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국사교과서제4편 현세(現世)제1장 본조(本朝)

제80절 종려(棕櫚)나무를 뽑아 버리다

영안위(永安尉) 홍계원(洪桂元)의 아들 홍만회(洪萬恢)의 집에 종려나무가 있다는 것을 왕이 들으시고 액례(掖隷)1)를 시켜서 구해 오도록 하였다. 홍만회가 뜰 아래로 내려와 엎드려서 말하기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그리고 머리털까지 모두 국가의 은혜를 입은 것이니 어찌 나무를 아까워하겠습니까. 그렇지만 신하가 되어 어찌 장난감[玩物]을 임금께 사사로이 바치겠습니까?”라고 하고는 종려나무를 뽑아 버렸다. 액례가 돌아가 그 사실을 아뢰니, 왕이 칭찬하시고 뒤뜰에 심은 종려나무를 뽑아서 민간의 본 주인에게 돌려보내셨다.

1)조선 시대 왕이 쓰는 붓과 벼루 등을 보관하는 기능을 하는 액정서(掖庭署)에 소속된 하급 관리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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