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언어학
국어사의 시대구분에 따르면 조선 후기의 언어는 후기 근대국어에 속한다.503) 17세기부터 19세기 말까지의 국어를 근대국어라고 하고 이 근대국어를 다시 세분해서 17세기부터 18세기 중기까지를 전기 근대국어, 18세기 중기부터 19세기 말까지를 후기 근대국어라고 한다.
근대국어는 후기 중세국어(14세기∼16세기의 국어)에서 현대국어(20세기 이후)로 넘어가는 교량적 시기의 국어이다. 그러므로 근대국어시기는 후기 중세국어가 변화된 결과가 나타나서 새로운 체계를 보이기 시작하는 때이며, 동시에 현대국어의 제반 특징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조선 후기의 국어인 후기 근대국어는 현대국어와 가장 가까운 시기에 있는 국어다. 따라서 조선 후기의 국어는 현대국어의 성립기반이 되는 국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근대화과정을 통해 제반 문화가 발달하였던 시기이며, 외국의 다양한 문물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였던 때이다. 그래서 새로운 문물과 개념들을 표현하기 위한 다양한 어휘가 발달하였다. 특히 19세기 중기 이후부터는 일본어 및 영어를 비롯한 구미의 언어들과 접촉하면서 다양한 어휘를 차용하게 되었다. 그 결과, 그 때까지 한자문화권에서 차용한 많은 한자어에다가 일본어 및 서구어를 수입함으로써 국어 어휘의 확충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따라서 이 시기는 국어사의 여러 단계 중에서 어휘변화가 가장 심하였던 때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음운과 문법의 변화도 적지 않게 일어났다. 현대국어의 음운체계는 이 시기에 변화한 음운변화의 결과이다.
503) | 李基文,≪國語史槪說≫(民衆書館, 1961). 宋 敏,≪前期近代國語 音韻論 硏究≫(탑출판사, 1986), 9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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