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국가총동원체제와 민족말살정책
일제의 조선에 대한 식민지 통치는 경제적 수탈과 민족말살로 전 시기를 일관하고 있었다. 표면적인 통치정책은 일제가 직면하는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약간씩 변형되기도 하였으나, 지엽적인 문제에 불과할 뿐 기본적인 성격은 그대로 유지되었고 점차 강화되어 나아갔다. 이러한 일제 식민통치의 성격은 1937년 중일전쟁 도발, 1938년<국가총동원법>통과를 계기로 더 한층 강화되는데, 이후 경제 수탈과 민족말살이라는 두 개의 축은 조선 통치를 위한 정책의 기본방향이자 일제의 전쟁수행과 생존을 위한 유일한 방책으로 그 극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여기서는<국가총동원법>을 확대·적용하면서 조선을 본격적으로 전시동원체제로 전환시켜 나아가는 일제 말기 식민통치의 성격을 주로 국가총동원체제하에서의 정신적 수탈의 문제, 즉 민족말살정책에 초점을 맞추어 그 구체적인 전개과정을 통해 고찰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