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편 한국사고려 시대20권 고려 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Ⅰ. 신분제의 동요와 농민·천민의 봉기1. 신분제의 동요2) 양인·천인의 신분이동
    • 01권 한국사의 전개
      • 총설 -한국사의 전개-
      • Ⅰ. 자연환경
      • Ⅱ. 한민족의 기원
      • Ⅲ. 한국사의 시대적 특성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
      • 개요
      • Ⅰ. 구석기문화
      • Ⅱ. 신석기문화
    • 03권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
      • 개요
      • Ⅰ. 청동기문화
      • Ⅱ. 철기문화
    • 04권 초기국가-고조선·부여·삼한
      • 개요
      • Ⅰ. 초기국가의 성격
      • Ⅱ. 고조선
      • Ⅲ. 부여
      • Ⅳ. 동예와 옥저
      • Ⅴ. 삼한
    • 05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Ⅰ-고구려
      • 개요
      • Ⅰ. 고구려의 성립과 발전
      • Ⅱ. 고구려의 변천
      • Ⅲ. 수·당과의 전쟁
      • Ⅳ. 고구려의 정치·경제와 사회
    • 06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Ⅱ-백제
      • 개요
      • Ⅰ. 백제의 성립과 발전
      • Ⅱ. 백제의 변천
      • Ⅲ. 백제의 대외관계
      • Ⅳ. 백제의 정치·경제와 사회
    • 07권 고대의 정치와 사회 Ⅲ-신라·가야
      • 개요
      • Ⅰ. 신라의 성립과 발전
      • Ⅱ. 신라의 융성
      • Ⅲ. 신라의 대외관계
      • Ⅳ. 신라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가야사 인식의 제문제
      • Ⅵ. 가야의 성립
      • Ⅶ. 가야의 발전과 쇠망
      • Ⅷ. 가야의 대외관계
      • Ⅸ. 가야인의 생활
    • 08권 삼국의 문화
      • 개요
      • Ⅰ. 토착신앙
      • Ⅱ. 불교와 도교
      • Ⅲ. 유학과 역사학
      • Ⅳ. 문학과 예술
      • Ⅴ. 과학기술
      • Ⅵ. 의식주 생활
      • Ⅶ. 문화의 일본 전파
    • 09권 통일신라
      • 개요
      • Ⅰ. 삼국통일
      • Ⅱ. 전제왕권의 확립
      • Ⅲ. 경제와 사회
      • Ⅳ. 대외관계
      • Ⅴ. 문화
    • 10권 발해
      • 개요
      • Ⅰ. 발해의 성립과 발전
      • Ⅱ. 발해의 변천
      • Ⅲ. 발해의 대외관계
      • Ⅳ. 발해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발해의 문화와 발해사 인식의 변천
    • 11권 신라의 쇠퇴와 후삼국
      • 개요
      • Ⅰ. 신라 하대의 사회변화
      • Ⅱ. 호족세력의 할거
      • Ⅲ. 후삼국의 정립
      • Ⅳ. 사상계의 변동
    • 12권 고려 왕조의 성립과 발전
      • 개요
      • Ⅰ. 고려 귀족사회의 형성
      • Ⅱ. 고려 귀족사회의 발전
    • 13권 고려 전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중앙의 정치조직
      • Ⅱ. 지방의 통치조직
      • Ⅲ. 군사조직
      • Ⅳ. 관리 등용제도
    • 14권 고려 전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전시과 체제
      • Ⅱ. 세역제도와 조운
      • Ⅲ. 수공업과 상업
    • 15권 고려 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사회구조
      • Ⅱ. 대외관계
    • 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
      • 개요
      • Ⅰ. 불교
      • Ⅱ. 유학
      • Ⅲ. 도교 및 풍수지리·도참사상
    • 17권 고려 전기의 교육과 문화
      • 개요
      • Ⅰ. 교육
      • Ⅱ. 문화
    • 18권 고려 무신정권
      • 개요
      • Ⅰ. 무신정권의 성립과 변천
      • Ⅱ. 무신정권의 지배기구
      • Ⅲ. 무신정권기의 국왕과 무신
    • 19권 고려 후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정치체제와 정치세력의 변화
      • Ⅱ. 경제구조의 변화
    • 20권 고려 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신분제의 동요와 농민·천민의 봉기
        • 1. 신분제의 동요
          • 1) 신분제 동요의 배경
          • 2) 양인·천인의 신분이동
            • (1) 양인·천인의 신분상승
            • (2) 양인의 신분하락
            • (3) 이성계 일파의 집권과 양인·천인의 신분고정
          • 3) 향리 및 양반귀족의 신분동요
            • (1) 향리의 신분동요
            • (2) 양반귀족의 신분동요
        • 2. 농민·천민의 봉기
          • 1) 농민·천민봉기의 배경
            • (1) 중앙 통치체제의 문란
            • (2) 지방관의 탐학
            • (3) 대토지겸병의 확대
            • (4) 신분제의 동요
          • 2) 무신정권 성립기의 농민·천민봉기
            • (1) 서북지역의 농민봉기
            • (2) 공주 명학소민의 봉기
            • (3) 관성·부성·전주 등에서의 농민봉기
            • (4) 제주민의 항쟁
            • (5) 운문·초전민의 봉기
          • 3) 무신정권 확립기의 농민·천민봉기
            • (1) 만적의 난
            • (2) 진주민의 항쟁
            • (3) 경주민의 항쟁
          • 4) 외세침입기의 농민·천민봉기
            • (1) 거란침입기의 농민·천민봉기
            • (2) 몽고 1∼3차 침입기의 농민·천민봉기
            • (3) 몽고 6·7차 침입기의 농민봉기
      • Ⅱ. 대외관계의 전개
        • 1. 몽고 침입에 대한 항쟁
          • 1) 몽고족의 흥기와 여·몽관계의 성립
            • (1) 13세기 몽고족의 흥기
            • (2) 몽고군의 고려 입경
            • (3) 강동성 전투와 여·몽관계의 성립
          • 2) 몽고의 고려 침입
            • (1) 몽고의 침략
            • (2) 최씨정권의 강화천도
            • (3) 몽고의 2·3차 침입
            • (4) 여·몽전쟁의 장기화
          • 3) 몽고의 침략에 대한 항전
            • (1) 살례탑군에 대한 항전
            • (2) 당고군에 대한 항전
            • (3) 야굴군에 대한 항전
            • (4) 차라대군에 대한 항전
            • (5) 고려의 입보책과 지방민의 항전
          • 4) 삼별초의 대몽항전
            • (1) 몽고와의 강화
            • (2) 삼별초의 봉기
            • (3) 삼별초의 진도 항전
            • (4) 삼별초군의 제주도항전
        • 2. 여·원관계의 전개
          • 1) 원의 간섭과 자주성의 시련
            • (1) 몽고제국 지배체제로의 편입과정
            • (2) 몽고제국 지배체제하의 고려왕조
            • (3) 여·원 양국간의 인적·물적 교류
          • 2) 북방문제
            • (1) 심양로의 심왕
            • (2) 동녕부
            • (3) 쌍성총관부
        • 3. 고려 말의 정국과 원·명 관계
          • 1) 원의 쇠퇴와 공민왕의 반원정책
          • 2) 공민왕의 개혁정치 실패와 명의 흥기
          • 3) 친원파와 친명파의 대립과 요동정벌
        • 4. 홍건적과 왜구
          • 1) 홍건적
            • (1) 원의 쇠퇴와 홍건적의 대두
            • (2) 홍건적의 침입
          • 2) 왜구
            • (1) 왜구의 성격과 규모
            • (2) 왜구의 침구목적
            • (3) 왜구의 침입
            • (4) 왜구에 대한 대책
    • 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변화
      • Ⅱ. 문화의 발달
    • 22권 조선 왕조의 성립과 대외관계
      • 개요
      • Ⅰ. 양반관료국가의 성립
      • Ⅱ. 조선 초기의 대외관계
    • 23권 조선 초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양반관료 국가의 특성
      • Ⅱ. 중앙 정치구조
      • Ⅲ. 지방 통치체제
      • Ⅳ. 군사조직
      • Ⅴ. 교육제도와 과거제도
    • 24권 조선 초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토지제도와 농업
      • Ⅱ. 상업
      • Ⅲ. 각 부문별 수공업과 생산업
      • Ⅳ. 국가재정
      • Ⅴ. 교통·운수·통신
      • Ⅵ. 도량형제도
    • 25권 조선 초기의 사회와 신분구조
      • 개요
      • Ⅰ. 인구동향과 사회신분
      • Ⅱ. 가족제도와 의식주 생활
      • Ⅲ. 구제제도와 그 기구
    • 26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Ⅰ
      • 개요
      • Ⅰ. 학문의 발전
      • Ⅱ. 국가제사와 종교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개요
      • Ⅰ. 과학
      • Ⅱ. 기술
      • Ⅲ. 문학
      • Ⅳ. 예술
    • 28권 조선 중기 사림세력의 등장과 활동
      • 개요
      • Ⅰ. 양반관료제의 모순과 사회·경제의 변동
      • Ⅱ. 사림세력의 등장
      • Ⅲ. 사림세력의 활동
    • 29권 조선 중기의 외침과 그 대응
      • 개요
      • Ⅰ. 임진왜란
      • Ⅱ. 정묘·병자호란
    • 30권 조선 중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사림의 득세와 붕당의 출현
      • Ⅱ. 붕당정치의 전개와 운영구조
      • Ⅲ. 붕당정치하의 정치구조의 변동
      • Ⅳ. 자연재해·전란의 피해와 농업의 복구
      • Ⅴ. 대동법의 시행과 상공업의 변화
    • 31권 조선 중기의 사회와 문화
      • 개요
      • Ⅰ. 사족의 향촌지배체제
      • Ⅱ. 사족 중심 향촌지배체제의 재확립
      • Ⅲ. 예학의 발달과 유교적 예속의 보급
      • Ⅳ. 학문과 종교
      • Ⅴ. 문학과 예술
    • 32권 조선 후기의 정치
      • 개요
      • Ⅰ. 탕평정책과 왕정체제의 강화
      • Ⅱ. 양역변통론과 균역법의 시행
      • Ⅲ. 세도정치의 성립과 전개
      • Ⅳ. 부세제도의 문란과 삼정개혁
      • Ⅴ. 조선 후기의 대외관계
    •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
      • 개요
      • Ⅰ. 생산력의 증대와 사회분화
      • Ⅱ. 상품화폐경제의 발달
    • 34권 조선 후기의 사회
      • 개요
      • Ⅰ. 신분제의 이완과 신분의 변동
      • Ⅱ. 향촌사회의 변동
      • Ⅲ. 민속과 의식주
    • 35권 조선 후기의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동향과 민간신앙
      • Ⅱ. 학문과 기술의 발달
      • Ⅲ.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
    • 36권 조선 후기 민중사회의 성장
      • 개요
      • Ⅰ. 민중세력의 성장
      • Ⅱ. 18세기의 민중운동
      • Ⅲ. 19세기의 민중운동
    • 37권 서세 동점과 문호개방
      • 개요
      • Ⅰ. 구미세력의 침투
      • Ⅱ. 개화사상의 형성과 동학의 창도
      • Ⅲ. 대원군의 내정개혁과 대외정책
      • Ⅳ. 개항과 대외관계의 변화
    • 38권 개화와 수구의 갈등
      • 개요
      • Ⅰ. 개화파의 형성과 개화사상의 발전
      • Ⅱ. 개화정책의 추진
      • Ⅲ. 위정척사운동
      • Ⅳ. 임오군란과 청국세력의 침투
      • Ⅴ. 갑신정변
    • 39권 제국주의의 침투와 동학농민전쟁
      • 개요
      • Ⅰ. 제국주의 열강의 침투
      • Ⅱ. 조선정부의 대응(1885∼1893)
      • Ⅲ. 개항 후의 사회 경제적 변동
      • Ⅳ. 동학농민전쟁의 배경
      • Ⅴ. 제1차 동학농민전쟁
      • Ⅵ. 집강소의 설치와 폐정개혁
      • Ⅶ. 제2차 동학농민전쟁
    • 40권 청일전쟁과 갑오개혁
      • 개요
      • Ⅰ. 청일전쟁
      • Ⅱ. 청일전쟁과 1894년 농민전쟁
      • Ⅲ. 갑오경장
    • 41권 열강의 이권침탈과 독립협회
      • 개요
      • Ⅰ. 러·일간의 각축
      • Ⅱ. 열강의 이권침탈 개시
      • Ⅲ. 독립협회의 조직과 사상
      • Ⅳ. 독립협회의 활동
      • Ⅴ. 만민공동회의 정치투쟁
    • 42권 대한제국
      • 개요
      • Ⅰ. 대한제국의 성립
      • Ⅱ. 대한제국기의 개혁
      • Ⅲ. 러일전쟁
      • Ⅳ. 일제의 국권침탈
      • Ⅴ. 대한제국의 종말
    • 43권 국권회복운동
      • 개요
      • Ⅰ. 외교활동
      • Ⅱ. 범국민적 구국운동
      • Ⅲ. 애국계몽운동
      • Ⅳ. 항일의병전쟁
    • 44권 갑오개혁 이후의 사회·경제적 변동
      • 개요
      • Ⅰ. 외국 자본의 침투
      • Ⅱ. 민족경제의 동태
      • Ⅲ. 사회생활의 변동
    • 45권 신문화 운동Ⅰ
      • 개요
      • Ⅰ. 근대 교육운동
      • Ⅱ. 근대적 학문의 수용과 성장
      • Ⅲ. 근대 문학과 예술
    • 46권 신문화운동 Ⅱ
      • 개요
      • Ⅰ. 근대 언론활동
      • Ⅱ. 근대 종교운동
      • Ⅲ. 근대 과학기술
    • 47권 일제의 무단통치와 3·1운동
      • 개요
      • Ⅰ. 일제의 식민지 통치기반 구축
      • Ⅱ. 1910년대 민족운동의 전개
      • Ⅲ. 3·1운동
    • 48권 임시정부의 수립과 독립전쟁
      • 개요
      • Ⅰ. 문화정치와 수탈의 강화
      • Ⅱ.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활동
      • Ⅲ. 독립군의 편성과 독립전쟁
      • Ⅳ. 독립군의 재편과 통합운동
      • Ⅴ. 의열투쟁의 전개
    • 49권 민족운동의 분화와 대중운동
      • 개요
      • Ⅰ. 국내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운동
      • Ⅱ. 6·10만세운동과 신간회운동
      • Ⅲ. 1920년대의 대중운동
    • 50권 전시체제와 민족운동
      • 개요
      • Ⅰ. 전시체제와 민족말살정책
      • Ⅱ. 1930년대 이후의 대중운동
      • Ⅲ. 1930년대 이후 해외 독립운동
      • Ⅳ.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체제정비와 한국광복군의 창설
    • 51권 민족문화의 수호와 발전
      • 개요
      • Ⅰ. 교육
      • Ⅱ. 언론
      • Ⅲ. 국학 연구
      • Ⅳ. 종교
      • Ⅴ. 과학과 예술
      • Ⅵ. 민속과 의식주
    • 52권 대한민국의 성립
      • 개요
      • Ⅰ. 광복과 미·소의 분할점령
      • Ⅱ. 통일국가 수립운동
      • Ⅲ. 미군정기의 사회·경제·문화
      • Ⅳ. 남북한 단독정부의 수립
(2) 양인의 신분하락

 위에서 일반 양인과 천인이 신분을 상승시키는 모습을 더듬어 보았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높은 신분으로 오를 수 있는 출세의 사다리만이 주어진 것은 아니었다. 양인 가운데에는 반대로 낮은 신분으로 전락되어야 하는 비운을 맞는 이들도 많았던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아래에 보이는 몇 개의 사료에 눈을 돌려보기로 하자.

① 빈민으로 조세때문에 자식을 판 사람은 관청에서 물어주어 그 (팔려간 자식)를 되돌려 주도록 하라(≪高麗史≫권 80, 志 34, 食貨 3, 賑恤 恩免之制 충렬왕 22년 정월 旨).

② 요즈음에 양인을 억압하여 천인으로 만드는 일이 매우 많다. 그 담당관청으로 하여금 그 文契가 없거나 속여서 위조한 자를 탄핵하여 죄를 주도록 하라. … 양반의 노비는 그 주인의 役이 따로 있어서 옛부터 公役과 雜歛이 없었는데 지금은 良民이 모두 권세가에 들어가서 官役을 받들지 않아 반대로 양반의 노비로써 대신하여 양민의 역을 하게 하고 있으니 지금부터는 일체 금하게 하라(≪高麗史≫권 85, 志 39, 刑法 2, 奴婢 충렬왕 24년 정월 敎).

③ 오래된 부채를 빙자하여 양인을 겁주어 노비로 삼아 부리는 자에 대해서는 전의 判에 賤口의 役價를 1년에 5升布 32필 반으로 한 예에 따라서 계산하여 상환하고 모두 다 역을 면제하여 주십시오(≪高麗史≫권 85, 志 39, 刑法 2, 禁令 충목왕 원년 5월 整理都監狀).

④ 처음에 貞和宮主의 오빠가 승려로 桐華寺에 거주하였는데 양인을 속여 천예를 삼으니 늘어나 천수백 호에 이르렀다. (王)王有 등이 그들을 대대로 부리니 整治都監이 사리를 밝혀서 양인으로 돌아가게 하였다(≪高麗史≫권 91, 列傳 4, 宗室 2, 忠烈王子 江陽公 滋).

⑤ 都僉議使司가 啓奏하여 ‘흉년으로 굶어죽는 사람들이 매우 많은데도 진휼하여 살릴 수가 없으니 양인으로서 능히 스스로 먹을 수 없는 이들은 부유한 사람으로 하여금 먹이게 하고 부리기를 당대에 그치도록 하며 사람이 노비를 두었지만 능히 먹이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를 먹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영구히 노비로 삼게 하소서’라고 하였다. 왕이 양민을 천예로 인정하는 것을 싫어하여 그 啓書를 불태웠다(≪高麗史≫권 39, 世家 39, 공민왕 10년 5월 갑술).

⑥ 權奸의 親黨이 兩府에 포진하였으며 중외의 요직이 사사로운 인연 아님이 없어서 권세를 오로지하여 방자하게 관작을 팔고 남의 토전을 탈취하여 산야를 점령하고, 남의 노비를 탈취하여 천백으로 떼를 이루고 陵寢·宮庫·州·縣·津·驛의 전토에 이르기까지 점거하지 않음이 없었다. 주인을 배반한 노예와 賦稅를 도피한 양민들이 淵藪같이 모여들어서 안렴사와 수령이 감히 징발하지 못하였다(≪高麗史≫권 126, 列傳 39, 姦臣 2, 林堅味).

 이 기록들은 경제적으로 가난하여 생계를 꾸리기가 어려운 양인 농민 가운데에 노비가 되거나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많았음을 말하여 준다. 사료①은 생활이 어려워 자식을 아예 노비로 팔아버리는 일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⑥에서는 조세를 부담하기 어려운 일반 양인 농민이 권세있는 이들의 농장에 상당수가 모여들었다고 하는데, ②에 의하면 그 수가 많아서 양반 노비들이 양인 농민이 국가에 져야할 공역·공과의 부담을 대신 맡고 있을 정도였다. ④에서 왕유 등이 대대로 부렸다고 하는 천수백 호의 양인들도 그들의 농장에 모여든 사람들이었다. 물론 권세가에 모여든 양인들이 곧바로 노비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왕유 등이 부린 천수백 호의 양인들도 속아서 노비가 되었던 사람들이다. 노비가 된 것이 그들의 자의가 아니었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자의건 타의건 그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노비가 되기를 바라는 양인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없었던 불가피한 여건이 더 중요하다. 속이는 줄 뻔히 알고 있지만 가난한 그들로서는 그러한 상황을 피할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⑤에서 가난하여 살 수 없는 이들을 당대에 한하여 부리게 하는 조건으로 부유한 사람이 먹여주게 하자고 한 제의에 대해 공민왕이 그렇게 되면 남의 노비를 만들어 주는 조치가 된다고 하여 반대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가난하여 굶어 죽을 상황에 놓인 양인은 오직 그를 먹여주는 사람의 자비를 기대하는 것 말고는 따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줄 이가 그렇게 많을 수가 없었으리라는 사실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③에서도 부채를 가지고 양인을 노비로 삼는 일을 금지시키고 있지만 국가에서 그들의 빚을 탕감시켜줄 수 없는 바에야 부채를 갚을 능력이 없어 채권자의 집에 가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은 채권자의 의도대로 마침내는 그의 노비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물론 경제적으로 궁핍하지 않은 일반 양인 을 권세가가 억압하여 자기의 노비로 만드는 일도 있기는 하였겠지만, 억압 을 받는 이들의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궁핍하였을 것이다.

 일반 양인 가운데 노비로 전락하는 예들이 흔히 있었음을 보아 왔지만, 그들은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도 그러한 경제적 열악성에 있었다. 그러므로 일반 양인들 가운데에는 경제적인 요인에 의하여 신분을 위로 상승시켜 관직자가 되는 이들도 있었지만 반대로 신분이 떨어져 노비가 되는 이들도 있었다는 말이 된다. 신분 을 상승시키는 양인들은 대체로 부유하였다. 일반 양인 가운데 경제적으로 부유한 이들은 재화를 가지고 신분을 높이는 기회를 가지는 경우가 있었지 만 반면에 가난한 이들은 가난 때문에 신분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고려 전기에도 있었지만, 후기사회에는 더욱 두드러지게 되었다.

 일반 양인에게 있어서 신분을 높이는 것과 그것을 내리는 일 가운데 어느 쪽이 더 현저하였는지는 지금 갑자기 단정할 수가 없다. 아무튼 이렇게 눈에 띄게 나타난 신분이동이 신분제의 근본을 크게 흔들어 놓는 일이었음은 분명하다. 고려 후기에 와서 지배세력은 전례없이 자주 바뀌어 갔다. 문신에서 무신으로, 무신에서 권문세족으로, 권문세족에서 신진사대부로 바뀐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지배세력의 변화가 양인을 포함한 각계 각층 사이의 신분이동을 촉진하였다. 그러나 양인과 천인을 포함한 각계 각층 사이에 나타난 신분이동이 반대로 그러한 지배세력의 교체를 촉진시켜 주었다는 점도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고려 말에 와서 조선의 새로운 체제를 준비하게 되는 신진사대부의 대두도 결국 이러한 전례없는 신분이동의 한 결과였다고 이해해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양인과 천인의 신분이동이 가지는 역사적인 의의는 우선 여기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