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일상 속에 들어온 차
[필자]
김지원

겉면에 연꽃잎이 겹겹이 크고 둥글게 새겨진 청자 다완(靑磁茶碗)이 놓여 있다. 다완은 차를 마실 때 사용했던 찻그릇으로 이 다완은 고려시대 12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때의 청자를 비색(翡色) 청자 혹은 순청자(純靑磁)라고 불렀는데, 푸른 옥과 같은 신비로운 색을 갖고 있다.
몸체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굽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들어 보면 양손 안에 쏙 들어 간다. 다완 겉면에 연꽃을 새긴 까닭은 차를 마실 때 마치 연꽃 속에 차를 담아 마시는 듯한 기분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다완 하나에서 고려인들의 세련된 감각이 묻어난다. 또 연꽃은 잘 알다시피 불교의 상징이다. 진흙탕 속에서 자라지만 아름다운 꽃을 피워 내는 연꽃은 세속에 물들지 않은 청정무염(淸淨無染), 만물 생성의 근원이다. 다완에 새긴 연꽃에는 차를 마시는 순간에도 부처님의 뜻을 생각하며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깊은 신앙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작은 찻그릇 하나에도 의미를 담아 만들었다. 우리나라 차의 최고 전성기라 불리
며, 이같이 아름다운 다완을 만들어 낼 정도였던 고려시대 사람들의 차 생활은 어떠했을까?
[필자]
김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