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민속악과 민간풍류의 새로운 전통
조선 후기 궁중 밖의 음악문화를 발전시키는데 공헌한 사람들은 크게 세 부류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 부류는 사대부출신의 사림파나 실학자들이었는데 이들이 애용한 악기는 조선 초기 이래 거문고(玄琴)였다. 따라서 거문고풍류의 음악문화를 담은 李得胤(1533∼1630)의≪玄琴東文類記≫나 서유구의≪임원십육지≫중≪遊藝志≫와 같은 거문고악보가 첫째 부류의 대표적인 실례이다. 둘째 부류는 조선사회에서 양반 다음의 신분이었던 중인층이었는데, 이들은 조선 후기 사회의 경제적 상권을 실제로 잡았기 때문에 풍류방의 음악활동을 지원했던 사실상의 후원자들이었다. 중인들이 조선 후기의 음악수용층으로 등장함과 동시에 일부는 가객 또는 풍류객이 되어 직접 풍류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조선 후기의 음악사를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시켰다. 숙종 말과 영조 전기에 활동했던 가객 김천택과 거문고명인 김성기가 둘째 부류에 드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셋째 부류는 조선사회의 천인층에 드는 광대들인데, 19세기 비가비의 양반광대들과 함께 천민출신의 광대들은 판소리와 같은 공연예술의 발전에 크게 공헌하였다. 조선 후기 세 부류에 의해서 발전된 궁중 밖의 음악문화은 편의상 성악과 기악으로 나누어 개관하면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