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대표적인 성리학자들
조선 초기 대표적인 성리학자로는 鄭道傳·權近·金時習·南孝溫·金宏弼·鄭汝昌 등을 주목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들이 당시대의 정치적·사상적 경향을 함께 호흡한 위에 이들의 사상이 당대는 물론 후대까지도 크게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즉 정도전과 권근은 여말선초의 격동기를 살아가면서 성리학을 통해 그들에게 부과되었던 역사적 과제를 해결하려고 했을 뿐 아니라, 조선왕조 개창후에는 그들의 생각을 현실정치에 적극 반영하였다. 이에 비해 김굉필·정여창·김시습·남효온은 조선왕조의 기틀이 다져지는 세종-문종대에 태어나 왕도정치 구현에 이론과 실천으로 다같이 앞장선 인물들이었다. 특히 김굉필과 정여창은 소학의 실천과 교학을 통하여 왕도정치를 구현해 갔다. 반면 김시습과 남효온은 도학 이외에 불교와 도교도 깊이 이해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김시습은 불교가, 남효온은 도교가 유교의 왕도정치사상과 일맥 상통하고 있다고 이해한 데서 연유한 것이었다.
조선 초기 사상의 방향은 주자 성리학이 국교로 자리잡아 가면서 국가전례상의 불교적·도교적 요소를 비판·배격하고 이를 성리학적 예제로 대체해 가고 있었다. 조선왕조 개창 직후 사회 전반에 걸쳐있는 이단적 요소를 성리학의 논리로 배격하는데 기초를 닦았던 인물이 바로 정도전과 권근이었다.
그러나 세조 집권 이후 불교 등 이단이 다시 왕실의 후원을 얻어 지배사족은 물론 일반 서민층에까지 크게 확대되었다. 특히 성종대에 향촌사회의 동요로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사림들에 의해서 도학정치사상에 근거한 왕도정치론으로 제시되었다. 김시습과 남효온, 그리고 김굉필과 정여창의 왕도정치사상도 그 하나이며 그런 점에서 이들은 유학사상에서 선각자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 이제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면서 그들이 개진한 유학사상의 특징을 이해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