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작 과정을 통해 본 신앙과 조형 의식의 결합
[필자]
정은우

우리나라 시각 미술에 있어 제작과 후원의 문제는 사실 매우 포괄적이고 제한적인 논제이다. 문헌 기록과 작품은 한정되어 있으며 실제의 작품과 장인, 후원자, 목적 등을 모두 파악할 수 있는 예 또한 지극히 적은 실정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미술의 대부분은 종교 미술로서 불교라는 신앙에 집결되어 있다. 종교와 신앙에 따른 불사(佛事)의 목적은 사실 제한적이고 획일화되는 경향을 띠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넓은 의미에 있어 미술품의 생산과 수용은 사회적이며 역사적인 환경에 따른 관계적 소산이다. 이에 따라 다분히 정치성을 띤 미술품이 제작되었고 사회적 성격이 뚜렷한 각 시대의 대표적인 작품이 현재도 남아 있다.
우리나라 불교 미술품 가운데 제작과 후원의 문제를 다루기에 가장 적합한 분야는 불교 조각이다. 왜냐하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통시대적으로 고르게 작품이 남아 있는 분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주 예배 대상으로서의 불교 조각이 갖는 의미 때문이다. 따라서 불교 조각을 통하여 우리나라 미술의 제작과 후원, 제작 과정과 대표적인 장인들, 그리고 후원자들의 신분 및 그 목적의 변화 과정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필자]
정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