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국사교과서본조기(本朝紀)

태조 대왕(太祖大王)

【성은 이(李)이고, 휘는 단(旦)이며, 자는 군진(君晉)이다. 처음 휘는 성계(成桂)이다.】 선계(先系)는 전주(全州)에서 나왔으며, 신라 사공(司空) 한(翰)의 후손이다. 사공의 부인 김씨(金氏)는 신라 태종(太宗)의 10세손인 군윤(軍尹) 김은의(金殷義)의 딸이다.

왕은 원 순제(元順帝) 지원(至元) 원년 을해년에 영흥(永興) 사저에서 태어나 고려에서 수문하시중(守門下侍中) 벼슬을 하였다. 그 때 신씨(辛氏)가 계통을 문란하게 하니 고려의 정치가 크게 어지럽혀졌다. 최영(崔瑩)이 순리를 범하는 의론에 앞장서므로 왕이 최영을 죽이니 뭇 사람의 마음이 모두 귀속되었다. 공양왕을 폐위함에 이르러 배극렴(裵克廉) 등이 모두 추대하니 왕이 마침내 송경(松京)1)에서 즉위하였다.

일찍이 왕이 왕위에 오르기 전에 꿈을 꾸었는데, 어떤 신인(神人)이 금척(金尺)을 쥐고 하늘에서 내려와 주면서 말하기를, “공은 마땅히 이것을 지니고 나라를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하였다. 또 어떤 이인(異人)이 책을 주면서 이르기를, “지리산 암석 가운데에서 얻었습니다.”라고 하였는데, ‘목자(木子)가 삼한(三韓)을 다시 바로잡는다.’는 말이 있었다. 사람을 시켜 나가 맞이하게 하였더니 어느새 가버리고 없었다. 또 오래전부터 소장되어 온 『서운관비기(書雲觀秘記)』에는 ‘구변진단지도(九變震檀之圖)에 ‘건목득자(建木得子)’라는 말이 있었다. 조선(朝鮮)은 곧 진단(震檀)이라는 설이 이때에 이르러 징험되었다.

○ 재위는 7년이다. 【상왕위(上王位)에 10년 있었다.】 수명은 74세이다.

1)개성(開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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