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남부 내륙지역
지금까지 남부지역의 신석기문화에 대한 연구는 낙동강 하구를 중심으로 해안에 입지한 유적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1980대 중반 이후 합천댐수몰지구의 발굴로 남부 내륙지역에도 신석기유적이 분포하고 있음이 밝혀지면서 최근에는 남강유역·보성강유역에도 신석기유적의 존재가 확인되었다. 남부 내륙지역에서 발견된 유적들은 대개가 큰 강의 지류를 따라 입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신석기시대 후기유적으로 토기양식이 서로 비슷하고 무문토기시대로 이어지고 있어 남해안지역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남부 내륙지역의 토기들은 남해안지역과 통하는 요소를 지니고 있지만, 중부 내륙지역의 토기들과도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신석기시대 후기에 바다를 생활터전으로 하는 남해안지역과는 다른 생계양식을 영위하는 신석기문화가 내륙지역에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해안이나 큰 강에 의존하는 어로생활이 중심이었던 신석기문화가 후기에 가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내륙지역에까지 그 분포범위를 확대시켜 나갔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 나라 신석기문화의 보다 깊이있는 연구를 위해서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주변지역으로 시야를 넓혀 우리 나라 신석기문화의 연장선상에서 중국 동북지역과 러시아 연해주지역의 신석기문화에 대한 고찰이 뒤따라야 될 것이며, 하루 빨리 남북한학술교류가 이루어져 자료의 교환이 활발하게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제 막 시작된 내륙지역의 신석기유적에 대한 발굴조사도 활성화되어 신석기시대 생계양식의 변화와 더 나아가 무문토기시대의 이행과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기를 기대해 본다.
<任孝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