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생활용품
생활에 쓰이는 器皿들은 고려시대에 들어와 그릇모양이 더욱 다양해지고 양적으로 많아졌다. 또 기술적인 면에서도 금속의 바탕에 금이나 은에 의한 入絲技法이 크게 발달하여 香垸·甁·盒 등의 모든 그릇들에 널리 응용되고 있다.
그릇의 형태도 다양하여 합·병·호·잔·대야·주전자·사발·향로 등 수없이 많으며, 각기 특징 있는 모습을 지니고 있다.
가) 동경
이미 청동기시대부터 多鈕粗紋鏡, 多鈕細紋鏡이 제작된 바 있다. 그러나 삼국시대 이래 통일신라시대까지의 동경은 舍利莊嚴具의 하나로서 발견된 예가 한둘 있을 뿐 단절된 느낌이 있다. 그런데 고려시대가 되면 급격히 늘어나 크게 성황을 이룬다. 그러나 그 출토지나 출토상태가 현재 거의 알려져 있지 않으므로, 발굴유물에 의한 연대 추정도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고려시대에는 다양한 종류의 동경이 많이 제작되었는데, 이들을 형태와 문양별로 분류해보면 원형이 대부분이며, 花形鏡과 稜形鏡·角形鏡 등이 있다. 또 중국 고동기를 모방한 象形鏡의 예도 있다. 이들의 꼭지는 雙鈕나 3鈕가 대부분이다.
문양으로는 중국 동경의 문양을 모방한 日月紋·龜龍紋·神獸紋·瑞獸紋·四乳四禽紋·葡萄忍冬紋 등이 많다. 식물 문양으로 연화·보상화·당초·모란·국화·보리수 문양이 있고, 동물 문양으로 용·사자·말·학·봉·앵무·기러기·잉어·원앙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인물·신선·관음·부인·문자·칠보·팔괘 등의 문양이 나타나는 등 다양하다.
나) 주전자
미국 보스턴미술관에 소장된 은제 주전자와 승반이 대표적이다. 이 주전자는 대나무를 옆으로 연결한 듯 표면이 굴곡을 이루었고, 이 굴곡은 아래로 굽, 위로 주전자의 목과 뚜껑 밑까지 연장되었다 몸에는 얕은 굽이 달리고 한쪽에는 곡선을 이루는 귓대와 반대쪽에 둥근 손잡이가 달려있다. 표면에는 초화무늬가 세밀하게 새겨졌고, 귓대와 손잡이에는 대나무 마디가 새겨져 있다. 뚜껑은 伏蓮과 仰蓮이 3단으로 양각되고 꼭대기에는 봉을 양각하였다. 승반도 주전자와 같이 굴곡을 이루었고 주둥이 상단도 몸의 굴곡에 따라 꽃모양이 되었다. 이와 같은 형태의 청자가 있는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에 즐겨 쓰던 형태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주전자의 세밀한 조각과 장식문양은 뛰어난 솜씨를 보여주고 있다.
다) 숟가락
손잡이 끝부분이 제비꼬리형이라고 알려진 燕尾形으로 두 갈래로 갈라졌으며, 손잡이의 측면이 S자형으로 휘어져 있다. 숟가락 면은 가늘고 긴 형태를 갖는다. 손잡이 끝부분의 제비꼬리 모양은 자연스러운 초기의 형식에서 S자 곡선으로 크게 휘어진 중기의 형식을 지나, 후기에는 측면의 S자 곡선이 완만해지고 제비꼬리 모양도 간결해져 조선 초기의 숟가락으로 넘어간다. 이들 숟가락은 접시·대접·합 등의 청동기나 청자와 함께 반출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사진 7>).
생활용품인 금속기는 이와 같은 동경·주전자·숟가락 외에도 촛대·탁잔·인장·化粧刀·침통·자물쇠·대야·합 등이 다양하게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