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연유물
구석기시대의 유물 중 인공유물 다음 두번째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은 자연유물인데 여기에는 구석기시대에 살았던 각종 동물의 화석과 식물의 화석이 포함되며 식물화석은 발견된 예가 극히 드물고 대신 식물의 꽃가루가 화석으로 남아 있는 것을 토양 속에서 분리해 연구하고 있다. 그 밖에 구석기인의 화석이 여기에 포함되는데 인류의 기원은 물론 그 진화단계와 구인류의 특징을 알 수 있다.
가) 동물화석
동물화석을 통해서는 당시의 상대연대와 기후를 알 수 있게 되며 이와 함께 발견되는 인공유물의 상대편년도 가능하게 된다. 인공유물이 석기인 경우에는 구석기 자체가 보여주는 상대연대로 구석기시대를 편년할 수 있으며 동물화석의 상대편년과 비교하여 보다 신빙성 있는 연대를 결정할 수 있다. 또 구석기유적에서 발견되는 동물화석을 분석하여 구석기인들의 수렵생활과 당시의 환경 및 기후 등을 연구할 수 있다.
나) 꽃가루
식물의 꽃가루연구로는 당시의 생태학적 특징을 알아낼 수 있으며 동물화석의 연구와 병행하여 구석기시대의 기후·환경·생태·연대 등을 종합적으로 규명하는데 매우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구석기유적에서 발견된 꽃가루들이 침엽수계통의 식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 당시의 기후는 한랭한 기후 아래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으며 반대로 활엽수계통의 식물이 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 온난한 기후 아래 있던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구석기인들이 어떤 종류의 동물을 주로 사냥하게 되었는지 구석기유적에서 발견되는 동물화석과 종합적으로 비교하고 검토하여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다) 화석인류
구인류의 화석은 이를 통해서 구석기시대의 주인공인 당시 인류의 고생물학적 특징뿐만 아니라 단계적인 생물학적 진화과정까지도 알 수 있는 대단히 귀중한 유물이며 이러한 화석인류의 연구로 인류의 기원부터 현재까지 인간이 진화하는데 크게 4단계의 진화단계를 거쳐 왔다는 것을 잘 증명해 주고 있다. 4단계의 진화과정은 첫째가 Australopithecus단계이고, 두번째가 Homo erectus 또는 Pithecanthropus단계이며, 세번째가 Homo sapiens neanderthalensis 또는 Neanderthal단계이다. 마지막 단계는 Homo sapiens sapiens 또는 Cromagnon인 단계로 현생인류인 우리와 같은 인간이 나타난 진화단계이다.
지금까지 구석기시대의 유물에 대해 크게 인공유물과 자연유물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하였는데 인류의 문화와 직접 관련이 있는 유물은 인공유물로서 그 중에서도 석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하였다.
우리 나라의 구석기유물도 당연히 석기가 중심이 되고 있으며 구석기문화의 특징도 석기의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구석기시대의 석기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에 대해서만 설명해 나가도록 하겠다. 석기의 설명은 주로 석기재료·석기제작기술·석기(종류·형태·특징) 등을 중심으로 다루어 나가고자 하나, 석기의 수가 아주 적거나 종류가 확실하고 또 분류내용이 논자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는 석기재료, 석기제작기술, 석기종류 등을 함께 포괄적으로 언급하고자 한다.
그리고 구석기의 용어는 학자마다 다르게 쓰기도 하므로 이해를 돕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이 쓰는 용어를 함께 병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