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辛未) [601년]
【신라 진평왕 32년 ○ 고구려 영양왕 21년 ○ 백제 무왕 11년 ○ 수 양제(煬帝) 대업(大業) 7년 ○ 일황 추고 19년 ○ 서력 기원 611년】
겨울 10월에 백제(百濟)가 신라(新羅) 가잠성(椵岑城)1)을 공격하여 함락되자 현령(縣令) 찬덕(讚德)이 죽었다. 찬덕이 성을 지킨 지 100여 일 만에 식량과 물이 떨어졌지만 오히려 힘을 다해 싸우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성이 함락되었는데 찬덕이 하늘을 우러러보며 고함지르기를, “나의 왕이 하나의 성을 나에게 위임하였는데, 내가 이를 지키지 못하니, 내가 비록 죽을지라도 악귀가 되어 백제인을 섬멸할 것이다.”고 하고 드디어 팔을 걷어 올리고 눈을 부릅뜬 채 홰나무에 머리를 들이받고 죽었다. 이에 신라가 그의 아들 해론(奚論)을 대나마(大奈麻)【관등명】2)에 임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