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편 한국사조선 시대26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ⅠⅠ. 학문의 발전2. 훈민정음의 창제2) 훈민정음의 창제
    • 01권 한국사의 전개
      • 총설 -한국사의 전개-
      • Ⅰ. 자연환경
      • Ⅱ. 한민족의 기원
      • Ⅲ. 한국사의 시대적 특성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
      • 개요
      • Ⅰ. 구석기문화
      • Ⅱ. 신석기문화
    • 03권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
      • 개요
      • Ⅰ. 청동기문화
      • Ⅱ. 철기문화
    • 04권 초기국가-고조선·부여·삼한
      • 개요
      • Ⅰ. 초기국가의 성격
      • Ⅱ. 고조선
      • Ⅲ. 부여
      • Ⅳ. 동예와 옥저
      • Ⅴ. 삼한
    • 05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Ⅰ-고구려
      • 개요
      • Ⅰ. 고구려의 성립과 발전
      • Ⅱ. 고구려의 변천
      • Ⅲ. 수·당과의 전쟁
      • Ⅳ. 고구려의 정치·경제와 사회
    • 06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Ⅱ-백제
      • 개요
      • Ⅰ. 백제의 성립과 발전
      • Ⅱ. 백제의 변천
      • Ⅲ. 백제의 대외관계
      • Ⅳ. 백제의 정치·경제와 사회
    • 07권 고대의 정치와 사회 Ⅲ-신라·가야
      • 개요
      • Ⅰ. 신라의 성립과 발전
      • Ⅱ. 신라의 융성
      • Ⅲ. 신라의 대외관계
      • Ⅳ. 신라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가야사 인식의 제문제
      • Ⅵ. 가야의 성립
      • Ⅶ. 가야의 발전과 쇠망
      • Ⅷ. 가야의 대외관계
      • Ⅸ. 가야인의 생활
    • 08권 삼국의 문화
      • 개요
      • Ⅰ. 토착신앙
      • Ⅱ. 불교와 도교
      • Ⅲ. 유학과 역사학
      • Ⅳ. 문학과 예술
      • Ⅴ. 과학기술
      • Ⅵ. 의식주 생활
      • Ⅶ. 문화의 일본 전파
    • 09권 통일신라
      • 개요
      • Ⅰ. 삼국통일
      • Ⅱ. 전제왕권의 확립
      • Ⅲ. 경제와 사회
      • Ⅳ. 대외관계
      • Ⅴ. 문화
    • 10권 발해
      • 개요
      • Ⅰ. 발해의 성립과 발전
      • Ⅱ. 발해의 변천
      • Ⅲ. 발해의 대외관계
      • Ⅳ. 발해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발해의 문화와 발해사 인식의 변천
    • 11권 신라의 쇠퇴와 후삼국
      • 개요
      • Ⅰ. 신라 하대의 사회변화
      • Ⅱ. 호족세력의 할거
      • Ⅲ. 후삼국의 정립
      • Ⅳ. 사상계의 변동
    • 12권 고려 왕조의 성립과 발전
      • 개요
      • Ⅰ. 고려 귀족사회의 형성
      • Ⅱ. 고려 귀족사회의 발전
    • 13권 고려 전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중앙의 정치조직
      • Ⅱ. 지방의 통치조직
      • Ⅲ. 군사조직
      • Ⅳ. 관리 등용제도
    • 14권 고려 전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전시과 체제
      • Ⅱ. 세역제도와 조운
      • Ⅲ. 수공업과 상업
    • 15권 고려 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사회구조
      • Ⅱ. 대외관계
    • 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
      • 개요
      • Ⅰ. 불교
      • Ⅱ. 유학
      • Ⅲ. 도교 및 풍수지리·도참사상
    • 17권 고려 전기의 교육과 문화
      • 개요
      • Ⅰ. 교육
      • Ⅱ. 문화
    • 18권 고려 무신정권
      • 개요
      • Ⅰ. 무신정권의 성립과 변천
      • Ⅱ. 무신정권의 지배기구
      • Ⅲ. 무신정권기의 국왕과 무신
    • 19권 고려 후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정치체제와 정치세력의 변화
      • Ⅱ. 경제구조의 변화
    • 20권 고려 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신분제의 동요와 농민·천민의 봉기
      • Ⅱ. 대외관계의 전개
    • 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변화
      • Ⅱ. 문화의 발달
    • 22권 조선 왕조의 성립과 대외관계
      • 개요
      • Ⅰ. 양반관료국가의 성립
      • Ⅱ. 조선 초기의 대외관계
    • 23권 조선 초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양반관료 국가의 특성
      • Ⅱ. 중앙 정치구조
      • Ⅲ. 지방 통치체제
      • Ⅳ. 군사조직
      • Ⅴ. 교육제도와 과거제도
    • 24권 조선 초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토지제도와 농업
      • Ⅱ. 상업
      • Ⅲ. 각 부문별 수공업과 생산업
      • Ⅳ. 국가재정
      • Ⅴ. 교통·운수·통신
      • Ⅵ. 도량형제도
    • 25권 조선 초기의 사회와 신분구조
      • 개요
      • Ⅰ. 인구동향과 사회신분
      • Ⅱ. 가족제도와 의식주 생활
      • Ⅲ. 구제제도와 그 기구
    • 26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Ⅰ
      • 개요
      • Ⅰ. 학문의 발전
        • 1. 성리학의 보급
          • 1) 성리학의 역할
          • 2) 5례·4례의 정비
          • 3) 문묘제도의 정비
          • 4) 대표적인 성리학자들
        • 2. 훈민정음의 창제
          • 2) 훈민정음의 창제
          • 5) 훈민정음 창제의 의의
          • 6) 훈민정음과 관련된 사업들
        • 3. 역사학
          • 1) 민족사의 체계화와 전대사의 정리
            • (1) 전대사의 체계화
            • (2) 고려시대사의 정리
            • (3) 전대사의 체계적 정리
          • 2) 춘추관과 당대사의 편찬
            • (2) 춘추관과 사관
            • (3) 실록의 편찬과 보관
        • 4. 지리지의 편찬과 지도의 제작
          • 1) 지리지의 편찬
          • 2) 국내지도의 제작
            • (3) 조선방역도
          • 3) 세계지도의 제작
            • (1) 조선 전기의 세계지도
            • (2)≪해동제국기≫의 일본 및 유구국지도
      • Ⅱ. 국가제사와 종교
        • 1. 국가제사
          • 2) 자연신
        • 2. 불교
          • 1) 억불정책과 교단의 존폐
            • (1) 억불정책의 전개
            • (2) 양종과 승과의 폐지
          • 2) 도첩제와 부역승
            • (1) 도첩제의 강화와 폐지
          • 3) 왕실의 불교숭신과 불교행사
            • (1) 숭불의 왕과 그 불사
          • 4) 민간의 불교신앙
            • (3) 불탄일 연등과 수륙재
          • 5) 사찰재산과 승려의 경제활동
          • 6) 당시의 고승들
            • (1) 자초와 기화
            • (2) 세종대의 명승들
            • (3) 세조대의 고승들
        • 3. 도교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개요
      • Ⅰ. 과학
      • Ⅱ. 기술
      • Ⅲ. 문학
      • Ⅳ. 예술
    • 28권 조선 중기 사림세력의 등장과 활동
      • 개요
      • Ⅰ. 양반관료제의 모순과 사회·경제의 변동
      • Ⅱ. 사림세력의 등장
      • Ⅲ. 사림세력의 활동
    • 29권 조선 중기의 외침과 그 대응
      • 개요
      • Ⅰ. 임진왜란
      • Ⅱ. 정묘·병자호란
    • 30권 조선 중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사림의 득세와 붕당의 출현
      • Ⅱ. 붕당정치의 전개와 운영구조
      • Ⅲ. 붕당정치하의 정치구조의 변동
      • Ⅳ. 자연재해·전란의 피해와 농업의 복구
      • Ⅴ. 대동법의 시행과 상공업의 변화
    • 31권 조선 중기의 사회와 문화
      • 개요
      • Ⅰ. 사족의 향촌지배체제
      • Ⅱ. 사족 중심 향촌지배체제의 재확립
      • Ⅲ. 예학의 발달과 유교적 예속의 보급
      • Ⅳ. 학문과 종교
      • Ⅴ. 문학과 예술
    • 32권 조선 후기의 정치
      • 개요
      • Ⅰ. 탕평정책과 왕정체제의 강화
      • Ⅱ. 양역변통론과 균역법의 시행
      • Ⅲ. 세도정치의 성립과 전개
      • Ⅳ. 부세제도의 문란과 삼정개혁
      • Ⅴ. 조선 후기의 대외관계
    •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
      • 개요
      • Ⅰ. 생산력의 증대와 사회분화
      • Ⅱ. 상품화폐경제의 발달
    • 34권 조선 후기의 사회
      • 개요
      • Ⅰ. 신분제의 이완과 신분의 변동
      • Ⅱ. 향촌사회의 변동
      • Ⅲ. 민속과 의식주
    • 35권 조선 후기의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동향과 민간신앙
      • Ⅱ. 학문과 기술의 발달
      • Ⅲ.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
    • 36권 조선 후기 민중사회의 성장
      • 개요
      • Ⅰ. 민중세력의 성장
      • Ⅱ. 18세기의 민중운동
      • Ⅲ. 19세기의 민중운동
    • 37권 서세 동점과 문호개방
      • 개요
      • Ⅰ. 구미세력의 침투
      • Ⅱ. 개화사상의 형성과 동학의 창도
      • Ⅲ. 대원군의 내정개혁과 대외정책
      • Ⅳ. 개항과 대외관계의 변화
    • 38권 개화와 수구의 갈등
      • 개요
      • Ⅰ. 개화파의 형성과 개화사상의 발전
      • Ⅱ. 개화정책의 추진
      • Ⅲ. 위정척사운동
      • Ⅳ. 임오군란과 청국세력의 침투
      • Ⅴ. 갑신정변
    • 39권 제국주의의 침투와 동학농민전쟁
      • 개요
      • Ⅰ. 제국주의 열강의 침투
      • Ⅱ. 조선정부의 대응(1885∼1893)
      • Ⅲ. 개항 후의 사회 경제적 변동
      • Ⅳ. 동학농민전쟁의 배경
      • Ⅴ. 제1차 동학농민전쟁
      • Ⅵ. 집강소의 설치와 폐정개혁
      • Ⅶ. 제2차 동학농민전쟁
    • 40권 청일전쟁과 갑오개혁
      • 개요
      • Ⅰ. 청일전쟁
      • Ⅱ. 청일전쟁과 1894년 농민전쟁
      • Ⅲ. 갑오경장
    • 41권 열강의 이권침탈과 독립협회
      • 개요
      • Ⅰ. 러·일간의 각축
      • Ⅱ. 열강의 이권침탈 개시
      • Ⅲ. 독립협회의 조직과 사상
      • Ⅳ. 독립협회의 활동
      • Ⅴ. 만민공동회의 정치투쟁
    • 42권 대한제국
      • 개요
      • Ⅰ. 대한제국의 성립
      • Ⅱ. 대한제국기의 개혁
      • Ⅲ. 러일전쟁
      • Ⅳ. 일제의 국권침탈
      • Ⅴ. 대한제국의 종말
    • 43권 국권회복운동
      • 개요
      • Ⅰ. 외교활동
      • Ⅱ. 범국민적 구국운동
      • Ⅲ. 애국계몽운동
      • Ⅳ. 항일의병전쟁
    • 44권 갑오개혁 이후의 사회·경제적 변동
      • 개요
      • Ⅰ. 외국 자본의 침투
      • Ⅱ. 민족경제의 동태
      • Ⅲ. 사회생활의 변동
    • 45권 신문화 운동Ⅰ
      • 개요
      • Ⅰ. 근대 교육운동
      • Ⅱ. 근대적 학문의 수용과 성장
      • Ⅲ. 근대 문학과 예술
    • 46권 신문화운동 Ⅱ
      • 개요
      • Ⅰ. 근대 언론활동
      • Ⅱ. 근대 종교운동
      • Ⅲ. 근대 과학기술
    • 47권 일제의 무단통치와 3·1운동
      • 개요
      • Ⅰ. 일제의 식민지 통치기반 구축
      • Ⅱ. 1910년대 민족운동의 전개
      • Ⅲ. 3·1운동
    • 48권 임시정부의 수립과 독립전쟁
      • 개요
      • Ⅰ. 문화정치와 수탈의 강화
      • Ⅱ.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활동
      • Ⅲ. 독립군의 편성과 독립전쟁
      • Ⅳ. 독립군의 재편과 통합운동
      • Ⅴ. 의열투쟁의 전개
    • 49권 민족운동의 분화와 대중운동
      • 개요
      • Ⅰ. 국내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운동
      • Ⅱ. 6·10만세운동과 신간회운동
      • Ⅲ. 1920년대의 대중운동
    • 50권 전시체제와 민족운동
      • 개요
      • Ⅰ. 전시체제와 민족말살정책
      • Ⅱ. 1930년대 이후의 대중운동
      • Ⅲ. 1930년대 이후 해외 독립운동
      • Ⅳ.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체제정비와 한국광복군의 창설
    • 51권 민족문화의 수호와 발전
      • 개요
      • Ⅰ. 교육
      • Ⅱ. 언론
      • Ⅲ. 국학 연구
      • Ⅳ. 종교
      • Ⅴ. 과학과 예술
      • Ⅵ. 민속과 의식주
    • 52권 대한민국의 성립
      • 개요
      • Ⅰ. 광복과 미·소의 분할점령
      • Ⅱ. 통일국가 수립운동
      • Ⅲ. 미군정기의 사회·경제·문화
      • Ⅳ. 남북한 단독정부의 수립
(4) 제자의 원리

 ≪訓民正音≫(해례본)의<解例>첫머리에 있는 制字解에는 정음 28자(初聲 17자, 中聲 11자)를 만든 방법의 원리에 대한 설명이 보인다. 이제 일련의 인용문을 통하여 그 내용을 간추려 보기로 한다.

正音 28자는 각각 그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다. 초성은 모두 17자이다. 牙音 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닫은 모양을 본뜬 것이요 舌音 ㄴ은 혀가 웃잇몸에 붙은 모양을 본뜬 것이요, 脣音 ㅁ은 입 모양을 본뜬 것이요, 齒音 ㅅ은 이(齒) 모양을 본뜬 것이요, 喉音 ㅇ은 목구멍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이것은 초성 글자들을 만든 기본원리가 입과 입안의 어떤 기관의 모양을 본뜬 것임을 간명하게 설명한 것이다. 즉 ‘ㄱㄴㅁㅅㅇ’ 등은 이들이 나타내는 자음들의 발음과 직접 관련이 있는 음성기관의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다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음성기관 상형설을 주장한 학자들이 더러 있었으나≪훈민정음≫(해례본)이 발견되고 그 제자해에 이런 분명한 설명이 있음이 확인됨으로써 이 원리는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게 된 것이다. 이 밖의 초성 글자들은 위의 다섯 글자의 加畫의 방법을 적용하여 만들었다.

ㅋ은 ㄱ에 비하여 소리가 조금 세게 나는 까닭에 획을 더한 것으로, ㄴ에서 ㄷ, ㄷ에서 ㅌ, ㅁ에서 ㅂ, ㅂ에서 ㅍ, ㅅ에서 ㅈ, ㅈ에서 ㅊ, ㅇ에서 ㆆ, ㆆ에서 ㅎ으로 그 소리로 인하여 획을 더한 뜻이 모두 같으나 오직 ㅇ만은 다르고 半舌音 ㄹ과 半齒音 ㅿ 역시 혀와 이의 모양을 본뜬 것이기는 하나 그 체를 달리한 것으로 획을 더한 뜻이 없다.

 초성들이 발음되는 위치를 다섯으로 나누었고 이 다섯 위치에서 나는 가장 약한 소리를 표시하는 글자를 그 기관의 모양을 본떠 기본으로 삼고 이 기본글자에 획을 하나 또는 둘을 더하여 같은 위치에서 나는 강한 소리들을 표시하는 글자들을 만들었던 것이다.139) 이리하여 글자와 그것이 표시하는 소리와의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성립되었던 것이다. 우리가 정음을 과학적이라 함은 바로 이 사실을 가리키는 것이다. 일찍이 어떤 문자도 이와 같은 과학적 원리로 만들어진 일이 없었던 것이다.

 초성 글자들이 음성기관의 상형을 기본 방법으로 삼아 만들어졌음에 비하여 중성 글자들은 상형이기는 하되 그 대상이 달랐다.

중성은 무릇 11자다. ㆍ는 혀가 움츠러들고 소리가 깊으니 하늘이 子에서 열린 바 그 모양이 둥글음을 본뜬 것이다. ㅡ는 혀가 조금 옴츠러들고 소리가 깊지도 얕지도 않으니 땅이 丑에서 펼쳐진 바 그 모양의 평평함은 땅을 본뜬 것이다. ㅣ는 혀가 옴츠러들지 않고 소리가 얕으니 사람이 寅에서 생긴 바 그 모양의 서 있음은 사람을 본뜬 것이다.

 중성의 기본글자를 셋으로 보고 이 셋을 각각 하늘, 땅, 사람의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동양철학에서는 이 셋을 三才라고 하여 우주 만물의 기본요소로 생각하여 왔는데 이들의 상형으로 중성의 기본글자를 만들었던 것이다. 이 밖의 중성 글자들은 이 기본글자들의 합성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이 아래의 여덟 소리는 하나가 닫힘이면 하나가 열림이라. ㅡ는 ㆍ와 같으나 입이 오므라지니 그 모양은 ㆍ와 ㅡ가 합하여 된 것이며 하늘과 땅이 처음 사귀는 뜻을 취한 것이다. ㅣ는 ㆍ와 같으나 입이 벌어지니 그 모양은 ㅣ와 ㆍ가 합하여 된 것이며 天地의 用이 사물에 나타나되 사람을 기다려서 이루어지는 뜻을 취한 것이다. ㅡ는 ㅡ와 같으나 입이 오므라지니 그 모양은 ㅡ와 ㆍ가 합하여 된 것이며 역시 하늘과 땅이 처음 사귀는 뜻을 취한 것이다. ㆎ는 ㅡ와 같으나 입이 벌어지니 그 모양은 ㆍ와 ㅣ가 합하여 된 것이며 역시 천지의 用이 사물에 나타나되 사람을 기다려서 이루어지는 뜻을 취한 것이다. ㅡ와 ㅡ는 ㅣ에서 일어난 것이요 ㅣ는 ㅣ와 같으나 ㅣ에서 일어난 것이요 ㅡ는 와 같으나 ㅣ에서 일어난 것이요 ㅣ는 ㆎ와 같으나 ㅣ에서 일어난 것이다.

 중성을 모두 11자라 하고 그 중의 셋은 기본자요 나머지 여덟은 이 기본자들의 복합이라고 하였다. 위의 설명에서 입이 오므라지는 ㅡ와 ㅡ에는 ㅡ가 쓰이고 입이 벌어지는 ㅣ와 ㆎ에는 ㅣ가 쓰인 점이 참으로 신묘한 느낌을 주거니와 ‘ㅡㅣㅡㅣ와 ㅡㆎㅡㅣ’ 는 母音調和에서 서로 다른 계열에 속하는데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한 것도 참으로 신묘하기 짝이 없다.

ㅡㅣㅡㅣ의 동그라미가 위와 밖에 놓인 것은 그들이 하늘에서 생겨나서 陽이 되기 때문이요 ㅡㆎㅡㅣ의 동그라미가 아래와 안에 놓인 것은 이들이 땅에서 생겨나서 陰이 되기 때문이다.

 중성의 체계에서 문제삼을 것이 있다면 여덟 글자 속에 ‘ㅡㅣㅡㆎ’와 함께 ‘ㅡㅣㅡㅣ’가 들어 있는 점이라고 하겠다. 이들이 ㅣ에서 일어난 것이라 하여 yo, ya, yu, yǝ와 같은 二重母音임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처리한 것이다.

ㅡㅣㅡㆎ는 하늘과 땅에서 비롯된 것이라 初出이 되고 ㅡㅣㅡㅣ는 ㅣ에서 일어나서 사람을 겸하였으므로 再出이 된다. ㅡㅣㅡㆎ에서 동그라미를 하나로 한 것은 初生의 뜻을 취한 것이요 ㅡㅣㅡㅣ에서 동그라미를 둘로 한 것은 再生의 뜻을 취한 것이다.

 ‘ㅢ@ㅢ@’(oy, ay, uy, ǝy)와 같은 二重母音은<해례>의 中聲解에서「合用」으로 처리하고 있음에 대하여 ‘ㅡㅣㅡㅣ’(yo, ya, yu, yǝ)는 특수하게 처리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이들의 경우에도「합용」을 한다면 글자의 모양이 성립되기 어려운 것이 있어서 이런 특수한 처리가 강구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위에서 살펴본 제자해의 설명에서 어찌하여 초성과 중성 글자들에 대하여 다 같이 음성기관 상형의 원리를 적용하지 않고 중성 글자들은 三才를 상형하였는가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된다. 여기서 두 가지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한다. 첫째는 초성과 달라서 중성은 음성기관의 모양을 본뜨기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위에서 보았듯이, 중성의 경우에는 혀가 옴츠러드는 정도와 소리의 깊이의 정도로 구별되는데 이것을 그림으로 나타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 문자체계의 각 글자는 서로 분명히 구별되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이 어렵다는 뜻이다. 둘째는 위의 제자해의 설명에도 나타나 있지만, 그 당시 중국에서 들어온 음운이론이 성리학의 이론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중성의 경우에 음성기관의 상형과는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돌렸을 때, 그 기본글자 셋과 일치하는 3재를 택한 것은 당시의 음운이론으로 보아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귀결이 아닌가 생각된다.

 종성은 따로 만들지 않고 초성을 다시 쓰도록 하였다. 이것은 홑으로 보아 넘겨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이것이 정음으로 하여금 진정한 음소문자가 되게 한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던 것이다.

중성이 깊음 옅음과 닫힘 열림으로 앞에서 부르면 초성이 五音과 淸獨으로 뒤에서 화합하며 초성이 되기도 하고 종성이 되기도 하니 또한 만물이 땅에서 처음 나서 다시 땅으로 돌아감을 볼 수 있다.

 이상은 제자해의 내용을 간추린 것인데, 이로써도 정음이 좁게는 우리말의 음운, 넓게는 우주의 이치와 절묘하게 부합되는 문자체계임이 밝혀진 것으로 믿는다.<해례>의 편자들이 제자해를 “정음이 만들어짐에 천지 만물의 이치가 다 갖추어지게 되었다”는 최고의 찬사로 끝맺은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139) 牙音만은 예외였다. 이에 대하여 制字解는 아음에 있어서는 이 가장 약한 소리지만 그것은 喉音의 ㅇ과 비슷하여 역시 목구멍을 본떠 만들고 ㄱ으로 기본을 삼게 되었다고 설명하였다.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