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편 한국사고려 시대19권 고려 후기의 정치와 경제Ⅱ. 경제구조의 변화4. 수공업과 염업1) 수공업
    • 01권 한국사의 전개
      • 총설 -한국사의 전개-
      • Ⅰ. 자연환경
      • Ⅱ. 한민족의 기원
      • Ⅲ. 한국사의 시대적 특성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
      • 개요
      • Ⅰ. 구석기문화
      • Ⅱ. 신석기문화
    • 03권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
      • 개요
      • Ⅰ. 청동기문화
      • Ⅱ. 철기문화
    • 04권 초기국가-고조선·부여·삼한
      • 개요
      • Ⅰ. 초기국가의 성격
      • Ⅱ. 고조선
      • Ⅲ. 부여
      • Ⅳ. 동예와 옥저
      • Ⅴ. 삼한
    • 05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Ⅰ-고구려
      • 개요
      • Ⅰ. 고구려의 성립과 발전
      • Ⅱ. 고구려의 변천
      • Ⅲ. 수·당과의 전쟁
      • Ⅳ. 고구려의 정치·경제와 사회
    • 06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Ⅱ-백제
      • 개요
      • Ⅰ. 백제의 성립과 발전
      • Ⅱ. 백제의 변천
      • Ⅲ. 백제의 대외관계
      • Ⅳ. 백제의 정치·경제와 사회
    • 07권 고대의 정치와 사회 Ⅲ-신라·가야
      • 개요
      • Ⅰ. 신라의 성립과 발전
      • Ⅱ. 신라의 융성
      • Ⅲ. 신라의 대외관계
      • Ⅳ. 신라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가야사 인식의 제문제
      • Ⅵ. 가야의 성립
      • Ⅶ. 가야의 발전과 쇠망
      • Ⅷ. 가야의 대외관계
      • Ⅸ. 가야인의 생활
    • 08권 삼국의 문화
      • 개요
      • Ⅰ. 토착신앙
      • Ⅱ. 불교와 도교
      • Ⅲ. 유학과 역사학
      • Ⅳ. 문학과 예술
      • Ⅴ. 과학기술
      • Ⅵ. 의식주 생활
      • Ⅶ. 문화의 일본 전파
    • 09권 통일신라
      • 개요
      • Ⅰ. 삼국통일
      • Ⅱ. 전제왕권의 확립
      • Ⅲ. 경제와 사회
      • Ⅳ. 대외관계
      • Ⅴ. 문화
    • 10권 발해
      • 개요
      • Ⅰ. 발해의 성립과 발전
      • Ⅱ. 발해의 변천
      • Ⅲ. 발해의 대외관계
      • Ⅳ. 발해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발해의 문화와 발해사 인식의 변천
    • 11권 신라의 쇠퇴와 후삼국
      • 개요
      • Ⅰ. 신라 하대의 사회변화
      • Ⅱ. 호족세력의 할거
      • Ⅲ. 후삼국의 정립
      • Ⅳ. 사상계의 변동
    • 12권 고려 왕조의 성립과 발전
      • 개요
      • Ⅰ. 고려 귀족사회의 형성
      • Ⅱ. 고려 귀족사회의 발전
    • 13권 고려 전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중앙의 정치조직
      • Ⅱ. 지방의 통치조직
      • Ⅲ. 군사조직
      • Ⅳ. 관리 등용제도
    • 14권 고려 전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전시과 체제
      • Ⅱ. 세역제도와 조운
      • Ⅲ. 수공업과 상업
    • 15권 고려 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사회구조
      • Ⅱ. 대외관계
    • 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
      • 개요
      • Ⅰ. 불교
      • Ⅱ. 유학
      • Ⅲ. 도교 및 풍수지리·도참사상
    • 17권 고려 전기의 교육과 문화
      • 개요
      • Ⅰ. 교육
      • Ⅱ. 문화
    • 18권 고려 무신정권
      • 개요
      • Ⅰ. 무신정권의 성립과 변천
      • Ⅱ. 무신정권의 지배기구
      • Ⅲ. 무신정권기의 국왕과 무신
    • 19권 고려 후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정치체제와 정치세력의 변화
        • 1. 정치조직의 변화
          • 1) 중앙 통치체제의 변화
            • (1) 도평의사사
            • (2) 충렬왕대의 관제격하
            • (3) 충선왕대의 관제개혁
            • (4) 공민왕대의 관제개혁
            • (5) 고려 후기 정치체제의 성격
          • 2) 지방 통치체제의 변화
            • (1) 감무제의 확산과 농촌사회의 변화
            • (2) 문무교차제의 시행과 외관간의 갈등
          • 3) 관리 등용제도의 변질
            • (1) 인사행정의 문란과 관원의 숫적 증가
            • (2) 과거제와 음서제 등의 변질
            • (3) 첨설직제와 납속보관제의 신설
          • 4) 군제의 개편
            • (1) 원간섭기의 군제
            • (2) 군역체계의 변화
            • (3) 중앙군제의 개편
            • (4) 지방군제의 재편
        • 2. 권문세족과 신진사대부
          • 1) 권문세족의 성립과 그 성격
            • (1) 세족층의 형성과 그 특징
            • (2) 고려 후기 권력구조와 세족
            • (3) 고려 후기 사회모순의 심화와 세족층의 동향
            • (4) 고려 후기 세족의 역사적 성격
          • 2) 신진사대부의 대두와 그 성격
            • (1) 신진사대부의 대두 배경
            • (2) 사대부의 성격과 용어에 대한 논의
            • (3) 사대부의 성격과 시기구분
          • 3) 개혁정치의 추진과 신진사대부의 성장
            • (1) 개혁정치의 추진
            • (2) 개혁정치의 성격
            • (3) 신진사대부의 성장
        • 3. 고려왕조의 멸망
          • 1) 고려왕조 멸망의 배경
            • (1) 이인임 정권의 한계와 무장세력의 대두
            • (2) 이인임 정권 내부의 갈등과 최영의 집권
            • (3) 요동정벌과 위화도회군
          • 2) 이성계의 집권과 고려왕조의 멸망
            • (1) 이성계 집정체제 강화를 위한 개혁
            • (2) 공양왕 옹립과 이성계의 실권 장악
            • (3) 정몽주 살해와 이성계의 왕권찬탈
      • Ⅱ. 경제구조의 변화
        • 1. 농장의 성립과 그 구조
          • 1) 전시과체제의 붕괴
          • 2) 농장의 발달과 그 구조
            • (1) 수조지집적형 농장
            • (2) 사적 소유지형 농장
          • 3) 녹과전의 설치
          • 4) 사전·농장의 혁파
        • 2. 수취제도의 변화
          • 1) 조세
          • 2) 공부와 요역
            • (1) 공부
            • (2) 토목공사에서의 부역실태
            • (3) 수취기준의 변화
        • 3. 농업기술의 발전
          • 1) 농법의 발전
          • 2) 목면의 재배
        • 4. 수공업과 염업
          • 1) 수공업
            • (1) 관청수공업
            • (2) 소 수공업
            • (3) 사원수공업
            • (4) 민간수공업
          • 2) 염업
            • (1) 고려 전기 소금의 생산과 유통
            • (2) 고려 후기 소금 전매제의 실시
        • 5. 상업과 화폐
          • 1) 국내상업
            • (1) 도시상업
            • (2) 지방상업
            • (3) 고려 후기 상업의 발달과 신분제의 변동
          • 2) 대외무역
            • (1) 원과의 무역
            • (2) 다른 지역과의 교역
          • 3) 화폐의 유통
            • (1) 포화
            • (2) 은병과 소은병
            • (3) 쇄은과 은전
            • (4) 원의 보초
            • (5) 저화
    • 20권 고려 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신분제의 동요와 농민·천민의 봉기
      • Ⅱ. 대외관계의 전개
    • 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변화
      • Ⅱ. 문화의 발달
    • 22권 조선 왕조의 성립과 대외관계
      • 개요
      • Ⅰ. 양반관료국가의 성립
      • Ⅱ. 조선 초기의 대외관계
    • 23권 조선 초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양반관료 국가의 특성
      • Ⅱ. 중앙 정치구조
      • Ⅲ. 지방 통치체제
      • Ⅳ. 군사조직
      • Ⅴ. 교육제도와 과거제도
    • 24권 조선 초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토지제도와 농업
      • Ⅱ. 상업
      • Ⅲ. 각 부문별 수공업과 생산업
      • Ⅳ. 국가재정
      • Ⅴ. 교통·운수·통신
      • Ⅵ. 도량형제도
    • 25권 조선 초기의 사회와 신분구조
      • 개요
      • Ⅰ. 인구동향과 사회신분
      • Ⅱ. 가족제도와 의식주 생활
      • Ⅲ. 구제제도와 그 기구
    • 26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Ⅰ
      • 개요
      • Ⅰ. 학문의 발전
      • Ⅱ. 국가제사와 종교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개요
      • Ⅰ. 과학
      • Ⅱ. 기술
      • Ⅲ. 문학
      • Ⅳ. 예술
    • 28권 조선 중기 사림세력의 등장과 활동
      • 개요
      • Ⅰ. 양반관료제의 모순과 사회·경제의 변동
      • Ⅱ. 사림세력의 등장
      • Ⅲ. 사림세력의 활동
    • 29권 조선 중기의 외침과 그 대응
      • 개요
      • Ⅰ. 임진왜란
      • Ⅱ. 정묘·병자호란
    • 30권 조선 중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사림의 득세와 붕당의 출현
      • Ⅱ. 붕당정치의 전개와 운영구조
      • Ⅲ. 붕당정치하의 정치구조의 변동
      • Ⅳ. 자연재해·전란의 피해와 농업의 복구
      • Ⅴ. 대동법의 시행과 상공업의 변화
    • 31권 조선 중기의 사회와 문화
      • 개요
      • Ⅰ. 사족의 향촌지배체제
      • Ⅱ. 사족 중심 향촌지배체제의 재확립
      • Ⅲ. 예학의 발달과 유교적 예속의 보급
      • Ⅳ. 학문과 종교
      • Ⅴ. 문학과 예술
    • 32권 조선 후기의 정치
      • 개요
      • Ⅰ. 탕평정책과 왕정체제의 강화
      • Ⅱ. 양역변통론과 균역법의 시행
      • Ⅲ. 세도정치의 성립과 전개
      • Ⅳ. 부세제도의 문란과 삼정개혁
      • Ⅴ. 조선 후기의 대외관계
    •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
      • 개요
      • Ⅰ. 생산력의 증대와 사회분화
      • Ⅱ. 상품화폐경제의 발달
    • 34권 조선 후기의 사회
      • 개요
      • Ⅰ. 신분제의 이완과 신분의 변동
      • Ⅱ. 향촌사회의 변동
      • Ⅲ. 민속과 의식주
    • 35권 조선 후기의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동향과 민간신앙
      • Ⅱ. 학문과 기술의 발달
      • Ⅲ.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
    • 36권 조선 후기 민중사회의 성장
      • 개요
      • Ⅰ. 민중세력의 성장
      • Ⅱ. 18세기의 민중운동
      • Ⅲ. 19세기의 민중운동
    • 37권 서세 동점과 문호개방
      • 개요
      • Ⅰ. 구미세력의 침투
      • Ⅱ. 개화사상의 형성과 동학의 창도
      • Ⅲ. 대원군의 내정개혁과 대외정책
      • Ⅳ. 개항과 대외관계의 변화
    • 38권 개화와 수구의 갈등
      • 개요
      • Ⅰ. 개화파의 형성과 개화사상의 발전
      • Ⅱ. 개화정책의 추진
      • Ⅲ. 위정척사운동
      • Ⅳ. 임오군란과 청국세력의 침투
      • Ⅴ. 갑신정변
    • 39권 제국주의의 침투와 동학농민전쟁
      • 개요
      • Ⅰ. 제국주의 열강의 침투
      • Ⅱ. 조선정부의 대응(1885∼1893)
      • Ⅲ. 개항 후의 사회 경제적 변동
      • Ⅳ. 동학농민전쟁의 배경
      • Ⅴ. 제1차 동학농민전쟁
      • Ⅵ. 집강소의 설치와 폐정개혁
      • Ⅶ. 제2차 동학농민전쟁
    • 40권 청일전쟁과 갑오개혁
      • 개요
      • Ⅰ. 청일전쟁
      • Ⅱ. 청일전쟁과 1894년 농민전쟁
      • Ⅲ. 갑오경장
    • 41권 열강의 이권침탈과 독립협회
      • 개요
      • Ⅰ. 러·일간의 각축
      • Ⅱ. 열강의 이권침탈 개시
      • Ⅲ. 독립협회의 조직과 사상
      • Ⅳ. 독립협회의 활동
      • Ⅴ. 만민공동회의 정치투쟁
    • 42권 대한제국
      • 개요
      • Ⅰ. 대한제국의 성립
      • Ⅱ. 대한제국기의 개혁
      • Ⅲ. 러일전쟁
      • Ⅳ. 일제의 국권침탈
      • Ⅴ. 대한제국의 종말
    • 43권 국권회복운동
      • 개요
      • Ⅰ. 외교활동
      • Ⅱ. 범국민적 구국운동
      • Ⅲ. 애국계몽운동
      • Ⅳ. 항일의병전쟁
    • 44권 갑오개혁 이후의 사회·경제적 변동
      • 개요
      • Ⅰ. 외국 자본의 침투
      • Ⅱ. 민족경제의 동태
      • Ⅲ. 사회생활의 변동
    • 45권 신문화 운동Ⅰ
      • 개요
      • Ⅰ. 근대 교육운동
      • Ⅱ. 근대적 학문의 수용과 성장
      • Ⅲ. 근대 문학과 예술
    • 46권 신문화운동 Ⅱ
      • 개요
      • Ⅰ. 근대 언론활동
      • Ⅱ. 근대 종교운동
      • Ⅲ. 근대 과학기술
    • 47권 일제의 무단통치와 3·1운동
      • 개요
      • Ⅰ. 일제의 식민지 통치기반 구축
      • Ⅱ. 1910년대 민족운동의 전개
      • Ⅲ. 3·1운동
    • 48권 임시정부의 수립과 독립전쟁
      • 개요
      • Ⅰ. 문화정치와 수탈의 강화
      • Ⅱ.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활동
      • Ⅲ. 독립군의 편성과 독립전쟁
      • Ⅳ. 독립군의 재편과 통합운동
      • Ⅴ. 의열투쟁의 전개
    • 49권 민족운동의 분화와 대중운동
      • 개요
      • Ⅰ. 국내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운동
      • Ⅱ. 6·10만세운동과 신간회운동
      • Ⅲ. 1920년대의 대중운동
    • 50권 전시체제와 민족운동
      • 개요
      • Ⅰ. 전시체제와 민족말살정책
      • Ⅱ. 1930년대 이후의 대중운동
      • Ⅲ. 1930년대 이후 해외 독립운동
      • Ⅳ.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체제정비와 한국광복군의 창설
    • 51권 민족문화의 수호와 발전
      • 개요
      • Ⅰ. 교육
      • Ⅱ. 언론
      • Ⅲ. 국학 연구
      • Ⅳ. 종교
      • Ⅴ. 과학과 예술
      • Ⅵ. 민속과 의식주
    • 52권 대한민국의 성립
      • 개요
      • Ⅰ. 광복과 미·소의 분할점령
      • Ⅱ. 통일국가 수립운동
      • Ⅲ. 미군정기의 사회·경제·문화
      • Ⅳ. 남북한 단독정부의 수립
(1) 관청수공업

 관청수공업은 왕실·관청의 수요품, 군수품, 조공품 등 지배층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었다. 따라서 그 수공업품은 전문성이 높고 수준도 뛰어났다. 관청수공업은 중앙·지방의 관청이 수공업장을 설치하고 工匠을 징발하여, 제품을 만드는 체제로 운영되었다.1096)

 중앙 관청수공업은 수도 개경의 중앙관청에 소속된 수공업장이 중심이 된 국왕·귀족의 생필품·사치품, 중앙관청의 필요품, 군수품, 국가행사의 필요품 등을 주로 생산하였다. 관리체계의 최고 담당기관은 工部(工曹)였다. 공부는 충렬왕 원년(1275)에 폐지되었다가, 24년(1298)에 공조로 명칭을 바꾸어 다시 설치되었다. 그러나 또 다시 폐지되었다가 공민왕 5년(1356)의 관제개혁 때 다시 설치되었다.1097) 중앙 관청수공업은 직능에 따라 繕工寺, 軍器寺 등 14개 부서로 분화되어 있었다.1098) 이들 관청은 그 비중에 따라 판사(정3품)∼승(정9품)에 의해 지휘, 통제되었다. 행정관리 체계는 신분적 위계질서가 철저하였으며, 그 등급은 단순히 생산의 규모나 중요성에 의해 규정되는 것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어느 계층의 수요품을 생산하는가에 따라 규정되었다.1099)

 중앙 관청수공업은 정부의 수요에 따라 분류되었고, 각 관청마다 각종 공장이 전속되어 있었다.1100) 공장에게는 일종의 호적과 같은 工匠案(百工案牘)이 작성되어, 이 안에 의해 공장의 공역 동원이 이루어졌다. 공장안은 공장에 대한 국가의 파악과 역 수취를 위해 작성되었다. 공장은 왕경과 지방으로, 지방은 각 출신 지역별로 공장안에 등록·편제되었다. 그러나 고려시대에는 조선시대처럼 경·외공장 같은 법제적 구분은 없었다.1101)

 관청수공업의 공정은 세분화되어 있었다. 군기감의 경우 공장의 업종은 皮甲匠·牟匠 등 13종이나 되었다. 이처럼 업종이 다양한 것은 분업체계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1102) 공장은 관청에만 예속되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관청수공업장에 동원되는 일정 기간의 공역일을 제외하고는 자기 영업을 할 수 있었다. 공역에 종사할 경우에도 지급되는 대가가 고려 후기로 올수록 점차 임노동적인 성격으로 변하였다. 예를 들면 고종 36년(1249) 강화도에 있던 정부를 개경으로 옮기기 위한 궁궐 복구공사에 종사한 공장에게 은 20근·포 200필을 지급하였다.1103) 원종 15년(1274)에는 원의 요청으로 일본원정 전함 300척을 건조하였는데, 이 때 동원된 공장과 인부 30,500명에게 3개월 급료로 34,312석 5두를 지급하였다.1104) 이들은 부역의 형태로 동원되었지만 일정한 노임을 받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1105)

 공장은 취업기간과 기술수준에 따라 지유승지·지유부승지·지유행수·지유·행수교위·행수부위·행수대장·행수부장 등 다양한 칭호를 가지고 있었다. 일반 공장은 이들의 지휘를 받고 있었다.1106) 공장의 구체적인 모습은 韓仲敍를 통해 잘 알 수 있다.

 한중서는 강종 2년(1213)에는 高嶺寺 飯子, 고종 9년(1222) 靑林寺 銅鐘, 고종 25년(1238)에는 神龍寺 小鐘과 神泉寺 반자, 그리고 고종 39년(1252)에는 安養社 반자 등을 주조하였다. 그는 侍衛軍士→匠→大匠의 순으로 승진하였으며, 고종 25년에는 別將同正이란 동정직도 가지고 있었다.1107) 상층 수공업자에게 직위를 준 것은 생산의욕을 높이고 일반 수공업자에 대한 통제와 감독을 강화시키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1108) 비록 동정직이지만 有品官 진출이 근본적으로 금지되어 있던 공장에게 동정직 제수는 작지 않은 명예였다. 물론 모든 공장에게 유품직이 내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공장에 대한 賞이나,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유품직의 획득, 또는 중앙공장의 지방이주나 지방공장의 출신지역 이탈이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이에 대한 국가의 대응책 등으로 동정직이 수여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이탈 추세가 늘어남에 따라 전기 수공업체계는 크게 동요되지 않을 수 없었다.1109)

 관청수공업장의 생산활동은 시장생산이 아니므로, 작업기간이 길수록 민간수공업의 발달을 저해하였다. 중앙집권력과 관청수공업 관리체계가 약해짐에 따라 일부 수공업자는 지방에 흩어져 독립적인 수공업자로 전환되어 갔다. 관청수공업이 쇠퇴함에 따라 중앙관청에서는 필요한 물품을 거의 모두 시전에서 구입하는 상태가 되었다. 이리하여 충렬왕 22년(1296)에는 중찬 洪子藩에 의해 지방에 나가 있는 개경의 鍮銅匠을 기한을 정하여 개경으로 돌아오게 할 것이 건의될 정도로1110) 이 무렵 개경의 관영수공업에 부역해야 할 경공장들은 지방의 주현에 많이 나가 있었다. 이러한 공장의 출신지역 이탈은 이미 무신집권기 이래로 심화되어 있었다.

 지방 관청수공업장은 지방의 주요 수공업지역에 설치된 것으로서 錦綺坊·雜織坊·甲坊 등이 있었다. 금기방은 고급 비단이나 일반 견직물, 잡직방은 여러 잡직물, 갑방은 가죽제품 또는 능라비단을 짜는 수공업장이다.1111) 그러나 금기방 등 지방 생산조직은 지방 관청수요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중앙 관청수요를 위한 것이었다. 지방관청 자체의 수요를 위한 수공업장도 있었으나, 그 수나 규모는 미미하였다.1112)

 충선왕 3년(1311) 이전에 동경(경주)에는 갑방이란 창고가 있었는데 이 창고는 백성에게서 능라를 수탈하여 저장하는 창고였다고1113) 한다. 경주의 수공업장인 갑방이 금기능라 등의 생산기구가 아니라, 중앙에 납부하는 능라 등 공물을 민에게서 수취하여 보관하는 창고로 변한 것은 지방 관청수공업의 쇠퇴 양상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갑방의 쇠퇴는 일반농민의 능라 직조기술의 성장에 반비례하는 것이었다. 은병을 가지고 민간의 능라를 강제적으로 매득하는 것도 민간수공업 성장을 반영하는 현상이다.1114)

 京市에서는 綾·羅·絲·絹·紗·綃 등 다양한 견직물이 판매되고 있었다. 경시에서의 판매가 활발하게 된 것은 국내 견직물 수요가 증대함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었다. 고려말에는 대소 신하가 사·라 등 의복을 입는 것을 금지하고 검소함을 강조하였다. 또한 귀천을 막론하고 다른 나라의 물건을 다투어 구입한다고 하면서, 工商賤隷가 사·라·능·단을 입는 것을 금하여 사치풍조를 없애고 신분질서를 엄하게 하도록 하였다.1115) 이러한 양상은 이 시기 고급 견직물 수요층이 매우 확대되어 갔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중앙 관청수공업이 쇠퇴함에 따라 개경의 권세가 사이에는 自家에서 고급 견직물을 만드는 경우도 생겼다. 黃綾布를 자가생산한 崔怡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1116)

1096)홍희유,≪조선중세수공업사연구≫(과학백과사전출판사, 1979 ; 지양사, 1989, 85∼86쪽).

金炫榮,<고려시기의 所에 대한 재검토>(≪韓國史論≫15, 서울大, 1986), 108쪽.

안병우,<고려시대 수공업과 상업>(≪한국사≫6, 한길사, 1994), 111쪽.

姜萬吉, 위의 글, 184∼187쪽.
1097)金東旭,≪韓國建築工匠史硏究≫(技文堂, 1993), 71쪽.
1098)리용태,≪우리 나라 중세과학기술사≫(과학백과사전출판사, 1990), 78쪽.
1099)홍희유, 앞의 책, 86∼88쪽.

徐明禧, 앞의 글, 419∼421쪽.
1100)姜萬吉, 앞의 글, 184쪽.
1101)姜萬吉, 위의 글, 188쪽.

洪承基,<高麗時代의 工匠>(≪震檀學報≫40, 1975), 66쪽.

徐聖鎬,<高麗前期 지배체제와 工匠>(≪韓國史論≫27, 서울大, 1992), 90∼93쪽.
1102)안병우, 앞의 글, 113쪽.
1103)≪高麗史≫권 23, 世家 23, 고종 36년 4월 병진.
1104)≪高麗史≫권 27, 世家 27, 원종 15년 2월 갑자.
1105)姜萬吉, 앞의 글, 187∼188쪽.
1106)白南雲,≪朝鮮封建社會經濟史(上)≫(改造社, 1937 ; 하일식 옮김, 백남운전집 3, 이론과 실천, 1993, 81쪽).
1107)朴敬源,<高麗鑄金匠考-韓仲敍와 그의 作品->(≪考古美術≫149, 韓國考古美術史學會, 1981).
1108)徐明禧, 앞의 글, 421쪽.
1109)徐聖鎬,<高麗 武臣執權期 商工業의 전개>(≪國史館論叢≫37, 1992), 106∼107쪽.
1110)≪高麗史≫권 84, 志 38, 刑法 1, 職制 충렬왕 22년 5월.
1111)홍희유, 앞의 책, 92쪽.

―――,≪조선상업사-고대·중세-≫(과학백과사전종합출판사, 1989), 75쪽.
1112)徐明禧, 앞의 글, 421∼422쪽.
1113)≪高麗史≫권 107, 列傳 20, 權㫜.
1114)홍희유, 앞의 책(1979), 93쪽.

北村秀人,<高麗時代の絹織物生産について>(≪人文硏究≫37­9, 大阪市立大, 1985), 65∼66쪽.

안병우, 앞의 글, 126쪽.
1115)≪高麗史≫권 46, 世家 46, 공양왕 3년 5월 무술 및 권 85, 志 39, 刑法 2, 禁令 공양왕 3년 3월.
1116)北村秀人, 앞의 글, 70∼74쪽.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