개암나무·서나무·느릅나무-느티나무 등)가 주로 자라는 외에 늘푸른 넓은잎나무들이 섞여 있는 온난대지역이었다고 하겠다. 풀꽃가루로는 벼과 외에 부들·쑥·명아주 등이 많다. 소나무는 지역에 따라 4,000BP 무렵에 나타나는 곳도 있고 2,000BP부터 급증하는 곳도 있는데 중부지방과는 달리 4,000∼2,000BP까지도 소나무가 주를 이룬다고 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참나무는 소나무보다도 기후환경이 좋은 시기(온난다습)에 극상림이 된다고 하는데, 이는 남해안지방의 기후와 들어맞는 것 같다.

 이렇게 볼 때 우리 나라의 꽃가루연구는 아직 미흡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좀 더 상세하고 정확한 꽃가루대와, 지역에 따른 꽃가루분대를 만들어 나가야 될 것이나, 우리 나라는 남북 사이가 길어 북부지방에서 남부지방에 걸쳐 통일된 꽃가루대를 만드는 작업이 손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신석기시대의 꽃가루대를 참나무속과 소나무속의 대립관계로 단순화시켜도 타당한가 하는 문제와, 늦은 시기로 갈수록 소나무속이 우세해진다면 그 이유 등에 대해서도 앞으로 해명되어야 할 것이다.

 식물상연구에는 꽃가루 외에 큰 식물화석이 있다. 앞에서 예로 든 나무줄기·잎·씨앗·열매 이외에도 고고학유적을 발굴할 때 나오는 탄화된 씨앗류나 토기에 찍힌 낟알자국 등도 포함된다. 납작밑토기의 밑바닥에 찍혀 있는 활엽수도 자료가 될 수 있다. 이 때에는 나무종뿐만 아니라 활엽수의 상태에 따라 토기를 만들던 시기도 알아낼 수 있다. 목탄으로 나무종류를 알아내기도 한다. 암사동·미사동·동막·내평 등 신석기시대 유적에서 채취한 흙을 부상분석(water flotation)하여 나무종을 밝힌 연구도 있다. 여기에서는 느티나무·벗나무·참나무·소나무·가문비나무 등 지는 넓은잎나무들이 검출되었다.367)

 최근에는 꽃가루분석과 큰 식물화석감정 및 규조류분석 등을 같이 해나가는데 일산의 경우가 바로 그러하다. 나무화석으로 분석된 결과를 보면 앞의 꽃가루분석 결과와 대개 일치하여 오리나무가 가장 많고 그 밖에 가래나무(Juglans mandshurica), 졸참나무(Quercus sp.), 물푸레나무(Fraxinus rhynchophylla), 자작나무 등이 확인되어 저습지환경을 보여주고 있다.368) 또 감나무류(Diospyros), 개살구나무(Prunophora), 사과속(Malus/Pyrus) 등의 나무종도 검출되었다. 이 곳에서는 볍씨도 찾았는데 탄소측정연대는 4,070BP로 재어졌다.

 합천 봉계리유적의 집터에서 나온 탄화된 씨앗들은 도토리(상수리), 가래(Juglans mandshurica : 보고문에는 ‘호두’로 나와 있으나 학명으로 보자면 ‘가래’이다), 살구(매실), 보리수과의 열매(Elaeagnus crispa) 등 5종이 확인되었다.369) 이들은 모두 온대림에 자생하는 지는잎나무이다.

350)川井直人 外, 韓明洙 옮김,≪人類가 나타난 날≫Ⅱ(1979), 68∼76쪽.
351)Butzer, K. W., Environment and Archaeology, 1971, p. 530.
352)Butzer, K. W., 위의 책, p. 531.
353)Chang, K. C., The Archaeology of Ancient China, 1986, p. 71.
354)Kotani, Yoshinobu, Upper Pleistocene and Holocene environmental conditions in Japan, Arctic Anthropology 5-2, 1969, pp. 143∼144.

安田喜憲,<日本列島における晩氷期以降の植生變遷と人類の居住>(≪第4紀硏究≫13-3, 1974), 106∼134쪽.
355)吳智泳,<平澤地區 土炭의 花粉分析>(≪韓國考古學報≫1, 1976), 125∼134쪽.
356)曹華龍,≪韓國의 冲積平野≫(1987), 15쪽.
357)吳智泳, 앞의 글.
358)安田喜憲·塚田松雄·金遵敏·李相泰·任良宰,<韓國における環境變遷史と農耕の起源>(≪韓國における環境變遷史≫, 1980), 1∼19쪽.
359)中井信之·洪思澳,<韓國永郞湖堆積物の地球化學的手段による古氣候變遷の硏究> (≪韓國における環境變遷史≫, 1980), 57∼61쪽.
360)曹華龍, 앞의 책, 149쪽.
361)曹華龍, 위의 책.
362)최기룡,<꽃가루분석>(≪자연과 옛사람의 삶≫: 일산신도시개발지역 학술조사보고 1, 1992), 145∼154쪽.
363)曺華龍,<韓國東海岸地域における後氷期の花粉分析學的硏究>(≪東北地理≫31, 1979), 23∼35쪽.
364)曹華龍, 앞의 책, 138∼153쪽.
365)曹華龍, 위의 책.
366)曹華龍, 앞의 글(1979).
367)任孝宰,<韓國 中部地方 新石器文化의 相似性과 相異性 硏究>(≪韓國考古學報≫2, 1977), 19∼39쪽.
368)박상진,<나무화석>(≪자연과 옛사람의 삶≫, 1992), 115∼143쪽.
369)李東注,<陜川鳳溪里出土の食用植物遺體>(≪考古學≫38, 1992), 36∼88쪽.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