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편 한국사고려 시대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Ⅲ. 도교 및 풍수지리·도참사상2. 풍수지리·도참사상2) 풍수지리·도참사상의 추이
    • 01권 한국사의 전개
      • 총설 -한국사의 전개-
      • Ⅰ. 자연환경
      • Ⅱ. 한민족의 기원
      • Ⅲ. 한국사의 시대적 특성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
      • 개요
      • Ⅰ. 구석기문화
      • Ⅱ. 신석기문화
    • 03권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
      • 개요
      • Ⅰ. 청동기문화
      • Ⅱ. 철기문화
    • 04권 초기국가-고조선·부여·삼한
      • 개요
      • Ⅰ. 초기국가의 성격
      • Ⅱ. 고조선
      • Ⅲ. 부여
      • Ⅳ. 동예와 옥저
      • Ⅴ. 삼한
    • 05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Ⅰ-고구려
      • 개요
      • Ⅰ. 고구려의 성립과 발전
      • Ⅱ. 고구려의 변천
      • Ⅲ. 수·당과의 전쟁
      • Ⅳ. 고구려의 정치·경제와 사회
    • 06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Ⅱ-백제
      • 개요
      • Ⅰ. 백제의 성립과 발전
      • Ⅱ. 백제의 변천
      • Ⅲ. 백제의 대외관계
      • Ⅳ. 백제의 정치·경제와 사회
    • 07권 고대의 정치와 사회 Ⅲ-신라·가야
      • 개요
      • Ⅰ. 신라의 성립과 발전
      • Ⅱ. 신라의 융성
      • Ⅲ. 신라의 대외관계
      • Ⅳ. 신라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가야사 인식의 제문제
      • Ⅵ. 가야의 성립
      • Ⅶ. 가야의 발전과 쇠망
      • Ⅷ. 가야의 대외관계
      • Ⅸ. 가야인의 생활
    • 08권 삼국의 문화
      • 개요
      • Ⅰ. 토착신앙
      • Ⅱ. 불교와 도교
      • Ⅲ. 유학과 역사학
      • Ⅳ. 문학과 예술
      • Ⅴ. 과학기술
      • Ⅵ. 의식주 생활
      • Ⅶ. 문화의 일본 전파
    • 09권 통일신라
      • 개요
      • Ⅰ. 삼국통일
      • Ⅱ. 전제왕권의 확립
      • Ⅲ. 경제와 사회
      • Ⅳ. 대외관계
      • Ⅴ. 문화
    • 10권 발해
      • 개요
      • Ⅰ. 발해의 성립과 발전
      • Ⅱ. 발해의 변천
      • Ⅲ. 발해의 대외관계
      • Ⅳ. 발해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발해의 문화와 발해사 인식의 변천
    • 11권 신라의 쇠퇴와 후삼국
      • 개요
      • Ⅰ. 신라 하대의 사회변화
      • Ⅱ. 호족세력의 할거
      • Ⅲ. 후삼국의 정립
      • Ⅳ. 사상계의 변동
    • 12권 고려 왕조의 성립과 발전
      • 개요
      • Ⅰ. 고려 귀족사회의 형성
      • Ⅱ. 고려 귀족사회의 발전
    • 13권 고려 전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중앙의 정치조직
      • Ⅱ. 지방의 통치조직
      • Ⅲ. 군사조직
      • Ⅳ. 관리 등용제도
    • 14권 고려 전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전시과 체제
      • Ⅱ. 세역제도와 조운
      • Ⅲ. 수공업과 상업
    • 15권 고려 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사회구조
      • Ⅱ. 대외관계
    • 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
      • 개요
      • Ⅰ. 불교
        • 1. 불교사상의 전개
          • 1) 나말려초의 교종과 선종
            • (1) 왕건의 선대 세력과 선종
            • (2) 왕건과 승려의 결합
            • (3) 4무외사와 그들의 선사상
            • (4) 나말려초의 화엄결사
          • 2) 광종대의 불교통합운동과 천태학의 연구
            • (1) 광종대의 불교통합운동
            • (2) 천태학의 연구
          • 3) 현종대 이후 화엄종·법상종의 대두와 불교계의 모순
            • (1) 귀족불교의 융성
            • (2) 불교계의 모순
          • 4) 대각국사 의천의 불교개혁운동과 천태종의 창립
            • (1) 당시의 동아시아 불교
            • (2) 고려 불교계의 동향
            • (3) 의천의 행적과 연학
            • (4) 불교개혁운동과 천태종 개창
          • 5) 승관조직과 승과제도
            • (1) 승관조직
            • (2) 승과제도
        • 2. 대장경의 조판
          • 1) 초조대장경의 조판
            • (1) 조판의 동기 및 착수시기
            • (2) 조판의 경위 및 규모
            • (3) 초조본의 특성
          • 2) 속장의 조판
            • (1) 조판의 동기
            • (2) 장소 수집 및 조판 경위
            • (3) 전래본
            • (4) 속장의 특성
        • 3. 불교행사의 성행
          • 1) 불교행사의 유형과 전개
            • (1) 불교행사 성행의 시대적 배경
            • (2) 불교행사의 유형
            • (3) 불교행사의 전개와 의례적 구조
          • 2) 항례적인 불교행사
            • (1) 연등회
            • (2) 팔관회
            • (3) 인왕백고좌도량
            • (4) 장경도량
            • (5) 보살계도량
            • (6) 축수도량 및 기신도량
            • (7) 담선법회
          • 3) 각종의 도량
            • (1) 화엄경도량
            • (2) 반야경도량
            • (3) 법화도량
            • (4) 금광명경도량
            • (5) 약사도량
            • (6) 제석도량
            • (7) 신중도량
            • (8) 공덕천도량
            • (9) 소재도량
            • (10) 문두루도량
            • (11) 불정도량
            • (12) 마리지천도량
            • (13) 관정도량
            • (14) 기우도량
          • 4) 반승과 재회
          • 5) 향도조직
            • (1) 향도의 기원
            • (2) 고려 전기 향도의 조직과 활동양상
            • (3) 고려 후기 향도의 변화
        • 4. 사원의 경제 활동
          • 1) 사원경제의 배경
            • (1) 정치적 배경
            • (2) 종교적 배경
          • 2) 사원전의 확대와 경영
          • 3) 사원의 수공업
          • 4) 사원의 상행위
      • Ⅱ. 유학
        • 1. 유학사상의 정립
        • 2. 유학사상의 발전
        • 3. 유학사상의 실천적 전개
          • 1) 오행설과 천인합일설
            • (1) 오행설과 정치
            • (2) 유교정치이념과 월령
            • (3) 천문관과 유교사상
          • 2) 효와 예
            • (1) 5륜과 5교
            • (2) 윤리와 법
            • (3) 유교의 실천윤리
            • (4) 5례
      • Ⅲ. 도교 및 풍수지리·도참사상
        • 1. 도교사상
          • 1) 고려 도교의 수용과 전개
            • (1) 고려 초기의 도교
            • (2) 북송 도교의 수용과 복원궁 건립
            • (3) 과의도교의 체계화와 도교의례
            • (4) 도관 건립의 증가
          • 2) 도교사상의 전개
            • (1) 도교사상의 확산
            • (2) 재초청사의 도교이념
            • (3) 도교신앙과 그 사상
        • 2. 풍수지리·도참사상
          • 1) 풍수지리설과 도선
            • (1) 풍수지리설의 정의와 기원
            • (2) 도선과 도선식 풍수사상의 특징
          • 2) 풍수지리·도참사상의 추이
            • (1) 고려시대 풍수사상의 특성
            • (2) 서경천도운동
        • 3. 민속종교
          • 1) 고려시대 민속종교 이해의 문제점
          • 2) 민속종교의 신 관념
            • (1) 천신
            • (2) 산신
            • (3) 성황신
            • (4) 수신
            • (5) 기타
          • 3) 민속종교의 의례
            • (1) 치병
            • (2) 기우제
            • (3) 점복
            • (4) 기복제
    • 17권 고려 전기의 교육과 문화
      • 개요
      • Ⅰ. 교육
      • Ⅱ. 문화
    • 18권 고려 무신정권
      • 개요
      • Ⅰ. 무신정권의 성립과 변천
      • Ⅱ. 무신정권의 지배기구
      • Ⅲ. 무신정권기의 국왕과 무신
    • 19권 고려 후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정치체제와 정치세력의 변화
      • Ⅱ. 경제구조의 변화
    • 20권 고려 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신분제의 동요와 농민·천민의 봉기
      • Ⅱ. 대외관계의 전개
    • 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변화
      • Ⅱ. 문화의 발달
    • 22권 조선 왕조의 성립과 대외관계
      • 개요
      • Ⅰ. 양반관료국가의 성립
      • Ⅱ. 조선 초기의 대외관계
    • 23권 조선 초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양반관료 국가의 특성
      • Ⅱ. 중앙 정치구조
      • Ⅲ. 지방 통치체제
      • Ⅳ. 군사조직
      • Ⅴ. 교육제도와 과거제도
    • 24권 조선 초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토지제도와 농업
      • Ⅱ. 상업
      • Ⅲ. 각 부문별 수공업과 생산업
      • Ⅳ. 국가재정
      • Ⅴ. 교통·운수·통신
      • Ⅵ. 도량형제도
    • 25권 조선 초기의 사회와 신분구조
      • 개요
      • Ⅰ. 인구동향과 사회신분
      • Ⅱ. 가족제도와 의식주 생활
      • Ⅲ. 구제제도와 그 기구
    • 26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Ⅰ
      • 개요
      • Ⅰ. 학문의 발전
      • Ⅱ. 국가제사와 종교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개요
      • Ⅰ. 과학
      • Ⅱ. 기술
      • Ⅲ. 문학
      • Ⅳ. 예술
    • 28권 조선 중기 사림세력의 등장과 활동
      • 개요
      • Ⅰ. 양반관료제의 모순과 사회·경제의 변동
      • Ⅱ. 사림세력의 등장
      • Ⅲ. 사림세력의 활동
    • 29권 조선 중기의 외침과 그 대응
      • 개요
      • Ⅰ. 임진왜란
      • Ⅱ. 정묘·병자호란
    • 30권 조선 중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사림의 득세와 붕당의 출현
      • Ⅱ. 붕당정치의 전개와 운영구조
      • Ⅲ. 붕당정치하의 정치구조의 변동
      • Ⅳ. 자연재해·전란의 피해와 농업의 복구
      • Ⅴ. 대동법의 시행과 상공업의 변화
    • 31권 조선 중기의 사회와 문화
      • 개요
      • Ⅰ. 사족의 향촌지배체제
      • Ⅱ. 사족 중심 향촌지배체제의 재확립
      • Ⅲ. 예학의 발달과 유교적 예속의 보급
      • Ⅳ. 학문과 종교
      • Ⅴ. 문학과 예술
    • 32권 조선 후기의 정치
      • 개요
      • Ⅰ. 탕평정책과 왕정체제의 강화
      • Ⅱ. 양역변통론과 균역법의 시행
      • Ⅲ. 세도정치의 성립과 전개
      • Ⅳ. 부세제도의 문란과 삼정개혁
      • Ⅴ. 조선 후기의 대외관계
    •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
      • 개요
      • Ⅰ. 생산력의 증대와 사회분화
      • Ⅱ. 상품화폐경제의 발달
    • 34권 조선 후기의 사회
      • 개요
      • Ⅰ. 신분제의 이완과 신분의 변동
      • Ⅱ. 향촌사회의 변동
      • Ⅲ. 민속과 의식주
    • 35권 조선 후기의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동향과 민간신앙
      • Ⅱ. 학문과 기술의 발달
      • Ⅲ.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
    • 36권 조선 후기 민중사회의 성장
      • 개요
      • Ⅰ. 민중세력의 성장
      • Ⅱ. 18세기의 민중운동
      • Ⅲ. 19세기의 민중운동
    • 37권 서세 동점과 문호개방
      • 개요
      • Ⅰ. 구미세력의 침투
      • Ⅱ. 개화사상의 형성과 동학의 창도
      • Ⅲ. 대원군의 내정개혁과 대외정책
      • Ⅳ. 개항과 대외관계의 변화
    • 38권 개화와 수구의 갈등
      • 개요
      • Ⅰ. 개화파의 형성과 개화사상의 발전
      • Ⅱ. 개화정책의 추진
      • Ⅲ. 위정척사운동
      • Ⅳ. 임오군란과 청국세력의 침투
      • Ⅴ. 갑신정변
    • 39권 제국주의의 침투와 동학농민전쟁
      • 개요
      • Ⅰ. 제국주의 열강의 침투
      • Ⅱ. 조선정부의 대응(1885∼1893)
      • Ⅲ. 개항 후의 사회 경제적 변동
      • Ⅳ. 동학농민전쟁의 배경
      • Ⅴ. 제1차 동학농민전쟁
      • Ⅵ. 집강소의 설치와 폐정개혁
      • Ⅶ. 제2차 동학농민전쟁
    • 40권 청일전쟁과 갑오개혁
      • 개요
      • Ⅰ. 청일전쟁
      • Ⅱ. 청일전쟁과 1894년 농민전쟁
      • Ⅲ. 갑오경장
    • 41권 열강의 이권침탈과 독립협회
      • 개요
      • Ⅰ. 러·일간의 각축
      • Ⅱ. 열강의 이권침탈 개시
      • Ⅲ. 독립협회의 조직과 사상
      • Ⅳ. 독립협회의 활동
      • Ⅴ. 만민공동회의 정치투쟁
    • 42권 대한제국
      • 개요
      • Ⅰ. 대한제국의 성립
      • Ⅱ. 대한제국기의 개혁
      • Ⅲ. 러일전쟁
      • Ⅳ. 일제의 국권침탈
      • Ⅴ. 대한제국의 종말
    • 43권 국권회복운동
      • 개요
      • Ⅰ. 외교활동
      • Ⅱ. 범국민적 구국운동
      • Ⅲ. 애국계몽운동
      • Ⅳ. 항일의병전쟁
    • 44권 갑오개혁 이후의 사회·경제적 변동
      • 개요
      • Ⅰ. 외국 자본의 침투
      • Ⅱ. 민족경제의 동태
      • Ⅲ. 사회생활의 변동
    • 45권 신문화 운동Ⅰ
      • 개요
      • Ⅰ. 근대 교육운동
      • Ⅱ. 근대적 학문의 수용과 성장
      • Ⅲ. 근대 문학과 예술
    • 46권 신문화운동 Ⅱ
      • 개요
      • Ⅰ. 근대 언론활동
      • Ⅱ. 근대 종교운동
      • Ⅲ. 근대 과학기술
    • 47권 일제의 무단통치와 3·1운동
      • 개요
      • Ⅰ. 일제의 식민지 통치기반 구축
      • Ⅱ. 1910년대 민족운동의 전개
      • Ⅲ. 3·1운동
    • 48권 임시정부의 수립과 독립전쟁
      • 개요
      • Ⅰ. 문화정치와 수탈의 강화
      • Ⅱ.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활동
      • Ⅲ. 독립군의 편성과 독립전쟁
      • Ⅳ. 독립군의 재편과 통합운동
      • Ⅴ. 의열투쟁의 전개
    • 49권 민족운동의 분화와 대중운동
      • 개요
      • Ⅰ. 국내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운동
      • Ⅱ. 6·10만세운동과 신간회운동
      • Ⅲ. 1920년대의 대중운동
    • 50권 전시체제와 민족운동
      • 개요
      • Ⅰ. 전시체제와 민족말살정책
      • Ⅱ. 1930년대 이후의 대중운동
      • Ⅲ. 1930년대 이후 해외 독립운동
      • Ⅳ.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체제정비와 한국광복군의 창설
    • 51권 민족문화의 수호와 발전
      • 개요
      • Ⅰ. 교육
      • Ⅱ. 언론
      • Ⅲ. 국학 연구
      • Ⅳ. 종교
      • Ⅴ. 과학과 예술
      • Ⅵ. 민속과 의식주
    • 52권 대한민국의 성립
      • 개요
      • Ⅰ. 광복과 미·소의 분할점령
      • Ⅱ. 통일국가 수립운동
      • Ⅲ. 미군정기의 사회·경제·문화
      • Ⅳ. 남북한 단독정부의 수립
(2) 서경천도운동

 서경은 고구려 이래로 枕山帶水, 負江臨水의 풍수지리적 조건을 갖춘 중요한 땅으로 추앙받던 곳이다. 동쪽과 남쪽은 大同江에 면하고, 북쪽은 乙密臺와 牧丹峰을 포괄하는 錦繡山에 기대어 있는데, 이것을 主山으로 하여 명당이 펼쳐진 형세이다. 서쪽으로는 대동강의 지류인 普通江이 흐르고 있어 풍수가에서 흔히 말하는 山河襟帶 바로 그것이다.

 태조의 훈요 10조 제5훈에는 서경은 水德이 順調하여 우리나라 地脈의 근본이 된다고도 하였다. 이 곳은 이미 태조 26년(943)에 풍수지리설상 ‘大業萬代’의 땅으로서 국왕 巡駐地로 지목된 곳이며,661) 定宗 2년(947)에는 지리도참설에 의한 천도지로서 궁궐을 짓는 역사까지 착수되었으나 정종의 붕어로 그 실현을 보지 못한 적도 있었다. 정종은 도참을 믿어 서경에 천도할 것을 결의하고 크게 토목을 일으키어 백성을 노역하게 함은 물론, 개경에 살고 있던 부유한 계층들을 억지로 서경에 이주케 하여 원성이 높아졌으나, 마침 승하하고 말았던 것이다.662)

 정종이 대체 어떠한 내용의 도참에 영향을 받아 서경 천도를 결심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기록이 없다. 다만 이 때의 도참이 개경과 서경의 地脈衰旺, 혹은 水德順逆의 설을 기조로 한 것이 아닌가 추측되고 있다. 좀더 자세히 말하면 개경의 터는 수덕이 불순하고 지맥이 열세한 때문에 왕업이 쇠퇴하기 쉽고, 이에 반하여 서경은 수덕이 순조롭고 지맥이 왕성한 소위 ‘대업만대’의 지형이므로 마땅히 서경에 도읍하여 무궁한 복리를 받을 것이라는 지리도참설에 정종이 이끌렸을 것이라는 추측이다.663)

 서경은 광종 11년(959)에 개경을 皇都로 고침과 더불어 서도로 개칭되고, 성종 14년(994)에는 서경이라는 옛 명칭이 다시 사용되었다가 목종 원년(997)에는 다시 鎬京으로 개칭되었다. 여기에서 특히 서경을 서도니 호경이니 한 것은 周에서 東都인 洛邑에 대하여 鎬京을 西都라 한 데서 나온 것으로, 당시에 서경을 얼마나 중하게 여겼던가를 알 수 있다.664)

 그 뒤 문종 16년(1072)에는 다시 西京留守官을 두고 특히 서경 중심의 京畿四道를 설정하였으며,665) 역대 제왕들도 마찬가지로 지리도참설을 신봉하여 자주 서경에 巡駐하고 옛 궁을 수리하기도 하였다.

 이같은 과정을 거친 서경이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커다란 발자취를 남기게 된 것은 인종 때에 승 妙淸과 日官 白壽翰 등이 들고 나온 上京인 개경의 地氣衰旺說 및 서경의 地德說, 그리고 뒤이어 서경 천도를 중심으로 하여 발발한 묘청의 난 때문이다. 한마디로 묘청의 난은 서경 풍수지리의 지덕설에서 출발하였으며, 그 결과는 西京畿라는 막강한 서경의 행정구역 명호가 해체되고 서경의 지위도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것으로 끝났다. 그 전말을 살펴보면 시작은 인종 6년(1127)에 묘청이 당시의 시대적 배경, 즉 李資謙의 변란으로 인한 개경 궁궐의 全燒와 잦은 천재지변을 구실로 삼아 다음과 같이 인종에게 건의한 데서 비롯된다.

臣 등이 西京 林原驛의 땅을 살펴보건대, 이곳이 음양가들이 말하는 소위 大華勢가 틀림없습니다. 만일 이 곳에 궁궐을 세우고 移御해 있으면 천하를 병합할 수 있고 金國도 幣帛을 가지고 저절로 항복해 올 것이며, 36국이 모두 臣服할 것입니다(≪高麗史≫권 127, 列傳 40, 妙淸).

 여기서 핵심이 되는 풍수 개념은「大華勢」이다. 華는 花로도 쓰는데, 대개 풍수가에서는 산수의 發脈과 結局을 흔히 수목의 根幹枝葉花實 등에 비유하여 표현하는 것이 상례이다. 산과 물이 모여들어 吉格을 이루는 명당터를 흔히 花勢 혹은 花穴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풍수의 논리 체계로 말하자면 形局論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형국론은 지세를 전반적으로 개관할 수 있는 술법이기 때문에 술사 부류가 가장 많이 들먹이는 내용이고, 풍수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임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세의 개관이란 것이 보는 입장에 따라 달리 인식될 수 있는 것이며,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명확한 술법은 아니다.

 ≪雪心賦≫가 “物은 人·物·禽·獸類로 미루어 헤아릴 수 있고, 穴은 形으로 말미암아 취한다”고666) 갈파한 바와 같이, 실제 踏山하며 길지를 고르는 과정에 있어서는 눈으로 직접 길흉을 판별할 수 있는 어떤 유형 분류의 필요성이 생긴다. 산에 들어가 보면 풍수 이론은 이론대로 머리 속에서 맴돌고 산천은 산천대로 존재하여 이론을 實地勢에 대비하여 보기 곤란한 소위 “山自山 書自書”의 현상이 벌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럴 때 애매모호한 산천형세를 인물 금수의 형상에 유추하여 판단하면 비교적 쉽게 地勢大觀과 그 길흉을 떠올릴 수 있다.

 형국론은 우주의 만물만상이 理氣가 있으며 形像이 있기 때문에 외형 물체에는 그 형상에 상응한 氣象과 氣運이 내재해 있다고 보는 관념을 원리로 삼는다. 그러나 앞서 밝힌 바와 같이 物形으로 유추한다 하여도 術師의 주관이 작용될 소지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형국론은 풍수설의 본질적인 체계 구조에는 잘 나타나지 않고, 대부분 풍수 응용서나 備忘記 정도에나 나타날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체적인 윤곽만으로 단정해서는 안되는 것이 역시 형국론이다.≪설심부≫에서도 이를 경계하여 “호랑이는 사자와 비슷하고 기러기는 봉황과 다르지 않게 보이지만 만일 조그만 차이가 있어도 사슬을 가리켜 말이라 하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꼴이다. 모두 한덩어리로 되어 구별이 없으면 지렁이를 뱀으로 안다”고667) 지적하고 있다.

 物勢形狀이 사람의 길흉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은 원시시대부터 類物信仰으로서 존재했었다. 원래 풍수설 성립 초기에는 이것이 개입되어 있지 못했던 듯하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자생적으로 이 사고관념이 있었던 듯하나 중국의 경우에는 풍수지리의 발달 과정에서 유물신앙적인 관념이 이입되었는데, 이것은 풍수 논리가 음양오행설에 깊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지만 역시 중국의 경우에는 형국은 발달하지 못하였다.

 만물에 차이가 나는 것은 그것이 지니고 있는 氣의 차이 때문인 것이고 이 氣의 象이 形으로 나타나는 만큼, 形으로 物의 元氣를 알아낼 수 있다는 사고 방식이 형국론으로 발전된 것이라 본다. 예컨대 나무가 우뚝 솟은 듯한 山形을 갖춘 산은 木氣가 흘러 木山으로, 불꽃처럼 타오르는 듯한 산세는 火山으로 보는 것 따위가 그것이다. 혹은 多産과 결부하여 여성의 생식기에 유추하거나, 길한 짐승의 형상을 비견하는 것 등이 모두 그와 같은 관념의 소산이다.

 산천이 融結하면 그 외관상 많은 象과 物形의 모습을 띠게 된다. 이 물형과 상은 각각 그에 상응한 理氣와 象運이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풍수설에 있어서는 保局形勢와 山穴形體에 따라 이에 상응한 정기가 그 땅에 모여 있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穴處 주변의 국면이 어떤 형국을 갖는가 하는 것은 길흉판단에 있어 중요한 지표로 이용될 수 있는 것이다.

 원래 山形 판단에는 5星法이 있다. “經에 이르기를 하늘에는 五星이 있고 땅에는 五行이 있다고 한다. 하늘의 5성은 별자리로 나뉘고 땅의 5행은 산천으로 벌리어, 氣는 땅으로 흐르고 形은 하늘에 걸려 있다. 따라서 형으로 기를 보아 人紀를 세운다”고668) 하였다. 이것이 산형을 5성에 비기어 보는 근거이다.

 5성은 오행설에 기초하며, 오행설의 근본은 剛柔와 같이≪書經≫의 洪範 중에 있는데, 홍범 九疇의 차례는 수·화·목·금·토로 되어 있다. 오행의 성격에는 여러 해석이 있으나「民用五材」라 하여 고대인의 생활 소재를 들어 오행이라 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따라서 5材의 배열도 사람의 생명 지속에 가장 직접적인 수, 화로 시작하여 다음의 생활 소재인 목, 금에 이르고 최후로 일체 소재의 기본이 되는 토가 제시되었다. 이 생활 소재로서의 사람들이 쓰는 5재가 점차로 추상화되어 일종의 원리적인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 원리화된 5행조직을 구체적으로 나타낸 것이≪禮記≫의 月令이라 할 수 있다. 월령은 천문, 역법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相生, 相剋의 형세를 취하기도 한다. 이 상생·상극원리가 산천 형국에, 특히 산의 모양에 결부되어 5성법을 낳게 되는 것이다.

 5성의 생김새는 둥근 모양을 한 것이 金星, 곧고 모나지 않으며 直聳한 것이 木星, 물이 흐르듯 큰 굴곡없이 위에서 아래로 부드럽게 뻗어 간 것이 水星, 불꽃같이 뾰족하고 날카롭게 생긴 것이 火星, 반듯하고 옆으로 뻗어 중후한 인상을 풍기는 것이 土星이다.

 5성은 淸·濁·凶 3格으로 그 길흉을 논하는 바, 청이란 별이 수려하고 광채가 나는 것이며, 탁이란 별이 추악하고 거칠고 煞을 띤 것을 말한다. 산의 형세를 미루어 유형을 분류하고 그로써 형국을 논하려면 먼저 5성에 의하여 대관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또 국면을 이루고 있는 주위의 각 산들과 결부되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유형을 낳게 된다. 그 조사된 유형만도 수백 가지이며669)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 무궁무진한 가지수를 파생시킬 수도 있는 개념이다.670)

 따라서 앞서 서경의 大花勢라는 것도 땅의 명당 모양을 꽃에 비유하여 그것이 얼마나 좋은 경우인가를 표현하는 하나의 형국론적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틀림이 없다. 그리하여 인종 7년에는 드디어 林原驛에 大花新宮이 낙성되었으며, 묘청은 각종 음양비술로써 국왕의 移御를 잦게 하고 나중에는 서경을 국도로 삼아야 한다면서 서경 천도 운동을 벌이다가 개경에 있는 儒臣들의 맹렬한 배척을 받게 되자 드디어 난을 일으키게 되었던 것이다.

 이 반란의 결과로 서경은 큰 타격을 받게 되었는데, 먼저 문종 때에 설치되었던 西京畿四道라는 행정 구역이 해체되어 江東·江西·中和·順和·三登·三和의 6縣으로 되고, 또한 3경 중에서 서경은 이미 국왕 巡駐地로서의 지위를 잃어버린거나 다름없었다. 따라서 명종 이후부터는 전래의 3신사상과 산악숭배사상에 근원을 두고 있는, 거리상 개경 가까이 위치한 三蘇(三山)를 神山으로서 뿐만 아니라 풍수지리 도참에 부응하는 길지로 중시하여 여러 차례 相地하고 궁궐을 조성하며, 더 나아가서는 천도의 후보지로서까지 논의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崔昌祚>

661)≪高麗史≫권 2, 世家 2, 태조 26년.
662)≪高麗史≫권 2, 世家 2, 정종 2년.
663)李丙燾, 앞의 글, 108∼115쪽.
664)金庠基,<妙淸의 遷都運動과 稱帝建元論에 대하여>(≪국사상의 제문제≫4, 국사편찬위원회, 1956), 44쪽.
665)≪高麗史≫권 58, 志 12, 地理 3, 西京留守官.
666)≪雪心賦正解≫권 4, 論穴形異同及沙水凶形應驗.
667)위와 같음.
668)≪地理正宗≫권 1, 靑囊經 권 中.
669)村山智順,≪朝鮮の風水≫(朝鮮總督府, 1931), 229∼246쪽.
670)崔昌祚, 앞의 책, 179∼188쪽.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