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태조(太祖)의 위엄과 덕이 날로 성하여 민심이 추대하여 소리 높여 말하기를, “천명과 인심(人心)의 속한 바가 있는데 어찌 나아가 왕위에 오르기를 권하지 않습니까?”라고 하였다. 12일 신묘(辛卯)에 우시중(右侍中) 배극렴(裵克廉) 등이 왕대비께 아뢰고, 왕대비의 교서(敎書)로 왕을 폐위시켜 공양군(恭讓君)에 봉하고는 원주(原州)로 추방하였는데 3년 후에 죽었다[薨]. 태조께서 즉위하신 후에 왕을 추봉(追封)하였다. 고려(高麗) 태조가 개국한 이후부터 왕에 이르기까지 모두 34왕이며 왕업을 이어 온 지 475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