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편 한국사조선 시대30권 조선 중기의 정치와 경제Ⅱ. 붕당정치의 전개와 운영구조3. 붕당정치의 운영형태1) 붕당정치의 전개와 붕당론
    • 01권 한국사의 전개
      • 총설 -한국사의 전개-
      • Ⅰ. 자연환경
      • Ⅱ. 한민족의 기원
      • Ⅲ. 한국사의 시대적 특성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
      • 개요
      • Ⅰ. 구석기문화
      • Ⅱ. 신석기문화
    • 03권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
      • 개요
      • Ⅰ. 청동기문화
      • Ⅱ. 철기문화
    • 04권 초기국가-고조선·부여·삼한
      • 개요
      • Ⅰ. 초기국가의 성격
      • Ⅱ. 고조선
      • Ⅲ. 부여
      • Ⅳ. 동예와 옥저
      • Ⅴ. 삼한
    • 05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Ⅰ-고구려
      • 개요
      • Ⅰ. 고구려의 성립과 발전
      • Ⅱ. 고구려의 변천
      • Ⅲ. 수·당과의 전쟁
      • Ⅳ. 고구려의 정치·경제와 사회
    • 06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Ⅱ-백제
      • 개요
      • Ⅰ. 백제의 성립과 발전
      • Ⅱ. 백제의 변천
      • Ⅲ. 백제의 대외관계
      • Ⅳ. 백제의 정치·경제와 사회
    • 07권 고대의 정치와 사회 Ⅲ-신라·가야
      • 개요
      • Ⅰ. 신라의 성립과 발전
      • Ⅱ. 신라의 융성
      • Ⅲ. 신라의 대외관계
      • Ⅳ. 신라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가야사 인식의 제문제
      • Ⅵ. 가야의 성립
      • Ⅶ. 가야의 발전과 쇠망
      • Ⅷ. 가야의 대외관계
      • Ⅸ. 가야인의 생활
    • 08권 삼국의 문화
      • 개요
      • Ⅰ. 토착신앙
      • Ⅱ. 불교와 도교
      • Ⅲ. 유학과 역사학
      • Ⅳ. 문학과 예술
      • Ⅴ. 과학기술
      • Ⅵ. 의식주 생활
      • Ⅶ. 문화의 일본 전파
    • 09권 통일신라
      • 개요
      • Ⅰ. 삼국통일
      • Ⅱ. 전제왕권의 확립
      • Ⅲ. 경제와 사회
      • Ⅳ. 대외관계
      • Ⅴ. 문화
    • 10권 발해
      • 개요
      • Ⅰ. 발해의 성립과 발전
      • Ⅱ. 발해의 변천
      • Ⅲ. 발해의 대외관계
      • Ⅳ. 발해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발해의 문화와 발해사 인식의 변천
    • 11권 신라의 쇠퇴와 후삼국
      • 개요
      • Ⅰ. 신라 하대의 사회변화
      • Ⅱ. 호족세력의 할거
      • Ⅲ. 후삼국의 정립
      • Ⅳ. 사상계의 변동
    • 12권 고려 왕조의 성립과 발전
      • 개요
      • Ⅰ. 고려 귀족사회의 형성
      • Ⅱ. 고려 귀족사회의 발전
    • 13권 고려 전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중앙의 정치조직
      • Ⅱ. 지방의 통치조직
      • Ⅲ. 군사조직
      • Ⅳ. 관리 등용제도
    • 14권 고려 전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전시과 체제
      • Ⅱ. 세역제도와 조운
      • Ⅲ. 수공업과 상업
    • 15권 고려 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사회구조
      • Ⅱ. 대외관계
    • 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
      • 개요
      • Ⅰ. 불교
      • Ⅱ. 유학
      • Ⅲ. 도교 및 풍수지리·도참사상
    • 17권 고려 전기의 교육과 문화
      • 개요
      • Ⅰ. 교육
      • Ⅱ. 문화
    • 18권 고려 무신정권
      • 개요
      • Ⅰ. 무신정권의 성립과 변천
      • Ⅱ. 무신정권의 지배기구
      • Ⅲ. 무신정권기의 국왕과 무신
    • 19권 고려 후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정치체제와 정치세력의 변화
      • Ⅱ. 경제구조의 변화
    • 20권 고려 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신분제의 동요와 농민·천민의 봉기
      • Ⅱ. 대외관계의 전개
    • 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변화
      • Ⅱ. 문화의 발달
    • 22권 조선 왕조의 성립과 대외관계
      • 개요
      • Ⅰ. 양반관료국가의 성립
      • Ⅱ. 조선 초기의 대외관계
    • 23권 조선 초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양반관료 국가의 특성
      • Ⅱ. 중앙 정치구조
      • Ⅲ. 지방 통치체제
      • Ⅳ. 군사조직
      • Ⅴ. 교육제도와 과거제도
    • 24권 조선 초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토지제도와 농업
      • Ⅱ. 상업
      • Ⅲ. 각 부문별 수공업과 생산업
      • Ⅳ. 국가재정
      • Ⅴ. 교통·운수·통신
      • Ⅵ. 도량형제도
    • 25권 조선 초기의 사회와 신분구조
      • 개요
      • Ⅰ. 인구동향과 사회신분
      • Ⅱ. 가족제도와 의식주 생활
      • Ⅲ. 구제제도와 그 기구
    • 26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Ⅰ
      • 개요
      • Ⅰ. 학문의 발전
      • Ⅱ. 국가제사와 종교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개요
      • Ⅰ. 과학
      • Ⅱ. 기술
      • Ⅲ. 문학
      • Ⅳ. 예술
    • 28권 조선 중기 사림세력의 등장과 활동
      • 개요
      • Ⅰ. 양반관료제의 모순과 사회·경제의 변동
      • Ⅱ. 사림세력의 등장
      • Ⅲ. 사림세력의 활동
    • 29권 조선 중기의 외침과 그 대응
      • 개요
      • Ⅰ. 임진왜란
      • Ⅱ. 정묘·병자호란
    • 30권 조선 중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사림의 득세와 붕당의 출현
        • 1. 사림의 득세
        • 2. 붕당의 출현
      • Ⅱ. 붕당정치의 전개와 운영구조
        • 1. 붕당정치의 성립
        • 2. 붕당정치의 전개
          • 2) 제1차 예송
          • 3) 제2차 예송과 남인정권의 등장
        • 3. 붕당정치의 운영형태
          • 1) 붕당정치의 전개와 붕당론
        • 4. 붕당정치의 동요와 환국의 빈발
          • 1) 환국의 개념과 범주 및 연구 시각
          • 2) 환국의 실상
      • Ⅲ. 붕당정치하의 정치구조의 변동
        • 1. 비변사의 강화
        • 2. 언관권·낭관권의 형성과 권력구조의 변화
          • 1) 언관권·낭관권의 형성
          • 2) 권력구조의 변화와 사화 및 붕당
        • 3. 천거제의 시행과 관료 충원방식의 변화
        • 4. 공론정치의 형성과 정치 참여층의 확대
        • 5. 중앙 군영제도의 발달
          • 1) 수도 방위 군영
          • 2) 수도 외곽 방어 군영
          • 3) 왕권 수호의 금위군영
          • 4) 붕당정치와 군권
        • 6. 지방 군제의 개편
      • Ⅳ. 자연재해·전란의 피해와 농업의 복구
        • 1. 장기적인 자연재해와 전란의 피해
          • 3) 자연재해와 전란의 피해
        • 2. 상평창·진휼청의 설치 운영과 구휼문제
        • 3. 인구의 감소
          • 1) 조선시대 인구 추정
        • 4. 요역제의 붕괴와 모립제의 대두
        • 5. 진전의 개간과 양전사업
          • 1) 개간사업
          • 2) 양전사업
        • 6. 영농기술의 발달과 농촌경제의 변화
        • 7. 지주제의 발달과 궁방전·둔전의 확대
          • 2) 내수사전과 궁방전의 확대
          • 3) 둔전의 확대
      • Ⅴ. 대동법의 시행과 상공업의 변화
        • 1. 대동법의 시행
          • 1) 공납제의 변통과 대동법의 실시
          • 2) 대동법의 내용
            • (1) 대동세의 부과·징수
            • (2) 대동세의 지용
        • 2. 상업·수공업·광업의 변모
          • 2) 시전의 변화
          • 3) 공인과 공계
          • 4) 장시의 발달
        • 3. 군수공업의 성장과 군수광업의 발전
          • 1) 군문·영문에 의한 군수공업의 성장
          • 2) 군수광업의 발전과 광산의 경영형태
        • 4. 금속화폐제도의 시행
          • 2) 금속화폐의 논의와 주조
          • 3) 화폐정책의 난맥과 폐단
        • 5. 중개무역의 성행
          • 1) 임진왜란의 발발과 조명무역
          • 2) 임진왜란의 종식과 중개무역의 재개
    • 31권 조선 중기의 사회와 문화
      • 개요
      • Ⅰ. 사족의 향촌지배체제
      • Ⅱ. 사족 중심 향촌지배체제의 재확립
      • Ⅲ. 예학의 발달과 유교적 예속의 보급
      • Ⅳ. 학문과 종교
      • Ⅴ. 문학과 예술
    • 32권 조선 후기의 정치
      • 개요
      • Ⅰ. 탕평정책과 왕정체제의 강화
      • Ⅱ. 양역변통론과 균역법의 시행
      • Ⅲ. 세도정치의 성립과 전개
      • Ⅳ. 부세제도의 문란과 삼정개혁
      • Ⅴ. 조선 후기의 대외관계
    •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
      • 개요
      • Ⅰ. 생산력의 증대와 사회분화
      • Ⅱ. 상품화폐경제의 발달
    • 34권 조선 후기의 사회
      • 개요
      • Ⅰ. 신분제의 이완과 신분의 변동
      • Ⅱ. 향촌사회의 변동
      • Ⅲ. 민속과 의식주
    • 35권 조선 후기의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동향과 민간신앙
      • Ⅱ. 학문과 기술의 발달
      • Ⅲ.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
    • 36권 조선 후기 민중사회의 성장
      • 개요
      • Ⅰ. 민중세력의 성장
      • Ⅱ. 18세기의 민중운동
      • Ⅲ. 19세기의 민중운동
    • 37권 서세 동점과 문호개방
      • 개요
      • Ⅰ. 구미세력의 침투
      • Ⅱ. 개화사상의 형성과 동학의 창도
      • Ⅲ. 대원군의 내정개혁과 대외정책
      • Ⅳ. 개항과 대외관계의 변화
    • 38권 개화와 수구의 갈등
      • 개요
      • Ⅰ. 개화파의 형성과 개화사상의 발전
      • Ⅱ. 개화정책의 추진
      • Ⅲ. 위정척사운동
      • Ⅳ. 임오군란과 청국세력의 침투
      • Ⅴ. 갑신정변
    • 39권 제국주의의 침투와 동학농민전쟁
      • 개요
      • Ⅰ. 제국주의 열강의 침투
      • Ⅱ. 조선정부의 대응(1885∼1893)
      • Ⅲ. 개항 후의 사회 경제적 변동
      • Ⅳ. 동학농민전쟁의 배경
      • Ⅴ. 제1차 동학농민전쟁
      • Ⅵ. 집강소의 설치와 폐정개혁
      • Ⅶ. 제2차 동학농민전쟁
    • 40권 청일전쟁과 갑오개혁
      • 개요
      • Ⅰ. 청일전쟁
      • Ⅱ. 청일전쟁과 1894년 농민전쟁
      • Ⅲ. 갑오경장
    • 41권 열강의 이권침탈과 독립협회
      • 개요
      • Ⅰ. 러·일간의 각축
      • Ⅱ. 열강의 이권침탈 개시
      • Ⅲ. 독립협회의 조직과 사상
      • Ⅳ. 독립협회의 활동
      • Ⅴ. 만민공동회의 정치투쟁
    • 42권 대한제국
      • 개요
      • Ⅰ. 대한제국의 성립
      • Ⅱ. 대한제국기의 개혁
      • Ⅲ. 러일전쟁
      • Ⅳ. 일제의 국권침탈
      • Ⅴ. 대한제국의 종말
    • 43권 국권회복운동
      • 개요
      • Ⅰ. 외교활동
      • Ⅱ. 범국민적 구국운동
      • Ⅲ. 애국계몽운동
      • Ⅳ. 항일의병전쟁
    • 44권 갑오개혁 이후의 사회·경제적 변동
      • 개요
      • Ⅰ. 외국 자본의 침투
      • Ⅱ. 민족경제의 동태
      • Ⅲ. 사회생활의 변동
    • 45권 신문화 운동Ⅰ
      • 개요
      • Ⅰ. 근대 교육운동
      • Ⅱ. 근대적 학문의 수용과 성장
      • Ⅲ. 근대 문학과 예술
    • 46권 신문화운동 Ⅱ
      • 개요
      • Ⅰ. 근대 언론활동
      • Ⅱ. 근대 종교운동
      • Ⅲ. 근대 과학기술
    • 47권 일제의 무단통치와 3·1운동
      • 개요
      • Ⅰ. 일제의 식민지 통치기반 구축
      • Ⅱ. 1910년대 민족운동의 전개
      • Ⅲ. 3·1운동
    • 48권 임시정부의 수립과 독립전쟁
      • 개요
      • Ⅰ. 문화정치와 수탈의 강화
      • Ⅱ.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활동
      • Ⅲ. 독립군의 편성과 독립전쟁
      • Ⅳ. 독립군의 재편과 통합운동
      • Ⅴ. 의열투쟁의 전개
    • 49권 민족운동의 분화와 대중운동
      • 개요
      • Ⅰ. 국내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운동
      • Ⅱ. 6·10만세운동과 신간회운동
      • Ⅲ. 1920년대의 대중운동
    • 50권 전시체제와 민족운동
      • 개요
      • Ⅰ. 전시체제와 민족말살정책
      • Ⅱ. 1930년대 이후의 대중운동
      • Ⅲ. 1930년대 이후 해외 독립운동
      • Ⅳ.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체제정비와 한국광복군의 창설
    • 51권 민족문화의 수호와 발전
      • 개요
      • Ⅰ. 교육
      • Ⅱ. 언론
      • Ⅲ. 국학 연구
      • Ⅳ. 종교
      • Ⅴ. 과학과 예술
      • Ⅵ. 민속과 의식주
    • 52권 대한민국의 성립
      • 개요
      • Ⅰ. 광복과 미·소의 분할점령
      • Ⅱ. 통일국가 수립운동
      • Ⅲ. 미군정기의 사회·경제·문화
      • Ⅳ. 남북한 단독정부의 수립
(2) 붕당정치의 전개와 붕당론

 인조반정 이후 정치세력은 왕을 비롯한 특정 개인이나 정치 집단에 권력이 집중되어 정국이 운영되는 것을 반대하고, 상대 세력과의 공존을 토대로 하면서 공론정치를 추구하였다. 숙종초까지의 정국은 반정을 주도한 서인과 남인·소북계의 일부가 공존하는 형세였다. 서인이 다수 세력으로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남인과 소북 일부가 이에 포섭된 형국으로 붕당적 입장이 중심이 되어 정치운영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인조대 공신세력의 존재, 산림의 정계 진출, 왕실 외척의 존재, 남인의 성장 등에 따른 정치집단의 변화도 정치운영에 중요한 변수로 기능하였다. 따라서 붕당적 입장이 일차적이기는 했지만 비붕당적 요소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다.0186)

 이 시기의 붕당론은 각 붕당과 정치적 성향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0187) 기본적으로 정치적 입장과 붕당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는가에 따라 붕당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인정하기도 하고, 또 이에 따른 정치운영 방식도 다르게 나타나고 있었다.

 인조를 비롯한 국왕들은 신하들의 붕당 결성 자체를 부정하고 그 타파를 주장했다. 인조는 정인군자는 반드시 당을 짓지 않는다는 입장에서 주자의 引君爲黨說을 비판하고,0188) “붕당의 폐해가 홍수나 가뭄보다 심하다”0189)고 하였으며, 삼사의 언론 활동에 대해서도 당론으로 몰아 비판하는 일이 많았다.0190) 효종은 대간이 대신을 논핵하지 않는 것이 黨論 때문이라 하거나,0191) 대간이 色目의 분별에 따라 제수된다고 비판하여 붕당에 대해 극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며,0192) 현종도 언로가 붕당의 언로가 되었다고 붕당의 폐해를 지적하였다.0193) 군주들이 붕당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것은 정권이 신하들에게 돌아가는 것을 반대하고, 왕 중심으로 정국을 주도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서인계 반정공신이나 척신세력들도 국왕의 입장에 동조하여 기본적으로 붕당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국왕이나 일부 공신세력과는 달리, 산림이나 일반 관료들은 일반적으로 붕당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그 폐단을 어떻게 시정할 것인가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宋時烈을 중심으로 하는 서인 산림계 인물들은 자신을 군자당으로, 상대 집단을 소인당으로 규정하고, 주자의 군자소인론을 토대로 시비의 분별과 ‘進君子 退小人’을 강조하여 자파 중심의 정국 운영을 꾀하였다. 반면에 일반 관료들이나 남인은 한 붕당 안에 군자도 있고 소인도 있다고 보고, 당색에 구애받지 않는 인재의 등용을 주장하여 상대 세력과의 공존을 통한 정국운영을 주장하였다.

 송시열은 효종초 金自點 일파를 배척하면서 서로 갈등과 대립을 보이는 두 정치집단간의 공존 자체를 거부하는 경향을 보여주었고, 이이와 成渾의 문묘종사를 반대하던 남인을 소인당으로 규정하여 시비를 엄정히 밝힐 것과 군자·소인의 변별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논리는 공신계에 대한 산림세력의 비판과 공격을 정당화하고, 남인을 소인으로 단정하여 배척하는 서인 산림계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치이론으로서 뒷날 노론세력의 정치 활동에 이론적 근거가 되었다.0194)

 인조초 서인에 눌려 정국의 주도권을 행사하지 못하던 남인은 “用人에 彼此를 묻지 말고 능력에 따라 賢才를 등용하면 붕당의 폐단이 수습될 것”이라고 하였다.0195) 이것은 기본적으로 붕당의 존재를 인정한 위에서 당색에 구애되지 않는 인재의 등용을 통한 조정의 진정을 꾀한 것으로서, 이후 남인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 붕당론이었다.

 일반 관료들은 복수의 붕당이 존재하는 현실을 인정하여 붕당의 폐단을 시정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들은 구양수와 주자의 붕당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우리 나라의 붕당에는 각 붕당마다 淸濁·優劣이 섞여 있으므로 군자소인론의 일률적인 적용은 옳지 않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붕당 단위의 용인을 반대하여, 당색을 가리지 않고 오직 재능있는 사람을 등용하면(惟才是用) 점진적으로 붕당의 폐단이 시정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붕당이 소멸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인조 3년(1625) 이조참의 李明漢은 “어진 사람을 등용하고 不肖한 사람을 물리치면 붕당은 저절로 소멸될 것”이라 하였고,0196) 인조 7년 대사간 趙翼도 “지금의 당이란 한쪽이 모두 군자이고 다른 한쪽이 모두 소인인 것은 아니며 각각 善人도 있고 불만을 가진 사람도 있으므로 어느 한쪽만을 쓰고 한쪽을 모두 버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여 능력에 따른 인재 등용을 주장하였다.0197) 효종 4년(1653) 李敬輿도 “만약 임금이 賢邪를 가려 수용한다면 청탁이 스스로 나누어질 것”이라 하였다.0198)

 이들의 주장은 인조∼현종대 대다수 관료의 지지를 받아 당시 조정의 붕당론을 대표하였으며, 따라서 이 기간에 서인 정권이 남인 및 일부 소북계 인물까지 조정에 등용하여 완전하지는 않으나마 붕당간의 공존체제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 논리였다.0199) 아울러 이러한 붕당론에 입각하여 17세기에는 서인과 남인이 공존하면서 붕당 사이의 정치적 역학관계가 안정적으로 전개되었으며, 이에 소수 붕당의 존재도 허용되고 그들에 의한 공개적인 비판과 견제가 가능하여 정책의 수립과 결정 과정에 조화가 보여지는 정치운영도 가능하게 되었다.0200)

 요컨대 17세기 인조∼현종 연간의 정치집단은 서인·남인의 붕당이 존재하는 현실을 인정한 위에서 각자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강화하기 위해, 구양수·주자의 붕당론이나 이이의 붕당론을 수용하고 이를 당시의 현실에 맞게 재조정하여, 상대 세력과의 공존 위에서 정국의 안정을 이루려는 논리적 근거로 삼았던 것이다. 그러나 숙종 이후의 잦은 換局과 노론·소론간의 대립 과정에서는 일당 전제적인 경향을 뒷받침하는 붕당론이 성행하였고, 근본적으로 붕당의 존재를 부정하는 皇極蕩平說이 제기되어 영·정조대 탕평책의 실시로 이어졌다.0201)

0186)이 시기의 정국에 대해서는 최근의 다음 논문들이 참고된다.

吳洙彰,<仁祖代 政治勢力의 動向>(≪朝鮮時代 政治史의 再照明≫, 汎潮社, 1985).

吳恒寧,<朝鮮 孝宗代 政局의 變動과 그 性格>(≪泰東古典硏究≫9, 1993).

禹仁秀,<朝鮮 顯宗代 政局의 動向과 山林의 役割>(≪朝鮮史硏究≫1, 1992).
0187)鄭萬祚는 이 시기의 붕당론을 調停論·君子小人論·調劑論으로 구분하여 정리하였다(앞의 글, 1992).
0188)≪仁祖實錄≫권 20, 인조 7년 5월 경인.
0189)≪仁祖實錄≫권 37, 인조 16년 11월 기사.
0190)≪仁祖實錄≫권 9, 인조 3년 5월 갑인;권 14, 인조 4년 8월 계해·갑자;권 37, 인조 16년 7월 계해.
0191)≪孝宗實錄≫권 5, 효종 원년 윤11월 무자.
0192)≪孝宗實錄≫권 18, 효종 8년 8월 계미.
0193)≪顯宗實錄≫권 9, 현종 6년 정월 갑인.
0194)송시열의 붕당론에 대해서는 鄭萬祚, 앞의 글, 132∼137쪽 참조.
0195)≪仁祖實錄≫권 9, 인조 3년 5월 갑자, 執義李埈·掌令姜大進·金榮祖等啓.
0196)≪仁祖實錄≫권 10, 인조 3년 10월 을사.
0197)趙 翼,≪浦渚集≫권 9, 論兵曹判書李貴箚批未安箚, 인조 7년, 기사(≪韓國文集叢刊≫85책, 165∼166쪽).
0198)≪孝宗實錄≫권 11, 효종 4년 7월 을축, 領中樞府使李敬輿上箚.
0199)鄭萬祚, 앞의 글, 141쪽.
0200)崔完基, 앞의 글, 86쪽.
0201)숙종 이후의 붕당론과 탕평론에 대해서는 鄭萬祚, 앞의 글, 141∼146쪽 참조.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