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편 한국사고려 시대19권 고려 후기의 정치와 경제Ⅱ. 경제구조의 변화4. 수공업과 염업1) 수공업
    • 01권 한국사의 전개
      • 총설 -한국사의 전개-
      • Ⅰ. 자연환경
      • Ⅱ. 한민족의 기원
      • Ⅲ. 한국사의 시대적 특성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
      • 개요
      • Ⅰ. 구석기문화
      • Ⅱ. 신석기문화
    • 03권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
      • 개요
      • Ⅰ. 청동기문화
      • Ⅱ. 철기문화
    • 04권 초기국가-고조선·부여·삼한
      • 개요
      • Ⅰ. 초기국가의 성격
      • Ⅱ. 고조선
      • Ⅲ. 부여
      • Ⅳ. 동예와 옥저
      • Ⅴ. 삼한
    • 05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Ⅰ-고구려
      • 개요
      • Ⅰ. 고구려의 성립과 발전
      • Ⅱ. 고구려의 변천
      • Ⅲ. 수·당과의 전쟁
      • Ⅳ. 고구려의 정치·경제와 사회
    • 06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Ⅱ-백제
      • 개요
      • Ⅰ. 백제의 성립과 발전
      • Ⅱ. 백제의 변천
      • Ⅲ. 백제의 대외관계
      • Ⅳ. 백제의 정치·경제와 사회
    • 07권 고대의 정치와 사회 Ⅲ-신라·가야
      • 개요
      • Ⅰ. 신라의 성립과 발전
      • Ⅱ. 신라의 융성
      • Ⅲ. 신라의 대외관계
      • Ⅳ. 신라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가야사 인식의 제문제
      • Ⅵ. 가야의 성립
      • Ⅶ. 가야의 발전과 쇠망
      • Ⅷ. 가야의 대외관계
      • Ⅸ. 가야인의 생활
    • 08권 삼국의 문화
      • 개요
      • Ⅰ. 토착신앙
      • Ⅱ. 불교와 도교
      • Ⅲ. 유학과 역사학
      • Ⅳ. 문학과 예술
      • Ⅴ. 과학기술
      • Ⅵ. 의식주 생활
      • Ⅶ. 문화의 일본 전파
    • 09권 통일신라
      • 개요
      • Ⅰ. 삼국통일
      • Ⅱ. 전제왕권의 확립
      • Ⅲ. 경제와 사회
      • Ⅳ. 대외관계
      • Ⅴ. 문화
    • 10권 발해
      • 개요
      • Ⅰ. 발해의 성립과 발전
      • Ⅱ. 발해의 변천
      • Ⅲ. 발해의 대외관계
      • Ⅳ. 발해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발해의 문화와 발해사 인식의 변천
    • 11권 신라의 쇠퇴와 후삼국
      • 개요
      • Ⅰ. 신라 하대의 사회변화
      • Ⅱ. 호족세력의 할거
      • Ⅲ. 후삼국의 정립
      • Ⅳ. 사상계의 변동
    • 12권 고려 왕조의 성립과 발전
      • 개요
      • Ⅰ. 고려 귀족사회의 형성
      • Ⅱ. 고려 귀족사회의 발전
    • 13권 고려 전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중앙의 정치조직
      • Ⅱ. 지방의 통치조직
      • Ⅲ. 군사조직
      • Ⅳ. 관리 등용제도
    • 14권 고려 전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전시과 체제
      • Ⅱ. 세역제도와 조운
      • Ⅲ. 수공업과 상업
    • 15권 고려 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사회구조
      • Ⅱ. 대외관계
    • 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
      • 개요
      • Ⅰ. 불교
      • Ⅱ. 유학
      • Ⅲ. 도교 및 풍수지리·도참사상
    • 17권 고려 전기의 교육과 문화
      • 개요
      • Ⅰ. 교육
      • Ⅱ. 문화
    • 18권 고려 무신정권
      • 개요
      • Ⅰ. 무신정권의 성립과 변천
      • Ⅱ. 무신정권의 지배기구
      • Ⅲ. 무신정권기의 국왕과 무신
    • 19권 고려 후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정치체제와 정치세력의 변화
        • 1. 정치조직의 변화
          • 1) 중앙 통치체제의 변화
            • (1) 도평의사사
            • (2) 충렬왕대의 관제격하
            • (3) 충선왕대의 관제개혁
            • (4) 공민왕대의 관제개혁
            • (5) 고려 후기 정치체제의 성격
          • 2) 지방 통치체제의 변화
            • (1) 감무제의 확산과 농촌사회의 변화
            • (2) 문무교차제의 시행과 외관간의 갈등
          • 3) 관리 등용제도의 변질
            • (1) 인사행정의 문란과 관원의 숫적 증가
            • (2) 과거제와 음서제 등의 변질
            • (3) 첨설직제와 납속보관제의 신설
          • 4) 군제의 개편
            • (1) 원간섭기의 군제
            • (2) 군역체계의 변화
            • (3) 중앙군제의 개편
            • (4) 지방군제의 재편
        • 2. 권문세족과 신진사대부
          • 1) 권문세족의 성립과 그 성격
            • (1) 세족층의 형성과 그 특징
            • (2) 고려 후기 권력구조와 세족
            • (3) 고려 후기 사회모순의 심화와 세족층의 동향
            • (4) 고려 후기 세족의 역사적 성격
          • 2) 신진사대부의 대두와 그 성격
            • (1) 신진사대부의 대두 배경
            • (2) 사대부의 성격과 용어에 대한 논의
            • (3) 사대부의 성격과 시기구분
          • 3) 개혁정치의 추진과 신진사대부의 성장
            • (1) 개혁정치의 추진
            • (2) 개혁정치의 성격
            • (3) 신진사대부의 성장
        • 3. 고려왕조의 멸망
          • 1) 고려왕조 멸망의 배경
            • (1) 이인임 정권의 한계와 무장세력의 대두
            • (2) 이인임 정권 내부의 갈등과 최영의 집권
            • (3) 요동정벌과 위화도회군
          • 2) 이성계의 집권과 고려왕조의 멸망
            • (1) 이성계 집정체제 강화를 위한 개혁
            • (2) 공양왕 옹립과 이성계의 실권 장악
            • (3) 정몽주 살해와 이성계의 왕권찬탈
      • Ⅱ. 경제구조의 변화
        • 1. 농장의 성립과 그 구조
          • 1) 전시과체제의 붕괴
          • 2) 농장의 발달과 그 구조
            • (1) 수조지집적형 농장
            • (2) 사적 소유지형 농장
          • 3) 녹과전의 설치
          • 4) 사전·농장의 혁파
        • 2. 수취제도의 변화
          • 1) 조세
          • 2) 공부와 요역
            • (1) 공부
            • (2) 토목공사에서의 부역실태
            • (3) 수취기준의 변화
        • 3. 농업기술의 발전
          • 1) 농법의 발전
          • 2) 목면의 재배
        • 4. 수공업과 염업
          • 1) 수공업
            • (1) 관청수공업
            • (2) 소 수공업
            • (3) 사원수공업
            • (4) 민간수공업
          • 2) 염업
            • (1) 고려 전기 소금의 생산과 유통
            • (2) 고려 후기 소금 전매제의 실시
        • 5. 상업과 화폐
          • 1) 국내상업
            • (1) 도시상업
            • (2) 지방상업
            • (3) 고려 후기 상업의 발달과 신분제의 변동
          • 2) 대외무역
            • (1) 원과의 무역
            • (2) 다른 지역과의 교역
          • 3) 화폐의 유통
            • (1) 포화
            • (2) 은병과 소은병
            • (3) 쇄은과 은전
            • (4) 원의 보초
            • (5) 저화
    • 20권 고려 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신분제의 동요와 농민·천민의 봉기
      • Ⅱ. 대외관계의 전개
    • 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변화
      • Ⅱ. 문화의 발달
    • 22권 조선 왕조의 성립과 대외관계
      • 개요
      • Ⅰ. 양반관료국가의 성립
      • Ⅱ. 조선 초기의 대외관계
    • 23권 조선 초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양반관료 국가의 특성
      • Ⅱ. 중앙 정치구조
      • Ⅲ. 지방 통치체제
      • Ⅳ. 군사조직
      • Ⅴ. 교육제도와 과거제도
    • 24권 조선 초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토지제도와 농업
      • Ⅱ. 상업
      • Ⅲ. 각 부문별 수공업과 생산업
      • Ⅳ. 국가재정
      • Ⅴ. 교통·운수·통신
      • Ⅵ. 도량형제도
    • 25권 조선 초기의 사회와 신분구조
      • 개요
      • Ⅰ. 인구동향과 사회신분
      • Ⅱ. 가족제도와 의식주 생활
      • Ⅲ. 구제제도와 그 기구
    • 26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Ⅰ
      • 개요
      • Ⅰ. 학문의 발전
      • Ⅱ. 국가제사와 종교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개요
      • Ⅰ. 과학
      • Ⅱ. 기술
      • Ⅲ. 문학
      • Ⅳ. 예술
    • 28권 조선 중기 사림세력의 등장과 활동
      • 개요
      • Ⅰ. 양반관료제의 모순과 사회·경제의 변동
      • Ⅱ. 사림세력의 등장
      • Ⅲ. 사림세력의 활동
    • 29권 조선 중기의 외침과 그 대응
      • 개요
      • Ⅰ. 임진왜란
      • Ⅱ. 정묘·병자호란
    • 30권 조선 중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사림의 득세와 붕당의 출현
      • Ⅱ. 붕당정치의 전개와 운영구조
      • Ⅲ. 붕당정치하의 정치구조의 변동
      • Ⅳ. 자연재해·전란의 피해와 농업의 복구
      • Ⅴ. 대동법의 시행과 상공업의 변화
    • 31권 조선 중기의 사회와 문화
      • 개요
      • Ⅰ. 사족의 향촌지배체제
      • Ⅱ. 사족 중심 향촌지배체제의 재확립
      • Ⅲ. 예학의 발달과 유교적 예속의 보급
      • Ⅳ. 학문과 종교
      • Ⅴ. 문학과 예술
    • 32권 조선 후기의 정치
      • 개요
      • Ⅰ. 탕평정책과 왕정체제의 강화
      • Ⅱ. 양역변통론과 균역법의 시행
      • Ⅲ. 세도정치의 성립과 전개
      • Ⅳ. 부세제도의 문란과 삼정개혁
      • Ⅴ. 조선 후기의 대외관계
    •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
      • 개요
      • Ⅰ. 생산력의 증대와 사회분화
      • Ⅱ. 상품화폐경제의 발달
    • 34권 조선 후기의 사회
      • 개요
      • Ⅰ. 신분제의 이완과 신분의 변동
      • Ⅱ. 향촌사회의 변동
      • Ⅲ. 민속과 의식주
    • 35권 조선 후기의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동향과 민간신앙
      • Ⅱ. 학문과 기술의 발달
      • Ⅲ.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
    • 36권 조선 후기 민중사회의 성장
      • 개요
      • Ⅰ. 민중세력의 성장
      • Ⅱ. 18세기의 민중운동
      • Ⅲ. 19세기의 민중운동
    • 37권 서세 동점과 문호개방
      • 개요
      • Ⅰ. 구미세력의 침투
      • Ⅱ. 개화사상의 형성과 동학의 창도
      • Ⅲ. 대원군의 내정개혁과 대외정책
      • Ⅳ. 개항과 대외관계의 변화
    • 38권 개화와 수구의 갈등
      • 개요
      • Ⅰ. 개화파의 형성과 개화사상의 발전
      • Ⅱ. 개화정책의 추진
      • Ⅲ. 위정척사운동
      • Ⅳ. 임오군란과 청국세력의 침투
      • Ⅴ. 갑신정변
    • 39권 제국주의의 침투와 동학농민전쟁
      • 개요
      • Ⅰ. 제국주의 열강의 침투
      • Ⅱ. 조선정부의 대응(1885∼1893)
      • Ⅲ. 개항 후의 사회 경제적 변동
      • Ⅳ. 동학농민전쟁의 배경
      • Ⅴ. 제1차 동학농민전쟁
      • Ⅵ. 집강소의 설치와 폐정개혁
      • Ⅶ. 제2차 동학농민전쟁
    • 40권 청일전쟁과 갑오개혁
      • 개요
      • Ⅰ. 청일전쟁
      • Ⅱ. 청일전쟁과 1894년 농민전쟁
      • Ⅲ. 갑오경장
    • 41권 열강의 이권침탈과 독립협회
      • 개요
      • Ⅰ. 러·일간의 각축
      • Ⅱ. 열강의 이권침탈 개시
      • Ⅲ. 독립협회의 조직과 사상
      • Ⅳ. 독립협회의 활동
      • Ⅴ. 만민공동회의 정치투쟁
    • 42권 대한제국
      • 개요
      • Ⅰ. 대한제국의 성립
      • Ⅱ. 대한제국기의 개혁
      • Ⅲ. 러일전쟁
      • Ⅳ. 일제의 국권침탈
      • Ⅴ. 대한제국의 종말
    • 43권 국권회복운동
      • 개요
      • Ⅰ. 외교활동
      • Ⅱ. 범국민적 구국운동
      • Ⅲ. 애국계몽운동
      • Ⅳ. 항일의병전쟁
    • 44권 갑오개혁 이후의 사회·경제적 변동
      • 개요
      • Ⅰ. 외국 자본의 침투
      • Ⅱ. 민족경제의 동태
      • Ⅲ. 사회생활의 변동
    • 45권 신문화 운동Ⅰ
      • 개요
      • Ⅰ. 근대 교육운동
      • Ⅱ. 근대적 학문의 수용과 성장
      • Ⅲ. 근대 문학과 예술
    • 46권 신문화운동 Ⅱ
      • 개요
      • Ⅰ. 근대 언론활동
      • Ⅱ. 근대 종교운동
      • Ⅲ. 근대 과학기술
    • 47권 일제의 무단통치와 3·1운동
      • 개요
      • Ⅰ. 일제의 식민지 통치기반 구축
      • Ⅱ. 1910년대 민족운동의 전개
      • Ⅲ. 3·1운동
    • 48권 임시정부의 수립과 독립전쟁
      • 개요
      • Ⅰ. 문화정치와 수탈의 강화
      • Ⅱ.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활동
      • Ⅲ. 독립군의 편성과 독립전쟁
      • Ⅳ. 독립군의 재편과 통합운동
      • Ⅴ. 의열투쟁의 전개
    • 49권 민족운동의 분화와 대중운동
      • 개요
      • Ⅰ. 국내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운동
      • Ⅱ. 6·10만세운동과 신간회운동
      • Ⅲ. 1920년대의 대중운동
    • 50권 전시체제와 민족운동
      • 개요
      • Ⅰ. 전시체제와 민족말살정책
      • Ⅱ. 1930년대 이후의 대중운동
      • Ⅲ. 1930년대 이후 해외 독립운동
      • Ⅳ.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체제정비와 한국광복군의 창설
    • 51권 민족문화의 수호와 발전
      • 개요
      • Ⅰ. 교육
      • Ⅱ. 언론
      • Ⅲ. 국학 연구
      • Ⅳ. 종교
      • Ⅴ. 과학과 예술
      • Ⅵ. 민속과 의식주
    • 52권 대한민국의 성립
      • 개요
      • Ⅰ. 광복과 미·소의 분할점령
      • Ⅱ. 통일국가 수립운동
      • Ⅲ. 미군정기의 사회·경제·문화
      • Ⅳ. 남북한 단독정부의 수립
(4) 민간수공업

 민간수공업은 관청수공업에 비해 질이 떨어지고 생산체계의 전문성도 결여되어 있었다. 그러나 조공품·생필품의 생산을 중심으로한 민간수공업은 광범위하게 존재하였다.1140) 후기에 들어 관청·소 수공업의 붕괴로 많은 장인들이 독립수공업자로 전환하여, 민간수공업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민간수공업의 발전은 농업생산력 발달로 인한 잉여의 형성과 그것을 기반으로 성장한 부호나 재지세력 등 새로운 사치품 소비층의 출현에 힘입은 바 컸다. 민간수공업 발전은 또한 13세기 말의 貢物代納制 출현 등에 힘입어 더욱 발전하였고, 도시와 지방의 유통경제의 발달을 촉진시켜 민간상업이 발전하는 계기도 마련하였다.1141)

 지방 민간수공업자 중에는 전업적인 수공업자가 상당히 있었다. 유동장·금장·나장·능장·금박장 등이 대표적이다.1142) 이들은 지방관청의 수공업품 생산에 동원되었으며 평소에는 민간에 필요한 물품을 생산하였다. 충렬왕 22년(1296)에 중찬 洪子藩은 당시 鍮銅匠이 지방에 많이 살고 있는데, 주현의 관리가 유동을 거두어 그릇을 만듦으로 민간의 그릇이 날로 줄어들고 있다면서, 그 대책으로 유동장에게 기한을 정하여 개경으로 돌아오게 할 것을 건의하였다.1143) 이처럼 개경의 관청수공업에 부역해야 할 공장이 지방 주현에 많이 나가 있었다. 지방의 전업적 수공업자는 유기장 외에 농기구를 만드는 冶匠을 비롯하여 도기장 등이 있었다. 개경 유동장의 활동영역이 13세기말에 지방으로 확대되는 양상은 지방 유기수요가 증대함에 따라 지방수요에 대한 생산만으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1144)

 후기에 들어 지방의 민간수공업품 수요가 늘어나는 양상은 그릇의 수요에서 잘 볼 수 있다. 공양왕 3년(1391) 房士良은 구리나 철로 만든 그릇의 사용을 금하고 대신 자기나 목기로 만든 그릇을 사용할 것을 주장하였다.1145) 이러한 건의가 나오게 된 것은 일반민들까지 철기·유기 그릇을 사용할 정도가 되었으며 자기 생산능력 또한 민간수요에 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1146) 전라도 康津縣 大口 자기소와 같은 어용·관용 도자기를 생산하던 도요지에서도 교환을 전제로 한 민수용 ‘장내기’형 사발·대접·접시 등을 다량 생산할 정도로 고려 후기 도자기 요지의 80% 이상이 판매를 전제로 한 뚝배기형 도자기를 생산하고 있었다.1147)

 지방의 도자기 생산은 11세기 후반 이후 확대되고 있었다. 이러한 양상은 1983∼1984년에 완도해저에서 발굴·인양된 도자기에서 잘 볼 수 있다. 30,701점의 출토 도자기 중 대접류가 2만여 점, 접시류가 1만여 점으로 대부분이 식생활용품이었음이 주목된다. 이들 도자기는 전라·경상·제주도 등 남해안 일대의 지방의 관청·사원·토호의 생활용 그릇으로 공급되었다고 보여진다.1148) 이처럼 후기에는 도자기·유리와·유기제품 등에 대한 민간수요가 증가하여 갔다. 민간수요품 유통은 州縣市 중심의 국지적 유통 외에 당시의 상업발전 속에서 船商 등에 의해 보다 확대된 범위에서 이루어져 갔다.1149)

 민간수공업 내에 전업적 수공업이 일부 발달하고 있었지만, 중심은 역시 농촌 가내수공업이었다. 가내수공업은 자가수요와 공물 납부용 생산이 주류를 이루었다. 가내수공업으로는 베·모시·비단을 짜는 직조업과 대자리·종이 수공업 등이 발달하였다. 직조업은 상품으로 널리 유통되었으며 베는 현물화폐로서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었다. 직조업과 시장과의 관련성의 강화는 직조업 발전을 자극하는 요인이 되었다.1150)

 견직물은 絹·紬·綃·縑·綺·綾·羅·織金·錦 등 다양한 형태가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羅가 가장 널리 사용되었다. 견직물은 왕복과 백관복 등의 의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통교국에 대한 증여물, 신하에 대한 하사품, 관리 녹봉, 군수품 등 재정적 용도에도 충당되었다.1151) 견직물 생산의 발전에 하나의 획기를 이룬 것은 12세기 무렵이었다. 인종연간에는 林景和로 하여금 중국 五代 사람 孫光憲의≪孫氏蠶經≫을 이두로 번역하여 양잠진흥의 계기가 되도록 하였다. 중국 잠서의 도입에 의한 양잠기술의 발달은 견직물 생산의 발전을 촉진시켰다.1152)

 고려 후기 직물업은 원간섭기라는 시대적 상황과 결부되어 매우 왜곡·변질되었다. 왕실이나 권세가들은 원과의 견직물 교역에 주력하였다. 그러나 抑賣抑買 등 강제교역을 통한 수탈로는 공급에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권세가와 상인들은 관청·소 수공업에서 이탈한 장인들을 적극 포섭하여 견직물 등을 생산하고, 이를 이용한 대외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하였다. 권문세족의 경제적 기반은 농장과 함께 전기적 상업자본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였다. 권세가 및 이들과 결탁한 상인층을 중심으로 한 견직업의 발전은 마직업 발전을 상당 부분 침식한 위에서 비정상적으로 발전한 것이었다.

 원의 수탈품 중 특히 주목되는 것은 모시이다. 고려의 모시로는 가늘기가 매미날개 같고 花紋이 섞인 최고급 花文苧布가 유명하였다. 모시 수탈이 심한 것은 元 국내의 모시가격이 높았고, 고려모시 품질이 상대적으로 좋았기 때문이었다. 원의 모시 수탈로 원간섭기에는 일종의 모시 特需가 일어났다. 권세가들은 이에 편승하여 많은 이득을 보았다. 화문저포와 같은 질좋은 모시의 생산은 주로 사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권세가들은 사원과 결탁하여 직물수공업을 통해서도 많은 이득을 얻었다. 하지만 이러한 모시 특수현상은 麻의 경작비율을 축소시켜 무전농민을 속출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1153)

 피폐한 농가경제 회복에 큰 활력소가 된 것은 목면의 전래였다. 목면 보급은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확대되었다. 보급 주도세력이나 이들과 혈연적·지연적인 관계를 가진 일족들의 본관지나 원거주지를 중심으로 보급·재배되면서 점점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어 갔다.1154) 목면은 보온성이 높아 농민생활의 안정을 가져오고 연작이 가능하며, 다른 직물보다 노동시간이 단축되는 등 효용성과 경제성이 뛰어났다. 여말선초에 농촌 직물생산에서 ‘麻綿交替’가 일어나면서, 소농민의 자립을 제고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1155) 목면재배의 성행은 의생활 변화를 가져온 것만은 아니었다. 면포가 교환과 부세납부에서 마포를 밀어내고 正布·常布로서 자리잡게 되어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이바지하였다.1156)

 직조수공업의 발달은 직조·염색 기술의 발달에 의해 상호 규정되고 있었다. 원대에 유행하던 元曲<漁樵記>에서 고려의 뛰어난 염직물이 소재로 읊어질 정도로, 고려의 염직 기술은 정평이 있었다. 崔滋는<三都賦>에서 당시 사람들이 ‘불면 날 듯하고 안개같이 얇고 고운’ 직물을 입었다고 읊었다. 이것은 고려 염직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치자나무·산뽕나무·地黃·紅花·朱紅·蘇木·紫草 등 식물성 염료를 이용하여 다양한 색상을 염색하였다. 충렬왕 때 직조된 花文苧布는 당시 직조·염색 기술의 발달수준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하겠다. 모시는 화문저포·織文苧布·細苧布·文苧布·紋苧布 등 다양하고도 우수한 품질이 생산되었다. 현존하는 염직 실물자료는 대부분 佛腹藏遺物들이다. 이 유물 가운데 織金으로 만든 유물이 남아 있는 것이 주목된다. 직금은 직물 조직 사이에 금실을 끼우면서 짜는 방법으로, 당시 공예의 각 방면에서 널리 쓰이던 嵌入法의 일종이다. 직조업의 직금, 도자기의 상감, 금속공예의 銀入絲, 목공예의 나전기법과 같이 고려의 가장 특징적인 시문기법인 감입법이 거의 같은 시기에 유행하는 시대적 특징을 보이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1157)

 고려 후기에 민간수공업이 발달함에 따라 전업적 수공업자들이 늘어나고 명산지가 형성되었다. 직조업은 청주의 雪綿, 안동의 명주실, 京山의 黃麻布, 海陽의 黃紵布, 평양과 경주의 견직업 등이 유명하였다. 제지업은 전주의 名表紙가 유명하였으며, 안동은 돗자리수공업, 양산은 참대가공업으로 유명하였다. 민간수공업은 직조·돗자리·제지·참대가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적으로 발달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지역적 분업의 성립은 지방상업을 발전시키는 촉매역할을 하였다.1158) 그러나 아직은 억매억매 등 강제교역에 의해 발전이 저지되고 있는 한계를 지니고 있어 비록 민간수공업이 발전했다 하더라도 조선시대처럼 場市 발달을 동반한 발전단계는 아니었다.1159)

<金東哲>

1140)金炫榮, 앞의 글, 108∼109쪽.
1141)魏恩淑,<고려후기 직물수공업의 구조변동과 그 성격>(≪韓國文化硏究≫6, 釜山大, 1993), 204∼207쪽.
1142)徐明禧, 앞의 글(1993), 435∼436쪽.
1143)≪高麗史≫권 84, 志 38, 刑法 1, 職制 충렬왕 22년 5월.
1144)姜萬吉, 앞의 글(1975), 190쪽.

金東哲, 앞의 글, 213쪽.

徐聖鎬, 앞의 글(1992b), 105쪽.
1145)≪高麗史≫권 85, 志 39, 刑法 2, 禁令 공양왕 3년 3월.
1146)權丙卓,≪傳統陶磁의 生産과 需要≫(嶺南大 民族文化硏究所, 1979), 114쪽.

金東哲, 앞의 글, 213∼214쪽.
1147)權丙卓, 위의 책.
1148)文化財管理局,≪莞島海底遺物≫(1985).

尹龍二,≪韓國陶瓷史硏究≫(문예출판사, 1993).
1149)徐聖鎬, 앞의 글(1992b), 108쪽.
1150)姜萬吉, 앞의 글(1975), 192∼193쪽.

徐明禧, 앞의 글(1993), 436∼437쪽.
1151)趙孝淑,≪韓國 絹織物 硏究-高麗時代를 中心으로-≫(世宗大 博士學位論文, 1993), 127∼128쪽·162쪽.

魏恩淑, 앞의 글, 192쪽.

北村秀人, 앞의 글(1985), 42∼43쪽.
1152)北村秀人, 위의 글, 46∼48쪽.

魏恩淑, 앞의 글, 198∼200쪽.
1153)魏恩淑, 위의 글, 217∼233쪽.
1154)崔永好,<高麗末 慶尙道地方의 木綿 보급과 그 주도세력>(≪考古歷史學志≫5·6, 東亞大 博物館, 1990).
1155)魏恩淑, 앞의 글, 237∼242쪽.
1156)남원우, 앞의 글, 71∼72쪽.
1157)張慶姬,<14世紀의 高麗 染織 硏究>(≪美術史學硏究≫190·191, 1991).

趙孝淑,<高麗時代 織造手工業과 織物生産의 實態>(≪國史館論叢≫55, 1994).
1158)홍희유, 앞의 책(1979), 146∼147쪽.

―――, 앞의 책(1989), 75쪽.

안병우, 앞의 글, 129쪽.
1159)蔡尙植·金琪燮, 앞의 글, 251∼252쪽.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