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편 한국사근대47권 일제의 무단통치와 3·1운동Ⅰ. 일제의 식민지 통치기반 구축3. 식민지 지배체제의 특질1) 일제의 조선침략과 식민주의
    • 01권 한국사의 전개
      • 총설 -한국사의 전개-
      • Ⅰ. 자연환경
      • Ⅱ. 한민족의 기원
      • Ⅲ. 한국사의 시대적 특성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
      • 개요
      • Ⅰ. 구석기문화
      • Ⅱ. 신석기문화
    • 03권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
      • 개요
      • Ⅰ. 청동기문화
      • Ⅱ. 철기문화
    • 04권 초기국가-고조선·부여·삼한
      • 개요
      • Ⅰ. 초기국가의 성격
      • Ⅱ. 고조선
      • Ⅲ. 부여
      • Ⅳ. 동예와 옥저
      • Ⅴ. 삼한
    • 05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Ⅰ-고구려
      • 개요
      • Ⅰ. 고구려의 성립과 발전
      • Ⅱ. 고구려의 변천
      • Ⅲ. 수·당과의 전쟁
      • Ⅳ. 고구려의 정치·경제와 사회
    • 06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Ⅱ-백제
      • 개요
      • Ⅰ. 백제의 성립과 발전
      • Ⅱ. 백제의 변천
      • Ⅲ. 백제의 대외관계
      • Ⅳ. 백제의 정치·경제와 사회
    • 07권 고대의 정치와 사회 Ⅲ-신라·가야
      • 개요
      • Ⅰ. 신라의 성립과 발전
      • Ⅱ. 신라의 융성
      • Ⅲ. 신라의 대외관계
      • Ⅳ. 신라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가야사 인식의 제문제
      • Ⅵ. 가야의 성립
      • Ⅶ. 가야의 발전과 쇠망
      • Ⅷ. 가야의 대외관계
      • Ⅸ. 가야인의 생활
    • 08권 삼국의 문화
      • 개요
      • Ⅰ. 토착신앙
      • Ⅱ. 불교와 도교
      • Ⅲ. 유학과 역사학
      • Ⅳ. 문학과 예술
      • Ⅴ. 과학기술
      • Ⅵ. 의식주 생활
      • Ⅶ. 문화의 일본 전파
    • 09권 통일신라
      • 개요
      • Ⅰ. 삼국통일
      • Ⅱ. 전제왕권의 확립
      • Ⅲ. 경제와 사회
      • Ⅳ. 대외관계
      • Ⅴ. 문화
    • 10권 발해
      • 개요
      • Ⅰ. 발해의 성립과 발전
      • Ⅱ. 발해의 변천
      • Ⅲ. 발해의 대외관계
      • Ⅳ. 발해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발해의 문화와 발해사 인식의 변천
    • 11권 신라의 쇠퇴와 후삼국
      • 개요
      • Ⅰ. 신라 하대의 사회변화
      • Ⅱ. 호족세력의 할거
      • Ⅲ. 후삼국의 정립
      • Ⅳ. 사상계의 변동
    • 12권 고려 왕조의 성립과 발전
      • 개요
      • Ⅰ. 고려 귀족사회의 형성
      • Ⅱ. 고려 귀족사회의 발전
    • 13권 고려 전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중앙의 정치조직
      • Ⅱ. 지방의 통치조직
      • Ⅲ. 군사조직
      • Ⅳ. 관리 등용제도
    • 14권 고려 전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전시과 체제
      • Ⅱ. 세역제도와 조운
      • Ⅲ. 수공업과 상업
    • 15권 고려 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사회구조
      • Ⅱ. 대외관계
    • 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
      • 개요
      • Ⅰ. 불교
      • Ⅱ. 유학
      • Ⅲ. 도교 및 풍수지리·도참사상
    • 17권 고려 전기의 교육과 문화
      • 개요
      • Ⅰ. 교육
      • Ⅱ. 문화
    • 18권 고려 무신정권
      • 개요
      • Ⅰ. 무신정권의 성립과 변천
      • Ⅱ. 무신정권의 지배기구
      • Ⅲ. 무신정권기의 국왕과 무신
    • 19권 고려 후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정치체제와 정치세력의 변화
      • Ⅱ. 경제구조의 변화
    • 20권 고려 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신분제의 동요와 농민·천민의 봉기
      • Ⅱ. 대외관계의 전개
    • 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변화
      • Ⅱ. 문화의 발달
    • 22권 조선 왕조의 성립과 대외관계
      • 개요
      • Ⅰ. 양반관료국가의 성립
      • Ⅱ. 조선 초기의 대외관계
    • 23권 조선 초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양반관료 국가의 특성
      • Ⅱ. 중앙 정치구조
      • Ⅲ. 지방 통치체제
      • Ⅳ. 군사조직
      • Ⅴ. 교육제도와 과거제도
    • 24권 조선 초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토지제도와 농업
      • Ⅱ. 상업
      • Ⅲ. 각 부문별 수공업과 생산업
      • Ⅳ. 국가재정
      • Ⅴ. 교통·운수·통신
      • Ⅵ. 도량형제도
    • 25권 조선 초기의 사회와 신분구조
      • 개요
      • Ⅰ. 인구동향과 사회신분
      • Ⅱ. 가족제도와 의식주 생활
      • Ⅲ. 구제제도와 그 기구
    • 26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Ⅰ
      • 개요
      • Ⅰ. 학문의 발전
      • Ⅱ. 국가제사와 종교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개요
      • Ⅰ. 과학
      • Ⅱ. 기술
      • Ⅲ. 문학
      • Ⅳ. 예술
    • 28권 조선 중기 사림세력의 등장과 활동
      • 개요
      • Ⅰ. 양반관료제의 모순과 사회·경제의 변동
      • Ⅱ. 사림세력의 등장
      • Ⅲ. 사림세력의 활동
    • 29권 조선 중기의 외침과 그 대응
      • 개요
      • Ⅰ. 임진왜란
      • Ⅱ. 정묘·병자호란
    • 30권 조선 중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사림의 득세와 붕당의 출현
      • Ⅱ. 붕당정치의 전개와 운영구조
      • Ⅲ. 붕당정치하의 정치구조의 변동
      • Ⅳ. 자연재해·전란의 피해와 농업의 복구
      • Ⅴ. 대동법의 시행과 상공업의 변화
    • 31권 조선 중기의 사회와 문화
      • 개요
      • Ⅰ. 사족의 향촌지배체제
      • Ⅱ. 사족 중심 향촌지배체제의 재확립
      • Ⅲ. 예학의 발달과 유교적 예속의 보급
      • Ⅳ. 학문과 종교
      • Ⅴ. 문학과 예술
    • 32권 조선 후기의 정치
      • 개요
      • Ⅰ. 탕평정책과 왕정체제의 강화
      • Ⅱ. 양역변통론과 균역법의 시행
      • Ⅲ. 세도정치의 성립과 전개
      • Ⅳ. 부세제도의 문란과 삼정개혁
      • Ⅴ. 조선 후기의 대외관계
    •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
      • 개요
      • Ⅰ. 생산력의 증대와 사회분화
      • Ⅱ. 상품화폐경제의 발달
    • 34권 조선 후기의 사회
      • 개요
      • Ⅰ. 신분제의 이완과 신분의 변동
      • Ⅱ. 향촌사회의 변동
      • Ⅲ. 민속과 의식주
    • 35권 조선 후기의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동향과 민간신앙
      • Ⅱ. 학문과 기술의 발달
      • Ⅲ.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
    • 36권 조선 후기 민중사회의 성장
      • 개요
      • Ⅰ. 민중세력의 성장
      • Ⅱ. 18세기의 민중운동
      • Ⅲ. 19세기의 민중운동
    • 37권 서세 동점과 문호개방
      • 개요
      • Ⅰ. 구미세력의 침투
      • Ⅱ. 개화사상의 형성과 동학의 창도
      • Ⅲ. 대원군의 내정개혁과 대외정책
      • Ⅳ. 개항과 대외관계의 변화
    • 38권 개화와 수구의 갈등
      • 개요
      • Ⅰ. 개화파의 형성과 개화사상의 발전
      • Ⅱ. 개화정책의 추진
      • Ⅲ. 위정척사운동
      • Ⅳ. 임오군란과 청국세력의 침투
      • Ⅴ. 갑신정변
    • 39권 제국주의의 침투와 동학농민전쟁
      • 개요
      • Ⅰ. 제국주의 열강의 침투
      • Ⅱ. 조선정부의 대응(1885∼1893)
      • Ⅲ. 개항 후의 사회 경제적 변동
      • Ⅳ. 동학농민전쟁의 배경
      • Ⅴ. 제1차 동학농민전쟁
      • Ⅵ. 집강소의 설치와 폐정개혁
      • Ⅶ. 제2차 동학농민전쟁
    • 40권 청일전쟁과 갑오개혁
      • 개요
      • Ⅰ. 청일전쟁
      • Ⅱ. 청일전쟁과 1894년 농민전쟁
      • Ⅲ. 갑오경장
    • 41권 열강의 이권침탈과 독립협회
      • 개요
      • Ⅰ. 러·일간의 각축
      • Ⅱ. 열강의 이권침탈 개시
      • Ⅲ. 독립협회의 조직과 사상
      • Ⅳ. 독립협회의 활동
      • Ⅴ. 만민공동회의 정치투쟁
    • 42권 대한제국
      • 개요
      • Ⅰ. 대한제국의 성립
      • Ⅱ. 대한제국기의 개혁
      • Ⅲ. 러일전쟁
      • Ⅳ. 일제의 국권침탈
      • Ⅴ. 대한제국의 종말
    • 43권 국권회복운동
      • 개요
      • Ⅰ. 외교활동
      • Ⅱ. 범국민적 구국운동
      • Ⅲ. 애국계몽운동
      • Ⅳ. 항일의병전쟁
    • 44권 갑오개혁 이후의 사회·경제적 변동
      • 개요
      • Ⅰ. 외국 자본의 침투
      • Ⅱ. 민족경제의 동태
      • Ⅲ. 사회생활의 변동
    • 45권 신문화 운동Ⅰ
      • 개요
      • Ⅰ. 근대 교육운동
      • Ⅱ. 근대적 학문의 수용과 성장
      • Ⅲ. 근대 문학과 예술
    • 46권 신문화운동 Ⅱ
      • 개요
      • Ⅰ. 근대 언론활동
      • Ⅱ. 근대 종교운동
      • Ⅲ. 근대 과학기술
    • 47권 일제의 무단통치와 3·1운동
      • 개요
      • Ⅰ. 일제의 식민지 통치기반 구축
        • 1. 무단통치체제의 확립
          • 2) 조선총독 지배하의 탄압기관
        • 2. 식민지 수탈구조의 구축
          • 1) 토지조사사업과 토지수탈기반의 마련
          • 2) 수탈을 위한 농업정책과 한국농민의 고난
          • 4) 광업과 어업의 장악
          • 5) 금융·재정의 식민지적 재편
          • 6)<회사령>과 기업활동의 억압
        • 3. 식민지 지배체제의 특질
          • 1) 일제의 조선침략과 식민주의
      • Ⅱ. 1910년대 민족운동의 전개
        • 1. 국내민족운동
          • 1) 1910년대 국내민족운동의 배경과 경향
          • 2) 의병계열의 민족운동단체
          • 3) 계몽운동계열의 단체
            • (7) 애국창가집 편찬, 배포와 관련된 민족교육투쟁
          • 4) 혁명적 경향의 민족운동단체
        • 2. 해외민족운동
          • 1) 만주
            • (1) 북간도지역의 민족운동
            • (2) 서간도지역의 민족운동
          • 2) 러시아
            • (1) 러시아혁명 이전의 독립운동
            • (2) 러시아혁명 이후의 독립운동
          • 3) 중국 관내지역
            • (1) 한인의 이주와 한인사회의 형성
            • (3) 한인단체의 활동과 독립운동의 기반조성
          • 4) 미주
            • (1) 미주 한인사회의 형성과 한인단체의 결성과정
            • (3) ‘합병’ 반대투쟁과 군인양성운동
          • 5) 일본
            • (1) 1910·20년대 재일 조선인의 상태
            • (2) 1910년대 일본지역 민족해방운동
            • (3) 2·8운동
            • (4) 1920년대 일본지역 민족해방운동
      • Ⅲ. 3·1운동
        • 1. 3·1운동의 배경
          • 4) 국내 상황
          • 5) 3·1운동의 태동
        • 2. 3·1운동의 전개
          • 1) 3·1운동의 초기 조직화
          • 2) 3·1운동의 발발
            • (3) 국내의 만세시위운동
        • 3. 3·1운동의 해외 확산
          • 1) 중국 만주
            • (1) 북간도의 시위운동
            • (2) 서간도의 시위운동
          • 2) 러시아 연해주
            • (4) 독립선언과 시위운동의 전개
            • (5) 국내진공 계획과 노인동맹단의 독립운동
        • 4. 3·1운동의 영향과 의의
          • 1) 3·1운동에 대한 열강의 반응
          • 2) 3·1운동의 역사적 의의
            • (1) 3·1운동의 민족사적 의의
    • 48권 임시정부의 수립과 독립전쟁
      • 개요
      • Ⅰ. 문화정치와 수탈의 강화
      • Ⅱ.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활동
      • Ⅲ. 독립군의 편성과 독립전쟁
      • Ⅳ. 독립군의 재편과 통합운동
      • Ⅴ. 의열투쟁의 전개
    • 49권 민족운동의 분화와 대중운동
      • 개요
      • Ⅰ. 국내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운동
      • Ⅱ. 6·10만세운동과 신간회운동
      • Ⅲ. 1920년대의 대중운동
    • 50권 전시체제와 민족운동
      • 개요
      • Ⅰ. 전시체제와 민족말살정책
      • Ⅱ. 1930년대 이후의 대중운동
      • Ⅲ. 1930년대 이후 해외 독립운동
      • Ⅳ.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체제정비와 한국광복군의 창설
    • 51권 민족문화의 수호와 발전
      • 개요
      • Ⅰ. 교육
      • Ⅱ. 언론
      • Ⅲ. 국학 연구
      • Ⅳ. 종교
      • Ⅴ. 과학과 예술
      • Ⅵ. 민속과 의식주
    • 52권 대한민국의 성립
      • 개요
      • Ⅰ. 광복과 미·소의 분할점령
      • Ⅱ. 통일국가 수립운동
      • Ⅲ. 미군정기의 사회·경제·문화
      • Ⅳ. 남북한 단독정부의 수립
(2) 회유정책에 의한 민족개량화기(3·1독립운동∼중일전쟁)

 주지하다시피 거족적이고 전국적인 3·1독립운동의 발발은 일제의 무단적 통치방식이 한계에 부딪혀 있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국면의 전환을 위하여 기존의 통치방식과 지배정책을 수정하였다. 천황은 조서를 통하여 시혜적인 ‘一視同仁’을 천명하였고 수상 하라 사토시(原敬)는 무차별의 ‘내지연장주의’의 통치방침을 공표하였다. 관제를 개정하여 총독의 군통수권을 폐지하여 출병요구권만을 부여하였고 무단통치의 상징인 헌병경찰제를 보통경찰제로 바꾸었다.194) 그리고 현역 육군대장 하세가와 요시미치(長谷川好道) 총독을 인책·경질하여 해군대장 출신의 사이토 마코토(齋藤實)를 신임총독으로 임명하였다.

 사이토 총독은 부임하자마자 ‘문화정치’를 표방하면서 민심수습에 나섰다. 조선어신문 발행허가는 사전검열제라는 법적 장치를 전제한 것으로, 민족분열과 사회적 지도엘리트 특히 민족부르주아지에 대한 개량화를 획책하면서 회유책으로 제시된 것이었다. ‘문화창달’이라는 것은 전통적 문화와 관습을 파괴하여 ‘문화적 일본화’를 도모하는 것이었다. ‘조선사 정립’이라는 것은 조선사를 왜곡시켜 일본사의 한 지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의도 속에 획책된 것에 지나지 않았다.195) 교육제도 개혁을 통한 교육의 문호개방은196) 일본어 보급과 정신적 동화를 전제로 하여 ‘황민화’된 식민지 관료(교사 포함)와 농촌지도자를 포함한 전문기능인을 배출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197) 이 ‘문화정치’의 본질은 민족말살주의의 범주 속에서는 민족문화말살책이고 또한 민족의 상층 및 중간계층에 대한 개량화정책이라고 자리매김할 수 있다.198)

 이 시기에 특히 주목되는 것은 ‘지방자치제’의 실시였다. 일제는 1920년에 지방제도를 대폭 개정하여 府·道·面에 의회·협의회 등의 의결기관·자문기관을 설치하였다. 이것은 제한선거 혹은 간접선거로 구성되는가 하면 그 자격과 기능에서도 자치제도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는 등, 형식과 내용 모두 자치제 본래의 모습과는 동떨어진 것임은 주지하는 바이다.199)

 이 의사적 지방자치제는 경제적 지배계급으로서 조선에 거주하는 일본인을 정치적 지배계급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대책이었고,200) 병합 이래 ‘참정권운동’을 끊임없이 전개하여 온 附日세력 및 개량주의자들의 불평·불만을 무마하고 회유하기 위한 방책의 일환이었다.201) 그런데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식민지 지배에 대한 민족적 저항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서, 민족개량화정책을 최하위의 지방단위에까지 관철시켜 지방의 경제적 상층계층까지도 지배기구속에 포섭하여 지지기반으로 삼고자 하였고 그러한 소기의 목적이 충족되고 있었다는 점이다.202)

 1930년을 전후한 세계공황의 여파는 식민지 지주제의 필연적 결과로서 나타나는 농민층의 하향분해를 더욱 가속화시켜 농촌의 궁핍화는 식민지 지배를 위기로 몰아넣을 정도로 심각한 것이었다.203) 거기에다, 이러한 경제적 한계상황은 민족해방운동의 고양, 민중의 민족적 각성 등과 결부되어 소작쟁의·노동쟁의의 형태를 통한 생존권 투쟁이 가열차게 전개되었다.

 1931년 ‘만주사변’ 직후 육군대신에서 조선총독으로 자리를 바꾼 육군대장 우가키 가즈시게(宇垣一成)는 ‘내선융화’를 표방하면서 종래의 민족개량화정책을 계승, 발전시켜 나갔다. 그는 우선 긴급한 현안인 ‘수탈을 위한 최소의 생존’의 조건을 구축하기 위하여 궁핍농가의 자급자족을 명분으로 하는 ‘농촌진흥운동’ 정책을 펼쳤다.204) 그러나 궁핍화의 근본원인인 토지소유관계를 개혁하는 것도 아니었고 소작권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었다. 모든 책임은 농민들 스스로에게 전가되었고, 거기에서 그 구제책으로서 부업장려와 ‘사회교화’를 통한 ‘자력갱생’의 방안이 제시될 따름이었다. 결국 이 운동은 기만적인 농민회유책에 지나지 않았다. 또한 총독부 당국은 이 운동을 추진하는 데 지방의 지주나 유지들을 앞장세우지 않고, 새로 커 나오는 보통학교 졸업자를 선정, ‘중견인물’로 교육시켜 전위적 역할을 담당케 하였다. 이것은 곧 식민지 지배를 떠받치는 새로운 세력으로서 농촌의 중간계층 출신의 청소년들을 ‘황민화’시켜 양성할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

 농촌의 파탄은 농민의 궁핍화뿐만이 아니라 과잉인구를 누적시켰다. 여기에서 만주로의 자연이동이 급증하게 되는가 하면 만주침략의 첨병으로 조선인을 활용하는 정치적 의도와 함께 과잉인구 해소책으로써 조선인의 만주방출이 정책적 차원에서 추진되었다.205) 그리고 자원수탈과 군수공업화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北鮮開拓’ 사업에 남쪽의 농촌과잉인구를 이주시켜 활용하였다.206) 이러한 현상은 전통적 농업공동체를 해체시키는 결과를 초래함과 동시에 자립적 주체로서의 농민을 공동체로부터 유리시켜 비자립적이고 이온적인 개체로 전락시켰다. 이것은 또한 조선에 일본의 하층 농민을 이주시키고 조선인을 만주에 방출하여 일본인과 조선인이 함께 거주하게 하는 혼거정책의 일환이기도 하였다.

194)<朝鮮總督府 官制>(1919. 8. 20. 개정·공포, 칙령 제386호). 경찰관서는 독립적 존재로서 총독부의 外局이었으나, 1919년 관제개정 때<朝鮮總督府 警祭官署官制>를 폐지하고 內局에 편입시켰다(日本外務省 條約局 法規課,≪日本統治時代の朝鮮≫, 1971, 163쪽).
195) 일제는 1922년 12월<총독부 훈령>(제64호)으로 조선사편찬위원회를 설치하였으나 1925년 6월<칙령>(제218호)으로<朝鮮史編修會官制>를 공포하여. 정무총감을 위원장으로 하는 독립관청으로 승격시켰다. 이 편수회에서 1938년 현재까지≪朝鮮史≫(35권),≪朝鮮史料叢書≫(20종),≪朝鮮史料集≫(3질)을 발간하였다(朝鮮總督府 朝鮮史編修會,≪朝鮮史編修會事業槪要≫, 1938).
196) 朝鮮總督府,≪施政三十年史≫(1940), 202∼208쪽.
197) 橋谷弘,<1930∼1940年代の朝鮮社會の性格をめぐって>(≪朝鮮史硏究會論文集≫27, 1989).
198) 姜東鎭,≪日本の朝鮮支配政策史硏究≫(東京大 出版會, 1978).
199) 孫禎睦,≪韓國地方制度·自治史硏究≫上(一志社, 1992).
200) 지방세 5원 이상 납부자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하는 제한선거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일본인의 진출이 압도적이다. 의결기관인 부회 및 읍회의 1931년 선거결과를 보면, 부회(14개 부)는 일본인이 62%, 읍회는 일본인이 49%를 차지하고 있다(≪大野綠-郎文書≫No. 1280,<朝鮮·臺灣人の參政權に關する參考資料>).
201)≪大野綠一郞文書≫, No. 1281,<參政權問題>.
202) 1920년 제1회 부회 선거는 지방세 납부 5원 이상의 제한선거이었기 때문에 조선인 거주자에 대한 조선인 유권자의 수의 비율은 1.17%이다. 지정면(24개월 후에 읍으로 개칭)의 협의회 선거에서는 납부액을 2원 혹은 4원으로 각각 낮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수의 비율은 0.79%에 지나지 않았다. 이것은 각각의 지방에서 극히 상층 계층의 인사들에게 해당되는 사항이었다(孫植睦, 앞의 책, 204∼205쪽).
203) 朝鮮總督府,≪施政三十年史≫303쪽에, “반도 총인구의 약 8할은 농민에 의해 점해지고 있는데 이들 농민의 약 8할은 細農계급으로서 … 소위 춘궁기에는 야생의 초목에 의해 겨우 일가가 입에 풀칠하는 상태에 있다”라고 기록될 정도였다.
204) ‘농촌진흥운동’의 실시상황과 성격에 대해서는, 宮田節子,<1930年代日帝の朝鮮における農村振興運動の展開>(≪歷史學硏究≫297, 1965).
205) 조선인의 만주이민에 대해서는, 이형찬,<1920∼1930년대 한국인의 만주이민 연구>(한국사회사연구회,≪일제하 한국의 사회계급과 사회변동≫, 문학과 지성사, 1988). 일제는 만주국을 세우고 나서, 조선의 과잉인구를 해소하고 아울러 조선인을 이용하여 ‘만주개발’을 도모할 목적으로 정책적 차원에서 만주에의 집단 이민을 획책하였다(朝鮮總督府,≪朝鮮の狀況≫, 1941, 271∼277쪽).
206) 총독부는 ‘북선개척’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열거하고 있다. ①남북 조선인의 인구조절, ②富庫의 개척, ③조선인의 북향발진, ④內地(일본)도항자 감소, ⑤만주 진출의 발판 구축(<統治沿革:第6代 字垣 總督時代>,≪朝鮮年鑑≫, 京城日報社, 1942년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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