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신부복의 원조는 홍장삼
임진왜란 전에 이문건(李文楗, 1494∼1567)이 쓴 『묵재일기(默齋日記)』의 1561년(명종 16) 11월 3일 기록208)에는 혼례에 사용할 신부 장삼(長衫)과 대대, 말군(末裙),209) 수식(首飾) 등을 빌렸다는 내용이 보인다. 색상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신부가 장삼을 입었음을 알 수 있다. 일찍이 1446년(세종 28)에 혼례를 행하는 민간에서 비싼 다홍색 의상을 만든다210)고 지적하는 내용으로 볼 때, 신부의 장삼이 홍색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형상(李衡祥, 1653∼1733)의 『병와집(甁窩集)』에는 당시 신부가 화관을 쓰고 홍장삼에 주리군(珠履裙)211)을 입고 혼례 후에는 가계에 원삼과 주리군 차림으로 사당을 참배하고 현구고례를 치를 것을 권하였다. 또 정상기(鄭常驥, 1678∼1752)의 『농포문답(農圃問答)』212)과 안정복(安鼎福, 1712∼1791)의 『순암집(順菴集)』에도 신부가 홍장삼을 입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의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에는 홍원삼을, 박규수의 『거가잡복고』에는 홍장삼을 입는다고 하였다. 이렇듯 조선시대의 신부는 혼례복으로 홍색 옷을 입었음을 알 수 있다.
[필자]
이은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